
시한부 판정을 받은 어머니를 살리기 위해 목숨을 걸고 탈북에 나선 남매의 눈물겨운 사연이 공개된다.
북한에서 평범한 가정을 꾸리고 살던 주영란 씨는 어느 날 급성 간염에 걸리며 삶이 송두리째 흔들렸다.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한 채 민간요법에 의존해야 했고, 결국 병은 간경화로 악화됐다. 여기에 남편까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면서 감당하기 힘든 상황이 이어졌다.
란 씨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된 이는 장남 김금석 씨였다. 명문고에 진학할 만큼 학업에 뛰어났지만 어려운 집안 형편 때문에 학업을 포기하고 고철을 줍고 산에서 잣을 따며 생계를 이어갔다.

어머니를 북한에서 치료할 수 없다고 판단한 금석 씨는 2016년 어머니를 대한민국에서 치료받게 하겠다는 일념으로 먼저 탈북을 결심했다. 국경을 넘는 과정에서 약 20m 높이의 낭떠러지에서 추락하고 돌에 머리를 맞아 얼굴이 피범벅이 되는 위기를 겪었지만, 끝내 강을 건너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막상 가족을 데려올 수 있는 상황이 되자 영란 씨는 탈북을 완강히 거부했다. ‘한국에 가면 병원비 때문에 집안이 망한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자신은 가지 않겠다며 딸 현숙 씨만 보내라고까지 했다.
금석 씨와 현숙 씨는 눈물로 어머니를 설득했고, 결국 금석 씨의 결정적인 한마디가 영란 씨의 마음을 움직였다고 한다.
2019년, 마침내 영란 씨와 현숙 씨는 탈북을 결심했다. 그러나 이들의 여정 역시 순탄치 않았다. 금석 씨가 먼저 탈북한 이후 보위부의 감시를 받아온 모녀는 집을 나선 순간부터 미행을 당했다. 영란 씨는 기지를 발휘해 보위부를 따돌리고 국경까지 도착했고, 딸과 함께 강을 건너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중국에 도착한 뒤에도 위기는 계속됐다. 보위원 두 명이 직접 강을 건너 중국까지 추격해오는 아찔한 상황이 벌어졌고, 베트남에서는 탈북 브로커들에게 납치를 당해 가진 돈을 모두 빼앗기기도 했다.
한편 시한부 어머니를 살리기 위한 눈물겨운 남매의 탈북기는 ‘이제 만나러 갑니다’는 오는 4일 오후 8시 50분 방송된다.
허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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