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4·3의 비극을 한 모녀의 생존 여정으로 그린 영화 ‘한란’이 ‘벡델데이 2026’ 영화 부문 ‘벡델초이스 10’에 선정됐다. 작품의 각본과 연출, 제작 전반을 이끈 하명미 감독 역시 ‘올해의 벡델리안’ 제작자 부문에 이름을 올리며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한란’은 1948년 제주를 배경으로, 토벌대를 피해 한라산으로 피신하던 중 생이별한 엄마 아진(김향기)과 여섯 살 딸 해생(김민채)이 서로를 찾아가는 생존 여정을 담았다. 거대한 역사적 사건을 영웅이나 이념의 시선이 아니라 기록에서 지워졌던 평범한 여성과 아이의 삶을 통해 바라보며 제주4·3을 새로운 관점으로 그려냈다.
특히 제주4·3을 견딘 여성들의 기억과 목소리를 영화적으로 풀어낸 점을 인정받아 ‘벡델초이스 10’에 선정됐다. 하명미 감독은 웬에버스튜디오를 통해 작품의 기획과 개발부터 제작까지 전 과정을 이끌며 여성 서사를 중심에 둔 창작 방향성을 인정받았다.

심사위원인 이안나 안나푸르나필름 대표는 “역사의 주변부에 머물렀던 여성들의 삶과 기억을 영화의 중심으로 끌어올렸다”며 하명미 감독의 제작 성과를 평가했다.
지난해 11월 극장 개봉한 ‘한란’은 3만 명 이상의 관객과 만났으며, 일본 주요 도시 개봉과 해외 영화제 초청 등을 통해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지난 7월 넷플릭스 공개 이후에는 ‘오늘 대한민국 TOP 10 영화’ 1위에 오르며 다시 한번 주목받았다.
한편 ‘벡델데이 2026’은 오는 8월 29일부터 30일까지 서울 서대문구 연남장에서 개최된다. 영화 ‘한란’은 넷플릭스를 비롯한 주요 온라인 플랫폼에서 관람할 수 있다.
김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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