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테랑 트레이너이자 머슬마니아 그랑프리 출신의 보디빌더, 그리고 무대 위를 자유롭게 누비는 배우. 문지영이 오랜만에 다시 연극 무대로 돌아왔다.
연극 ‘수상한 PT샵’을 통해 두 번째 연기 인생을 연 그는 낮에는 헬스 트레이너로, 밤에는 대학로 무대의 배우로 매일 24시간을 뜨겁게 보내는 중이다. 건강한 에너지와 깊어진 내공으로 무대와 피트니스를 넘나드는 배우 문지영을 만나 그의 솔직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Q. 자기소개
“보디빌딩 피트니스 모델 겸 배우 문지영이다. 현재 트레이너로서 운동 코칭을 하고 있으며, 대학로 무대에서 연극을 함께하고 있다”
Q. 화보 촬영 소감
“화보 촬영은 정말 오랜만이다. 거의 11~12년 만인 것 같다. 예전에는 바디 라인 위주의 바디프로필 촬영이 마지막이었다.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촬영할 수 있어 기분이 좋았고, 스스로 몸을 잘 유지해 온 제 자신에게 고맙다는 마음도 든다. 처음에는 조금 얼어 있었는데 작가님의 디렉션에 점차 몸이 풀리면서 자연스럽게 즐기며 촬영했다”
Q. 요즘 근황
“운동에 전념하면서 한동안 방송 활동이 뜸했다. 보디빌딩 선수 생활과 대학원 학업을 병행하며 노하우를 쌓아 13년째 트레이너 코칭을 이어오고 있다. 그러다 작년 10월 연극 ‘수상한 PT샵’ 러브콜을 받아 14년 만에 다시 연극 무대에 오르게 됐다”
Q. 본업과 연기 활동의 밸런스는 어떻게 맞추고 있나?
“주중에는 헬스센터에 출근하고, 공연이 있는 날은 조금 일찍 퇴근해 대학로로 향한다. 주말 중 하루는 공연을 서는 ‘투잡’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운동 업계에 불황이 오면서 오히려 시간적 여유가 생겼는데, 그 불안감을 버티며 연극을 병행하다 보니 하루를 정말 길고 알차게 쓰고 있다. 체육과 연기, 제가 좋아하는 두 예체능 분야를 모두 다 하고 있어 몸은 고되더라도 높은 만족감으로 즐겁게 활동 중이다”

Q. 연극 ‘수상한 PT샵’에 합류하게 된 과정
“과거에 함께 연극을 했던 친한 지인이 현재 10년째 대학로 연극 제작사 대표로 있다. 그분의 제안으로 합류하게 됐다”
Q. ‘수상한 PT샵’ 대본을 처음 접했을 때 첫 인상
“제목 자체가 ‘수상한 PT샵’이다 보니 ‘제가 평소 해오던 장점을 잘 표출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성인 연극이지만 제 역할은 노출보다는 건강미와 코믹한 매력을 살리는 캐릭터다. 관객층도 20대부터 60~70대, 커플부터 군인들까지 다양하게 찾아오시는데, 바디라인과 에너지를 연기로 유쾌하게 표현할 수 있다는 점이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Q. 다시 연극 무대에 섰을 때의 마음가짐이나 준비 과정
“몸 상태는 일반인보다 준비되어 있었지만 예전에 비해 살이 붙은 부분들을 운동으로 더 조절했다. 오랜만의 무대라 목소리가 제대로 안 나오거나 동선과 대사를 까먹을까 봐 긴장을 많이 했다. 함께하는 동료 성인 배우분들 중에는 정극 연기가 처음인 분들도 많았기 때문에, 초반에는 공연 시작 전까지 극장에서 끊임없이 합을 맞추고 연습을 거듭했다. 무대 위에서 실수하기 싫어 ‘연습만이 살길이다’라는 마음으로 임했다”
Q. 함께 공연하는 배우들과의 호흡은 어떤가?
“호흡이 아주 좋다. 전작인 ‘수상한 미용실’에 이어 함께하는 배우 채담 씨의 경우, 초반엔 다리를 떨 정도로 긴장했는데 본인이 부족한 점을 알고 정말 열심히 노력하더라. 눈만 마주치면 연습하자고 열정적으로 다가오는 모습이 참 예뻐서 저도 계속 맞춰줬다. 최근에는 남자 배우들이 교체되어 대본을 다듬으며 새로운 호흡을 맞춰가는 중이다. 동료들이 평소 운동이나 자세 코칭도 자주 물어보고 다들 착해서 좋은 시너지를 내고 있다”
Q. 지금까지 활동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2017년 ‘머슬마니아 코리아’ 대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당시 소속도 없이 혼자 도전해 40대 부문 1위를 하고, 나이 제한 없이 20대 1위 선수들과 겨루는 통합 그랑프리전에서 최종 우승을 차지했다. 근매스(근육의 질량) 자체보다 무대 위에서 저를 표현하는 연출력과 데피니션(근선명도)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던 것 같다. 그 기세로 이듬해 마이애미 세계대회까지 출전해 트로피를 안고 돌아왔던 순간이 제 40대 초중반의 가장 찬란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Q. 연극과 매체 연기(방송)를 모두 경험했는데, 직접 느끼는 차이점은?
“매체 연기는 아주 미세한 호흡과 눈빛, 떨림까지 카메라가 정밀하게 잡아낸다. 예전에 ‘사랑과 전쟁’을 촬영할 때 긴장해서 눈을 자주 깜빡였더니 감독님께서 정신 사납다며 지적하셨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반면 연극은 관객의 숨소리가 바로 앞에서 들리는 100% 라이브다. 표정과 발성도 훨씬 크고 과감해야 하며, 무대 위에 공백이 생기면 안 되기 때문에 쉼 없이 동선과 대사를 이어가야 한다. 동료가 대사나 소품을 놓쳤을 때 현장에서 즉각 애드리브로 살려내는 순발력과 상호작용이 필요하다. 두 매체 모두 각기 다른 매력이 있다”
Q. 캐릭터 소화를 위해 특별히 신경 쓰는 점이 있다면?
“제 몸을 보고 단장님께서 ‘건강하고 탄탄한 에너지가 돋보인다’며 캐릭터의 개성을 잡아주셨다. 그 강점을 무대에서 온전히 전달하기 위해 지금도 무대 컨디션 관리에 각별히 신경 쓴다. 퇴근 후 지친 상태나 땀으로 메이크업이 번지는 환경 속에서도 항상 최상의 텐션과 라인을 유지하려고 꾸준히 몸을 관리하고 있다”
Q. 롤모델이나 꼭 한 번 호흡을 맞춰보고 싶은 배우
“특정 한 분을 롤모델로 꼽기보다는, 송강호·유해진·최민식 선배님처럼 탄탄한 연기력으로 오랜 시간 묵묵히 롱런하시는 연기파 배우분들을 진심으로 존경한다. 음악에서도 임창정 씨처럼 깊은 호소력으로 관객을 몰입시키는 분들한테 눈길이 가더라. 강한 개성을 품고 있으면서도 작품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긴 생명력을 이어가는 분들의 내공을 닮고 싶다”
Q. 앞으로 새롭게 도전해보고 싶은 장르나 탐나는 캐릭터
“최근 작품 ‘들쥐’를 보며 ‘1인 2역’에 큰 매력을 느꼈다. 멍청해 보일 만큼 한없이 순수하고 어수룩한 면모와, 완전히 상반되는 악랄하고 치명적이거나 퇴폐적인 면모를 한 작품 안에서 동시에 표현해보고 싶다. 제 내면에 숨어 있는 다양한 얼굴들을 꺼내 다듬어 연기해 본다면 정말 재미있을 것 같다”
Q. 앞으로의 활동 계획과 목표
“우선 운동 분야에서는 다양한 종목에 열정을 두고 있다. 최근 유산소와 근력을 결합한 ‘하이록스(HYROX)’ 복합 운동을 경험해 봤는데, 힘들면서도 강렬한 도파민을 주는 매력에 푹 빠졌다. 체력을 더 끌어올려 꾸준히 도전해보고 싶다. 연기적으로는 언젠가 무대의 막이 내리더라도 끈을 놓지 않고 연극 무대, 매체, 모델 등 어디서든 끊임없이 연기를 이어가고 싶다. 어떤 역할이 주어지든 흡수할 수 있도록 항상 단단하게 준비해 두고, 두 분야를 오래도록 즐기며 롱런하는 것이 목표다”
김연수 기자
bnt뉴스 연예팀 기사제보 star@bn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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