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월은 바다가 가장 풍성한 달이다. 눈부신 햇살이 수면을 깨우고, 바람은 짭조름한 이야기를 실어 나른다. 그 바다 한가운데서 우리 식탁으로 걸어 들어오는 반가운 손님들이 있다. 멍게, 소라, 다슬기, 키조개까지, 이름만 들어도 입안에 봄기운이 가득 퍼진다.

먼저 멍게는 낯선 바다 향에 처음엔 놀라지만, 익숙해지면 그 중독성 있는 맛을 잊기 어렵다. 단순한 별미를 넘어 셀레늄과 아연 같은 항산화 성분이 풍부해 몸속 노폐물을 씻어내고 간 건강에도 좋다. 고단한 하루를 마친 저녁, 멍게 한 점에 바다의 맑음을 담아 먹으면 어딘가 모를 해방감까지 느껴진다.
계곡물처럼 맑고 부드러운 다슬기국은 누구에게나 '속 편한' 기억을 선사한다. 간 해독에 좋다는 건 알려진 사실이고, 철분과 칼슘도 풍부하다. 음식이 단순한 영양분을 넘어 마음까지 씻어주는 경험이 된다면, 다슬기국이 바로 그런 존재가 아닐까.

마지막으로 키조개는 광활한 관자 속에 아르기닌과 글리신 같은 아미노산이 가득하다. 지친 근육을 달래고 기력을 북돋우는 그 맛은 육지의 어떤 단백질도 따라올 수 없다. 구워 먹든 샤브샤브로 즐기든, 5월의 키조개는 부드럽고 담백해 바다의 품격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해산물은 유통 속도와 신선도가 생명이다. 믿을 수 있는 곳에서, 제철에, 소박하지만 정성스럽게 준비한 식탁이 그 무엇보다 훌륭한 건강식이 된다.
입맛이 떨어질 때, 한 점의 멍게, 한 숟갈의 다슬기국이 몸을 깨운다. 바다는 이미 봄의 절정에 이르렀다. 오늘 저녁, 그 바다의 맛을 조용히 음미해보는 건 어떨까.
※ 본 기사에서 언급된 정보는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특정 질환의 치료나 예방을 보장하지 않습니다. 질환이 있는 경우 반드시 의사와 상담 후 섭취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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