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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총파업 임박… 반도체·주가 타격 우려

서정민 기자
2026-05-14 07:5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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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총파업 임박… 반도체·주가 타격 우려


삼성전자(005930·주가 28만4000원) 노사가 정부 중재 아래 진행된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 사후조정에서 끝내 합의에 실패하면서, 오는 21일부터 18일간 예정된 총파업 현실화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14일 재계와 중노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세종시 중노위에서 진행된 '2026년 임금협약 체결을 위한 2차 사후조정 회의'를 28시간 30분에 걸친 마라톤 협상 끝에 최종 결렬로 마무리했다. 전날 오전 10시부터 이날 새벽 3시까지 이어진 17시간 밤샘 협상에도 양측은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최승호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은 조정 종료 직후 "사후조정은 최종 결렬을 선언했다. 위법한 쟁의 행위를 할 생각이 없으며 적법하게 쟁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파업 종료 때까지 회사와의 추가 대화도 고려하지 않겠다는 강경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번 협상의 핵심 쟁점은 성과급 산정 방식의 '제도화' 여부다. 중노위는 사측이 제시한 영업이익 10%와 노조가 요구한 15%의 절충안으로 '영업이익의 12%'를 성과급 재원으로 배분하는 안을 제시했으나, 노조는 이를 "기존 요구에 미치지 못하는 후퇴한 안"이라며 거부했다. 

올해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예상 영업이익을 고려하면 중노위 안은 사측 제안보다 5조원 이상 늘어난 파격적 규모였지만, 노조는 단순 액수 증액보다 SK하이닉스처럼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으로 고정·명문화하는 제도화를 우선 요구로 고수했다.

사측은 "중노위 중재가 노조의 결렬 선언으로 무산돼 안타깝다"며 "임직원과 주주, 국민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끝까지 대화를 이어가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반도체 산업의 특성상 수조원 규모의 적자와 대규모 시설 투자가 병행되는 만큼, 이익의 특정 비율을 성과급으로 고정할 경우 미래 투자에 심각한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논리다.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경제적 타격이 막대할 것이란 분석이 잇따른다. 업계는 21일부터 6월 7일까지 18일간 총파업 시 하루 1조1000억~1조6000억원, 직접 피해만 20조~3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한다. 사태가 장기화되면 40조~50조원까지 손실이 불어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반도체 공장의 구조적 특성도 피해를 키우는 요인이다. 24시간 연속 가동을 전제로 설계된 반도체 라인은 일단 멈추면 재가동 이후 수율 회복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실제로 지난달 단 하루 진행된 평택 결의대회 당시 파운드리 부문 생산이 58.1%, 기흥 S1 라인은 74.3%까지 급감한 것으로 확인됐다.

파업 참여 예상 인원도 역대급이다. 초기업노조는 파업 참여 인원이 최소 5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2024년 7월 삼성전자 첫 파업 당시 5000명의 10배 규모이자, 전체 임직원의 30%를 웃도는 수준이다.

공급망 파장도 우려된다. 삼성전자와 연결된 협력업체 1700여 곳이 직간접 타격을 받을 수 있으며, KB증권은 18일간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글로벌 D램 공급이 3~4%, 낸드는 2~3%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HBM 공급 일정 지연 및 글로벌 고객사 신뢰도 저하 우려도 제기된다.

남은 변수는 법원과 정부다. 삼성전자가 제기한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 결정이 이르면 파업 전날인 20일 나올 수 있으나, 삼성전자가 필수공익사업장이 아닌 만큼 전면 금지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정부의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도 거론되지만, 노동권 제한 논란 등을 이유로 실제 발동 여부는 불투명하다. 대통령실은 "노사가 대화로 해결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사진= ai생성

서정민 기자 sjm@bn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