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최대 메모리 반도체 업체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30일(현지시각) 뉴욕 주식시장에서 9.88% 급락하며 321.8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 18일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이후 8거래일 동안 누적 낙폭이 30%에 달하는 이례적인 폭락세다.
이날 시장을 짓누른 악재는 두 가지였다. 첫째는 구글의 ‘터보퀀트’ 쇼크의 재발이다. 구글은 터보퀀트 알고리즘이 대형 언어 모델(LLM) 실행에 필요한 메모리양을 최소 6배 이상 절감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지난주 말 반도체주가 일제히 반등하면서 충격이 일단락되는 듯 보였지만, 이날 다시 매도 폭탄이 터지며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4.23% 급락했다. 샌디스크는 7.04% 내린 572.50달러, 모회사 웨스턴 디지털은 8.60% 떨어진 251.67달러를 기록했고, 네오클라우드 기업인 코어위브(CRWV)와 네비우스(NBIS)도 각각 약 8% 하락하며 기술주 전반이 동반 약세를 보였다.
역설적인 것은 마이크론의 펀더멘털은 여전히 탄탄하다는 점이다. AI 반도체 수요 급증에 힘입어 2분기 실적은 시장 기대를 크게 웃돌았다. 마이크론은 SK하이닉스, 삼성전자와 함께 엔비디아 등 AI 가속기 제조사에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공급하는 핵심 업체다. 산제이 메흐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CNBC ‘스쿼크 온 더 스트리트’에 출연해 “주요 고객사들은 공급 부족으로 필요 물량의 절반에서 3분의 2밖에 받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이크론의 주가는 1년 전 대비 여전히 270% 높은 수준이지만, 연초 대비 상승률은 약 2%로 쪼그라들었다.
이 여파는 국내 증시로 곧장 번졌다. 30일 코스피에서 삼성전자는 1.89% 내린 17만6300원, SK하이닉스는 5.31% 급락한 87만3000원에 마감했다. ‘18만 전자’와 ‘90만 닉스’가 일거에 무너진 셈이다. 중동 리스크 지속으로 외국인이 대형주 중심으로 차익 실현 매물을 쏟아낸 영향이 컸다.
1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은 유효하다.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전년 대비 6배 급증한 40조원, SK하이닉스는 318% 증가한 31조원으로 집계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