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뮤지컬 ‘렘피카’가 3인 3색의 타마라와 라파엘라의 매력으로 여성 서사의 신세계를 증명했다.
뮤지컬 ‘렘피카’는 ‘아르데코의 여왕’으로 불리는 화가 타마라 드 렘피카의 파란만장한 생애를 무대 위로 옮긴 작품이다. ‘렘피카’ 역에 김선영, 박혜나, 정선아 ‘라파엘라’ 역에 차지연, 린아, 손승연이 초연 무대를 완벽하게 채우며 호평을 얻었다.
먼저 타이틀롤인 타마라 드 렘피카 역의 김선영은 오랜 시간 무대를 지켜온 베테랑 배우답게 묵직한 연기력과 압도적인 아우라로 극의 중심을 잡는다. 김선영은 강인한 예술가의 면모를 깊이 있게 그려내며 생존을 위한 처절한 투쟁을 대담한 예술적 여정으로 치열하게 승화시켰다.
또 다른 타마라를 연기하는 박혜나는 특유의 안정적이고 부드러운 음색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편견에 맞서 싸우는 인물의 강단 있는 성격을 섬세하게 풀어낸다. 폭넓은 음역대와 단단한 성량을 지닌 그는 타마라의 드라마틱한 변화 과정을 입체적으로 재해석해 자신만의 색깔로 캐릭터를 선명하게 안착시켰다.
정선아는 연기력과 가창력을 두루 갖춘 뮤지컬계 대표 배우답게 사랑과 예술 사이에서 끊임없이 고뇌하는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 냈다. 그는 자유를 갈망하며 자신의 욕망을 캔버스에 담아내는 아르데코의 여제로서의 화려한 모습은 물론 복잡 미묘한 인물의 심리 변화를 미세한 표정 연기로 밀도 있게 그려내며 마지막 순간까지 극의 몰입도를 끌어올린다.

린아가 그려내는 라파엘라는 부드러움 속에 감춰진 치명적인 섹시미가 돋보인다. 탄탄한 연기력을 바탕으로 둔 그는 렘피카의 인생을 뒤흔드는 운명적인 사랑을 설득력 있게 그려낸다. 인물의 복잡한 갈망을 관능적이고 세련되게 표현하는 동시에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캔버스 너머 살아 숨 쉬는 듯한 뮤즈의 면모를 드러낸다.
손승연은 발랄하면서도 독보적인 매력으로 자신만의 라파엘라를 탄생시켰다. 파워풀한 보이스와 보컬 역량을 지닌 그는 격변의 시대 속 인물들이 갈망했던 욕망과 자유의 감정을 역동적인 에너지로 가감 없이 분출한다. 이는 곧 현대적인 팝 록 사운드와 조화를 이뤄 무대 위에서 시청각적인 카타르시스를 제공한다.
이처럼 각기 다른 매력의 렘피카, 라파엘라의 매력이 돋보이는 뮤지컬 ‘렘피카’는 2024년 제77회 토니 어워즈 3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는 등 브로드웨이 초연부터 작품성과 화제성을 동시에 인정받았다.
한편, 뮤지컬 ‘렘피카’의 한국 초연은 오는 20일까지 서울 코엑스아티움 우리은행홀에서 공연된다.
이다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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