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시내버스 노조가 월 176시간을 통상임금 산정 기준으로 주장하는 가운데 서울시가 “176시간으로 확정됐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노조가 16일 파업을 예고한 상황에서 임금체계를 둘러싼 양측의 입장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여장권 서울시 교통실장은 15일 시청 브리핑에서 지난 4월 동아운수 대법원 판결과 관련해 “176시간으로 나누라는 취지가 아니다”라며 “노사가 합의한 약정근로시간을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 판결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서울 시내버스 노사는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한 뒤 시간당 임금을 계산하는 기준을 놓고 대립하고 있다. 노조는 176시간, 사측은 230시간을 주장하며 209시간도 대안으로 거론된다.
같은 임금을 나누는 시간이 짧을수록 시간당 통상임금이 높아지고 이를 기준으로 계산되는 각종 수당도 늘어난다. 서울시에 따르면 176시간을 적용하면 약 16%, 209시간은 10%, 230시간은 7%의 임금 인상 효과가 발생한다.
여 실장은 “동아운수 판결로 176시간이 확정됐다면 관련 소송이 계속될 이유가 없다”며 현재 서울 버스업체들을 상대로 여러 통상임금 소송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르면 오는 12월 관련 판결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서울시는 노조 요구를 모두 받아들일 경우 재정 부담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임금이 1% 오를 때마다 연간 약 140억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하며, 통상임금과 각종 수당에 대한 요구를 모두 수용하면 현재 연간 5000억원 수준인 시내버스 적자가 약 1조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게 서울시 추산이다.
다만 서울시는 협상 가능성까지 닫은 것은 아니다. 여 실장은 “협상 테이블에서 논의되는 내용에 따라 유연성을 가져야 한다”면서도 “통상임금 문제를 계속 미루면 같은 갈등이 반복될 수 있다”며 임금체계를 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파업에 대비해 주요 간선도로에 무료 셔틀버스를 투입하고 마을버스를 최대한 활용하는 한편, 지하철 출퇴근 시간대 운행을 늘리는 등 비상수송대책을 가동할 예정이다.
이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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