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26일 서울 모처에서 두 번째 회동을 갖고 서울 주택 공급 방안을 논의했다.
지난 20일 첫 회동에 이어 1시간가량 이어진 이번 만남에서 두 사람은 강남구 일원동 탄천물재생센터를 활용한 청년주택 공급 방안을 놓고 처음으로 공감대를 형성했다.
오 시장이 구상하는 ‘동남권 청년 특화 산업단지’는 탄천물재생센터(약 39만 3000㎡)와 인근 동부도로사업소(5만 2000㎡), 서울무역전시장(SETEC) 부지를 묶어 총 46만 3000㎡ 규모로 청년주택 1만 3000가구와 산업단지를 조성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는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으로 불렸던 9510가구 규모 헬리오시티 부지 면적(35만㎡)을 웃도는 규모다.
재원 조달 방안도 함께 제시됐다.
오 시장은 서울시 소유인 동부도로사업소 부지(약 3조 3000억원)와 세텍 부지(약 2조 3000억원)를 매각해 확보한 5조 5000억원가량을 활용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다만 현재 운영 중인 하수처리시설을 다른 곳으로 이전해야 하는 절차가 남아 있어, 실제 착공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핵심 쟁점인 용산공원 활용 문제는 여전히 평행선을 달렸다.
오 시장은 이번에도 “역사적 맥락과 생태 가치, 도시 공간구조 등을 고려할 때 용산공원 본체 부지는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반면 김 장관은 회동 직후 “용산공원이어야만 한다는 것은 원래부터 없었다”면서도, 이후 SNS를 통해 “용산 불가론만 고수해선 안 된다”며 장교숙소 등 이미 훼손된 부지를 활용한 공론화에 서울시가 동참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 활용을 둘러싼 조건부 합의도 눈에 띈다.
서울시는 정부가 용산공원 내 주택 공급 방침을 철회하는 것을 전제로, 보전가치가 낮은 일부 그린벨트 해제를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장관은 페이스북에 “그린벨트에 대해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서울시의 입장을 환영한다”고 적었으나, 서울시 측은 “용산공원 공급 방침 철회라는 전제가 지켜지지 않으면 그린벨트 해제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에 따라 정부가 9월 말 발표할 예정인 신규 택지 7만 3000가구 후보지에 서울 그린벨트가 포함될 가능성도 거론되며, 서초구 내곡동 예비군훈련장과 강남구 세곡·자곡동, 수서차량기지 등이 검토 대상으로 언급된다.
서울시와 정치권은 이 밖에도 국군재정관리단, 외교부 주차장, 한국은행 생활관 등 3곳(약 4만 2975㎡, 약 1500~2000가구 공급 가능)과 용산공원 동쪽 미군 수송부 부지(약 7만 8993㎡, 최대 3400가구)를 추가 후보지로 제시한 바 있다.
이를 탄천물재생센터와 합산하면 용산공원 본체를 활용하지 않고도 최대 1만 8000가구 안팎의 공급 여력이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민간 정비사업 규제 완화를 둘러싼 온도차도 여전하다. 오 시장은 서울시가 건의한 용적률 1.2배 완화에 국토부가 전향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며, 이를 통해 정비사업 순증 물량이 13만가구까지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김 장관은 “진심을 나누는 것과 견해가 같아지는 것은 다른 문제”라며 명확한 입장을 유보했고, 국토부는 이후 설명자료를 통해 “민간 정비사업 용적률 상향에 대해 검토 방향과 내용이 정해진 바 없다”고 못 박았다.
두 사람은 다음 주 세 번째 회동을 이어가며 현안 조율에 나설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용산공원이라는 특정 부지에 매달리기보다 서울시가 제안한 대체부지를 함께 검토하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서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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