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결과,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당선인·비례대표 변화 정리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서울 지역 개표가 잠실 투표소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이어진 시민 시위로 인해 막판 진통을 겪었다. 경찰 기동대가 투입되어 투표함을 강제 회수한 끝에 서울 지역 개표율 100%가 달성됐다.

6월 3일 오후 송파구 우성아파트 경로당에 마련된 잠실7동 제2투표소 현장에는 퇴근길 유권자들이 몰려들었으나, 선거관리위원회가 준비한 투표용지가 바닥나 더 이상 투표를 진행할 수 없는 황당한 상황이 벌어졌다. 확인 결과 선관위는 투표소 관내 선거인 수인 3,856명의 49.3%에 불과한 1,900매의 투표용지만을 박스에 담아 준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선관위의 턱없는 수요 예측 실패로 현장에서 오랜 시간 대기하던 시민들은 투표하지 못하고 발길을 돌려야 했고, 헌법상 보장된 참정권이 박탈당했다며 거세게 분노했다.
분노한 유권자들과 유튜버 등 시민 약 350여 명은 투표소 주변을 점거하고 전면적인 시위에 돌입했다. 반발한 시민들은 부정선거 원천무효, 선관위 해체 등의 구호를 외치며 현장 선거 관리 책임자들의 사퇴와 철저한 진상 조사를 요구했다. 시위대가 투표소 입구에 플라스틱 의자를 깔고 스크럼을 짜면서 투표 마감 이후 개표소로 향해야 할 투표함의 이송로가 30시간 넘게 완전히 봉쇄됐다. 송파구 선관위 측은 긴급 대책을 마련하려 했으나 시민들의 완강한 저지에 막혀 투표함을 한 걸음도 움직이지 못했고, 해당 사태는 서울대와 연세대 등 주요 대학 총학생회의 규탄 성명으로 번지며 전국적인 파장을 낳았다. 대중은 포털 사이트에서 투표소 파행 상황과 선거 무효 가능성을 집중적으로 검색하며 사태를 주시했다.
35시간 넘게 대치 상태가 이어지자 선거 당국과 경찰은 결단을 내렸다. 5일 오전 7시 30분경 관할 경찰서는 현장에 18개 부대, 1,000여 명 규모의 경찰 기동대를 전격 투입했다. 경찰은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투표함 호송을 위한 명시적 협조 요구를 받았다고 방송하며 자진 해산을 권고한 뒤, 투표소 진입로를 막고 있던 시위대를 한 명씩 강제로 분리하는 작전을 개시했다. 격렬한 몸싸움과 고성이 오가는 혼란 속에서 경찰은 기동대 투입 1시간여 만인 오전 8시 50분쯤 2,000여 표가 담긴 투표함 2개를 반출하는 데 성공했다.
경찰의 삼엄한 호위 속에 회수된 투표함들은 개표소인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으로 긴급 압송되었다. 서울 다른 지역의 개표가 모두 마감되고 오세훈 서울 시장의 당선이 일찌감치 확정된 시점이었기에, 잠실 투표함의 도착은 시의회 의석 배분에 쏠린 전국적인 시선을 모았다. 지연되었던 마지막 개표 절차가 진행되었고 서울 지역 전체 개표율은 마침내 100%에 도달했다.
소수점 이하의 미세한 득표율 차이로 향방이 갈리는 비례대표 의석 배분 방식의 특성상, 미세한 표 차이는 결정적인 변수가 됐다. 100% 개표 결과, 기존에 당선이 유력시되던 더불어민주당의 비례 8번 한기성 후보(물리치료사)가 하루 만에 당선인 명단에서 낙마하는 충격적인 상황이 연출됐다. 반대로 의석 획득에 실패한 줄 알았던 국민의힘 비례 8번 위성찬 후보가 추가로 1석을 챙기며 시의회에 합류하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제12대 서울시의회의 전체 의석수는 더불어민주당 80명, 국민의힘 38명으로 당선인 명단이 최종 수정 확정되었고 정치권은 끝까지 눈을 뗄 수 없는 득표율 싸움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잠실 사태의 파장은 정당판세 전반에 커다란 후폭풍을 몰고 왔다. 지방선거 참패 책임론에 휩싸인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투표함이 이송된 올림픽공원 개표소를 직접 항의 방문해, 확성기를 들고 선관위의 부실 관리를 질타하며 강력하게 싸우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전재수 후보의 부산 시장 출마로 치러진 부산 북구갑 보궐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 한동훈 당선인은 정권 견제와 함께 무너진 보수 진영을 재건하겠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반면 인천 연수구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승리하며 6선 중진 반열에 오른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당선인은 선거 결과에 대한 여당 대표의 책임론을 거론하며 비판 수위를 높였다.
여야를 막론하고 선거 불신에 대한 우려도 터져 나왔다. 국민의힘 추경호 후보가 승리한 대구 시장 선거의 경우, 낙선한 민주당 김부겸 후보 측 캠프 앞에서도 잠실 투표용지 사태를 명분으로 부정선거를 주장하며 개표 중단을 요구하는 시위대가 몰려드는 촌극이 빚어졌다. 그럼에도 김부겸 후보는 선거 결과에 겸허히 승복한다는 입장을 내며 혼란을 진화했다. 이번 지방선거는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관련 정국 등 굵직한 현안 속에서 치러지며 높은 관심을 받았으나, 서울의 중심부에서 벌어진 투표용지 반토막 인쇄 사태와 35시간의 투표함 봉쇄, 경찰 기동대 1,000명 투입이라는 씁쓸한 행정적 오점을 남기며 선관위의 전면적인 쇄신이라는 중대한 과제를 남기게 되었다.
이한나 기자
bnt뉴스 연예팀 기사제보 star@bnt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