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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근 1심 실형…박상현 등 현장 지휘관도 법정 구속

서정민 기자
2026-05-09 07:5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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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근 사단장 (사진=연합뉴스)

채수근 상병(당시 일병) 순직 사고의 책임자로 지목돼 재판에 넘겨진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채해병 특검' 출범 이후 첫 기소 사건이자, 사건 본류에 대한 첫 법원 판단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조형우)는 8일 업무상과실치사·치상 및 군형법상 명령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임 전 사단장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특검이 구형한 징역 5년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당시 현장 지휘관이었던 박상현 전 7여단장과 최진규 전 포11대대장에게는 각각 금고 1년 6개월, 이용민 전 포7대대장에게는 금고 10개월이 선고돼 모두 법정 구속됐다. 

채 상병이 속했던 포7대대의 장모 전 본부중대장은 금고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번 판결의 핵심은 재판부가 임 전 사단장의 실질적 지휘 책임을 정면으로 인정한 데 있다. 임 전 사단장은 그동안 작전통제권이 육군 50사단으로 이관된 상태였기 때문에 직접 지휘 권한이 없었다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재판부는 "원소속부대장이자 이 사건 작전을 실질적으로 지휘한 이상 대원들의 생명·신체의 안전을 보호할 의무가 있었다"고 일축했다.

재판부는 특히 임 전 사단장이 포병부대를 반복 질책하고 보병부대와 비교하며 수색 성과를 압박했다고 지적했다. 또 '도로에서 내려다보지 말고 수변으로 내려가서 수풀을 헤치고 찔러보면서 찾아야 한다'는 식의 공세적 수색 지시를 강조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선고 과정에서 "물이 흐르는 수풀을 찔러보라는 얘기는 결국 물속으로 들어가란 걸로 오해할 수밖에 없다"며 사실상 수중수색 지시로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대원들의 안전보다 해병대원의 빨간 티셔츠가 언론에 잘 노출되는지를 신경 썼다"며 "피고인이 개입하지 않았다면 수색이 정상적으로 진행됐을 것으로 보여 책임이 가장 크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임 전 사단장이 사고 전 이미 예하 부대의 수중수색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포3대대가 수변 수색 지침을 위반해 수중수색을 감행한 사실을 언론보도 등을 통해 알고 있었음에도 이를 묵인·방치했다"며 "별다른 안전지침을 전파하지도 않았고, 안전장비도 지급하지 않았다"고 짚었다.

임 전 사단장이 언론에 보도된 수중수색 사진을 공보실장으로부터 전달받아 자신의 휴대전화에 저장한 정황도 언급됐다. 재판부는 해당 언론 스크랩 메시지를 받은 뒤 공보실장에게 '훌륭한 공보활동'이라 평가하며 현장 미담 관련 공보를 지시하는 장문의 답신을 보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당시 사진에는 해병대원들이 구명조끼 없이 무릎 높이까지 물에 들어가 수색하는 장면이 담겨 있었으나, 임 전 사단장은 국회 청문회 등에서 "사진을 자세히 보지 못했다", "사망 전까지 수중수색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한 바 있다.

재판부는 임 전 사단장의 사고 이후 대응 태도에 대해서도 강하게 질타했다. 양형 이유에서 "피고인은 사고 이후 정황증거를 은폐하거나 부하들이 받은 조사 내용을 확인해 대응 논리를 수립하는 등 자신의 책임을 회피·은폐하기에 급급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공보정훈실장에게 '자신은 사고 발생 책임이 없다'는 취지의 논리를 만들 것을 지시했다고 비판했다.

특히 재판부는 임 전 사단장이 지난해 12월 채 상병 유족에게 '수중수색을 지시한 것은 자신이 아니라 이용민 전 대대장'이라는 취지의 장문의 이메일과 문자메시지를 보낸 점을 이례적으로 강하게 질타했다. 

재판부는 "어떻게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이런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오랜 재판 경력에서 이런 사람은 처음 본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번 사건이 단순한 현장 지휘관의 실수가 아닌, 상급 지휘관의 무리한 지시와 왜곡된 지휘 체계에서 비롯된 사고임을 거듭 강조했다. "장병들이 목숨을 잃은 여러 사례에서 말단 지휘관이 책임지는 관행이 반복됐다"며 "상급 지휘관들의 책임을 묻지 않으면 반복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채 상병의 어머니는 선고 직후 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형량이 너무 적게 나왔다"며 오열했다. 그는 "아들의 희생에 대한 책임이 이렇게 가볍다면 어느 부모가 안심하고 자식을 군에 보내겠느냐"며 끝까지 처벌을 원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윤석열 전 대통령의 수사 외압 사건 등은 서울중앙지법에서 1심 재판이 별도로 진행 중이다.

서정민 기자 sjm@bn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