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일 방송된 MBN '특종세상'에서는 전남 담양 금성산성의 작은 암자 '동자암'을 홀로 지키며 살아가는 보리 스님의 특별한 산중 생활이 그려졌다.
해발 603m에 위치한 동자암은 전기도, 수도도 들어오지 않는 오지다. 하지만 이곳은 사계절 내내 꽃향기가 가득하다. 보리 스님이 20년 넘게 2천 개의 돌탑을 쌓고 2천여 종의 꽃을 심어 황무지를 탈바꿈시킨 결과다.

이토록 정성스레 암자를 가꾼 배경에는 남모를 아픔이 자리하고 있다. 20여 년 전, 온 가족이 동자암에 모여 무예를 가르치며 살았으나 지금은 스님 홀로 남았기 때문이다. 자녀들은 성인이 되어 산을 떠났고, 남편 청산 스님은 2014년 50대의 젊은 나이에 입적했다. 보리 스님은 쓰러진 남편이 치료를 거부한 채 한 달 만에 세상을 떠났다며 안타까운 눈물을 흘렸다. 스님은 가족의 빈자리가 주는 쓸쓸함을 이겨내고자 묵묵히 돌탑을 쌓고 꽃을 심었다.
이날 방송에서는 장성해 사회인이 된 두 아들이 암자를 찾아와 반가움을 더했다. 더불어 두 스님의 놀라운 연애사도 공개됐다. 중학생 때 폐결핵을 앓던 보리 스님이 절을 찾으며 시작된 인연은, 청산 스님이 주위의 반대를 꺾고 종파까지 바꾸며 사랑을 선택하는 결실로 이어졌다.

자연과 동화된 소박한 일상과 길손에게 차 한 잔을 내어주는 넉넉한 인심은 바쁜 현대인들에게 큰 울림을 주었다. 사랑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친 남편과의 추억을 품고, 험준한 산길 끝에서 꿋꿋하게 자신만의 꽃 세상을 피워낸 보리 스님의 이야기가 진한 감동과 위로를 남겼다.
김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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