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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차량5부제 현실화되나…“유가 120달러 넘으면…” 35년만 초강수

서정민 기자
2026-03-31 07: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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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부문 차량 5부제 시행 (사진=연합뉴스)


국제유가가 배럴당 116달러를 넘어서며 1991년 걸프전 이후 약 35년 만에 민간 대상 ‘차량 5부제’ 카드가 테이블 위에 올랐다. 정부가 꺼낼 수 있는 마지막 수요 억제 수단으로 꼽히지만, 현장에서는 실효성을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30일 오전 11시 30분 기준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전장 대비 약 3.7% 오른 배럴당 116.68달러를 기록했다. 이란을 둘러싼 긴장이 가라앉지 않으면서 WTI 역시 100달러를 웃돌고 있다.

이에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전날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국제유가가 120~130달러까지 오르면 민간 부문에도 차량 5부제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도 같은 방향의 검토를 시사했다.

정부는 ‘국가자원안보 특별법’에 따라 자원안보 위기 단계를 관심-주의-경계-심각 4단계로 구분하고 있다. 현재는 2단계인 ‘주의’ 상태로, 유가가 120달러를 넘어서면 ‘경계’로 격상하고 민간 차량 운행 제한까지 포함한 고강도 수요 억제 조치가 수 주 내 현실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가 민간 확대 카드를 검토하는 핵심 이유는 공공부문만의 효과가 미미하다는 점이다. 현재 공공부문 차량 5부제로 줄일 수 있는 석유는 하루 약 3,000배럴로, 전체 소비량(약 280만 배럴)의 0.1% 수준에 불과하다. 반면 약 2,400만 대에 이르는 민간 차량까지 포함하면 단순 계산으로 에너지 절감 효과는 최대 16배까지 확대될 수 있다.

차량 5부제 논의와 함께 정부와 더불어민주당도 총력 대응에 나섰다. 민주당 ‘중동전쟁 경제대응 특별위원회’는 이날 1차 회의를 열고 석유화학 제품의 매점매석 금지를 강력 추진하고, 나프타에 이어 합성수지에 대한 수출 제한 조치도 검토하기로 했다. 안도걸 특위 간사는 “산업통상부가 합성수지 수급 상황을 현장 조사 중”이라며 “집중 점검 후 수출 금지 단계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시장 안정화 차원에서는 5대 금융지주와 은행권이 53조 원 규모의 신규 자금을 공급하기로 했다. 손해보험업계는 차량 5부제 참여에 따른 사고율 하락을 감안해 자동차 보험료 할인을 추진하고, 카드업계는 주유 특화 카드의 할인·캐시백 혜택을 확대하기로 했다. 정책금융기관도 피해 기업 지원 프로그램을 기존보다 4조 원 늘린 24조3,000억 원으로 확대한다.

한편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야간 거래 기준 1,521.1원까지 오르며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코스피도 2.96% 하락한 5,277.30포인트로 장을 마쳤다. 이번 주 1,530원 돌파를 점치는 전망도 나오고 있어 유가 충격이 금융시장 전반으로 확산하는 양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