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악관 당국자는 26일(현지시간) 전날 공개된 김 위원장의 ‘조건부 북미 관계 개선 의향’ 발언과 관련한 질의에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때 북한 지도자 김정은과 한반도를 안정화한 역사적 정상회담을 세 차례 개최했다”고 상기했다. 이어 “미국의 대북정책은 변함이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어떤 전제조건 없이 김정은과 대화하는 데 열려 있다”고 강조했다.
‘대북정책 불변’이라는 표현은 조건 없는 정상 간 대화 의지를 재확인하는 동시에,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추구한다는 기존 원칙에도 변화가 없음을 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즉, 대화의 문은 열어두되 비핵화라는 최종 목표는 포기하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한 셈이다.
이에 앞서 전날 공개된 북한의 제9차 노동당 대회 총화 보고에서 김 위원장은 미국이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하고 대북 적대시 정책을 철회할 경우 관계 개선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김 위원장은 20~21일 열린 당 대회 사업총화 보고에서 ‘최강경 자세’를 대미정책 기조로 유지하겠다고 밝히면서도 “우리 국가의 현 지위(핵보유국)를 존중하며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철회한다면 우리도 미국과 좋게 지내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또한 “조미관계의 전망성은 미국 측의 태도에 전적으로 달려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는 핵 보유를 전제로 한 조건부 관계 개선 의향을 시사한 것으로, 비핵화를 추구하는 미국의 입장과는 여전히 간극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실질적 협상으로 이어지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외교가의 관심은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으로 쏠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3월 31일부터 4월 2일까지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국가주석과 회담할 예정이다. 북미 정상 간 메시지 교환이 이 일정을 계기로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강경화 주미대사는 24일 특파원들과 만나 “트럼프 대통령의 4월 방중 계기 북미대화 가능성과 관련해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관련 동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현재까지 방중을 계기로 북미 회담을 진행하기 위한 구체적 움직임은 포착되지 않고 있다는 게 워싱턴 외교가의 일반적 관측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방한 당시에도 북한과의 접촉 의사를 내비쳤으나 북한이 응하지 않아 무산된 바 있어, 낙관론을 경계하는 시각도 상존한다.
북미 양측이 동시에 대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는 점은 분명 주목할 만한 변화다. 그러나 핵 문제를 둘러싼 근본적 입장 차이가 여전한 만큼, 실질적인 비핵화 협상의 재가동까지는 상당한 시간과 외교적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