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2일(현지시간) 전격 합의를 통해 인도의 러시아산 원유 구매 중단과 미국의 대인도 관세 대폭 인하를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모디 총리와의 전화 통화 후 “모디 총리에 대한 우정과 존중을 바탕으로 그의 요청에 따라 즉시 발효되는 미·인도 무역 합의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백악관 관계자는 “미국은 러시아산 원유 구매를 이유로 인도산 전 수입품에 부과했던 25%의 징벌적 관세를 철회했다”고 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모디 총리가 러시아산 원유 구매를 중단하고 미국과, 잠재적으로는 베네수엘라로부터 훨씬 더 많은 원유를 구매하기로 동의했다”며 “이는 매주 수천 명의 목숨을 앗아가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도는 세계 3위 원유 수입국으로 전체 소비의 약 90%를 수입에 의존한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인도는 가격이 낮은 러시아산 원유를 대거 수입해 왔으나, 최근 구매 규모를 점차 축소하고 있었다.
선박 추적 데이터에 따르면 인도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량은 지난해 12월 21일 하루 144만 배럴에서 지난달 25일 33만 배럴로 77% 이상 급감했다. 구매처를 찾지 못한 러시아산 원유가 유조선에 실린 채 바다 위에 쌓인 물량은 약 1억4000만 배럴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디 총리도 엑스를 통해 “미국과의 통화가 매우 뜻깊었다”며 “메이드 인 인디아 제품의 관세가 18%로 인하된다. 14억 인도 국민을 대표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깊이 감사드린다”고 화답했다. 다만 모디 총리는 러시아산 원유 수입 중단이나 미국산 제품 관세 인하 계획은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
합의 소식이 전해진 후 인포시스, 위프로, HDFC은행 등 미국 상장 주요 인도 기업 주가와 아이셰어즈 MSCI 인도 ETF가 일제히 급등했다.
관세 인하는 인도 경제에도 부담 완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미국은 인도의 최대 수출 시장으로, 고율 관세는 섬유, 가죽, 신발, 보석 등 노동집약적 산업에 큰 타격을 줘왔다.
다만 전문가들은 합의 내용의 실현 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적 시각을 보이고 있다. 브리지 인디아 싱크탱크의 프라틱 다타니 설립자는 “인도가 지난해 미국으로부터 수입한 상품 규모는 415억 달러에 그쳤다”며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상품 무역만 언급하고 있는 상황에서 5000억 달러까지 늘어날 가능성은 없다”고 지적했다. 2024년 기준 양국 간 총 교역 규모는 2120억 달러에 불과했다.
에너지 컨설팅업체 클리어뷰 에너지 파트너스의 케빈 북은 “합의문이 공개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신중해야 한다”며 “’잠재적으로(potentially)’라는 단어가 향후 상당한 해석의 여지를 남길 수 있다”고 말했다.
서정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