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 은(銀) 가격이 26일(현지시간) 장중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100달러를 넘어서며 역사적인 이정표를 세웠다. 달러화 약세 우려 속에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심화되면서 귀금속 시장 전반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은 현물 가격은 미 동부시간 이날 오전 10시 47분께 전 거래일보다 4% 상승한 온스당 100.1달러를 기록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도 3월 인도분 은 선물 가격이 오전 11시 30분께 전장 대비 4.9% 오른 온스당 101.1달러에 거래되며 100달러 선을 뚫었다.
시장 전문가들은 그린란드와 이란을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 고조, 미국의 재정적자 확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독립성에 대한 의구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탈(脫)달러화 흐름을 자극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 8개국을 대상으로 ‘그린란드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가 철회했음에도, 금과 은 등 대표적 안전자산에 대한 투자 수요는 지속되고 있다. 연준의 독립성 침해 우려가 과도한 통화완화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불안감도 귀금속 가격을 떠받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은 시장 자체의 펀더멘털도 강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산업용 수요가 늘어나는 가운데 만성적인 공급 부족 문제가 해소되지 않으면서 수급 측면에서 가격 상승 압력이 더해지고 있다.
귀금속 시장조사업체 메탈스 포커스의 필립 뉴먼 이사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은은 금 투자 수요를 뒷받침하는 것과 동일한 많은 요인으로부터 계속 혜택을 받을 것”이라며 “관세 우려가 지속되고 런던 시장의 실물 유동성이 여전히 낮은 점도 추가적인 지지 요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 가격은 2024년 27% 상승한 데 이어 지난해 65% 급등했고, 올해 들어서도 랠리를 계속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자들이 기축통화인 달러화 비중을 줄이고 대체 안전자산인 금의 비중을 늘린 것이 금 가격을 지속적으로 밀어올리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독립 금속 트레이더인 타이 웡은 로이터에 “경제·정치적으로 극도로 불확실한 시기에 금은 피난처이자 분산투자 수단으로서 전략적 포트폴리오의 필수 요소가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시장에서는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와 미국 재정·통화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는 한 귀금속 중심의 안전자산 선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서정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