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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의 대들보’ 노영국, 별세…되새겨지는 연기 인생 2주기

배우 故 노영국 2주기…“여전히 그리운 따뜻한 미소”
박지혜 기자
2025-09-18 10:2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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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의 대들보’ 노영국, 별세…되새겨지는 연기 인생 2주기 (사진: 노영국 홈페이지)

배우 故 노영국의 2주기가 돌아왔다.

노영국은 2023년 9월 18일 새벽, 심장마비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향년 75세. 어느덧 그가 우리 곁을 떠난 지 2년이는 세월이 흘렀지만, 그를 기억하는 이들의 마음속에는 여전히 그의 온화한 미소와 진중한 연기가 생생하게 남아있다.

고인이 세상을 떠나던 당시, 그는 KBS 2TV 주말드라마 ‘효심이네 각자도생’에서 태산그룹 회장 강진범 역으로 열연을 펼치고 있었다. 드라마가 방송을 시작한 지 불과 2주 만에 전해진 부고는 제작진과 시청자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75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1년 만의 안방극장 복귀작에서 여전한 연기력을 보여주던 노영국이었기에, 그의 갑작스러운 별세는 더욱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당시 그는 10회분까지 촬영을 마친 상태였고, 제작진은 고인을 기리는 의미에서 편집 없이 그의 촬영분을 모두 방송했다.

1948년 12월생인 노영국은 1967년 연극 무대에서 연기를 시작했다. 1975년 MBC 7기 공채 탤런트로 정식 데뷔한 후 약 50년간 한국 연예계의 든든한 기둥 역할을 해왔다.

그의 필모그래피는 한국 드라마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다. ‘수사반장’, ‘여명의 눈동자’, ‘제국의 아침’, ‘대왕 세종’, ‘태종 이방원’, ‘대추나무 사랑걸렸네’ 등 굵직한 작품들에 출연하며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특히 사극에서 보여준 중후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는 그만의 독보적인 영역이었다. 현대극에서도 따뜻하면서도 깊이 있는 캐릭터를 소화하며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자랑했다.

노영국은 단순히 배우로서만 활동한 것이 아니었다.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의 진행자로도 활약했으며, 말년인 2019년에는 싱글 ‘최고의 여인’을 발매하며 가수로서의 새로운 도전을 보여주기도 했다. 나이를 불문하고 끊임없이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는 그의 모습은 많은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었다.

2년 전 그의 부고가 전해졌을 때, 연예계 동료들의 애도가 이어졌다. ‘효심이네 각자도생’에서 함께 호흡을 맞췄던 하준은 “극 중 인연이셨던 큰아버지 노영국 선생님, 하늘나라에서는 아프지 않으시고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라며 추모했다.

오랜 인연을 맺어왔던 배우 이광기는 “이번 주말 드라마 함께 해서 좋다고 하시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형님의 웃는 미소가 오늘 더 그립다”며 고인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했다.

당시 제작진은 방송 말미에 노영국의 생전 활약상을 담은 추모 영상을 공개하며 “드라마를 향한 당신의 열정과 헌신을 기억하겠다”고 약속했다. 이후 배우 김규철이 강진범 역을 이어받아 작품을 완성했지만, 노영국만의 따뜻하고 깊이 있는 연기는 대체 불가능한 것이었다.

고인의 장례는 유족의 뜻에 따라 한양대학병원 장례식장에서 가족과 친지, 동료들이 참석한 가운데 조용히 치러졌다. 서울시립승화원에 안장된 노영국을 추모하는 마음은 2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하다.

박지혜 기자 bjh@bn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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