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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지옥’ 효과 넷

한효주 기자
2025-09-05 10: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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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 ‘오은영 리포트 – 결혼 지옥’ 포스터 이미지 (제공: MBC)

이혼율은 높아지고, 결혼은 선택이라는 인식이 깊게 뿌리내리고 있다. 결혼제도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는 지금,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은 결혼의 적나라한 민낯을 보여주면서, 동시에 이러한 문제들이 결국 해결 가능한 일이라는 희망을 안겨준다. ‘결혼 지옥’이 대한민국 사회를 변화시킨 긍정적 효과와 노력을 짚어봤다.

# 부부 문제를 수면 위로

한국 사회에서 부부 갈등은 사적인 문제로 치부됐다. ‘결혼 지옥’은 부부 사이의 다양한 문제를 필터링 없이 보여줌으로써, 이를 공론장 위에 올려놓는다. 화제성을 위한 자극적 노출이 아닌, 시청자로 하여금 스스로를 돌아보게 하는 성찰의 계기가 된다. 나아가서는 시청자들로 하여금 “우리만 이런 게 아니구나”라는 안도감과 함께 문제를 숨기지 않고 고백할 용기를 전해준다. 실제로 ‘결혼 지옥’에 출연했던 많은 부부가 “처음으로 하는 이야기”라며 그동안 문제를 감춰왔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갈등을 드러내는 것 자체가 치유의 첫걸음이라는 점에서 ‘결혼 지옥’의 존재 이유를 증명하고 있다.

# ‘K-가족’에 대한 날카로운 문제 제기

‘결혼 지옥’이 다루고자 하는 것은 단순히 개인 간의 불화가 아니다. ‘결혼 지옥’ 부부들의 갈등 근원에는 ‘K-가족’ 특유의 문화와 인식이 자리잡고 있었다. 이에 오은영 박사는 경제적 불균형, 남편과 아내의 육아와 가사 분담, 원가족의 개입, 아내의 감정 노동 등 부부 갈등을 둘러싼 사회적 문제도 함께 비춘다. 갈등의 원인을 개인의 성격 차이에서만 찾는 것이 아닌, 우리 사회의 구조적 불평등을 돌아 보게 하는 것. 개인의 이야기를 넘어 전통적 성 역할 고정 관념, 장시간 노동 문화, 육아 지원 제도 등 묵직한 사회적 메시지들을 전달한다.

# ‘오은영 매직 효과’..전문가 상담의 대중화

프로그램의 중심에는 ‘오은영 매직’이라 불리는 오은영 박사의 분석과 조언이 있다. 오은영 박사는 부부가 주고받는 언어와 표정, 무심코 반복하는 행동을 섬세하게 짚어내며, 그 안에 숨어 있는 심리적 원인을 찾아낸다. 이를 통해 부부의 대화법과 감정 다루는 법, 문제 행동을 바꿀 수 있는 구체적인 실천 방안까지 제안한다. 

무엇보다, 오은영 박사는 출연자 부부의 문제 양상을 단순히 비난하고 지적하는 데 그치는 것을 경계한다. 대신, 부부가 근본적 원인을 깨닫고 스튜디오 밖을 나서는 순간까지 변화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내는 데 집중한다. 이는 ‘결혼 지옥’이 자극적인 화제성뿐만 아니라, 출연 부부들의 문제가 나아지기를 진심으로 바라는 마음이기도 하다. 

또한 ‘결혼 지옥’, 나아가 ‘오은영 리포트’의 가장 큰 성과는 바로 ‘전문가 상담의 대중화’다. ‘오은영 리포트’는 정신 상담에 대한 심리적 장벽과 고정 관념을 깨부수는 데 크게 일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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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 ‘오은영 리포트-청춘 지옥’ 포스터 이미지 (제공: MBC)

# 일회성 방송 넘어선 진심


무엇보다 ‘결혼 지옥’만의 특징 중 하나는 제작진들의 진심이다. 이는 지난 8월 2주에 걸쳐 방송된 ‘애프터 특집’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애프터 특집’에 출연한 부부들은 오은영 박사의 솔루션을 실천하며 일상이 180도 달라진 모습을 드러냈다. 뿐만 아니라, 프로그램과 연계된 센터를 통해 상담 치료를 이어가며 지속 가능한 ‘오은영 매직 효과’를 입증하기도 했다. ‘결혼 지옥’ 제작진은 갈등의 현장을 세상에 공개하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부부들의 삶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추적했다. 

뿐만 아니라, 그동안 ‘결혼 지옥’은 부부 공개 방송을 통해 시청자와 직접 소통하려 노력하고, 가족 특집을 통해 부부 갈등뿐만 아니라 부자, 모녀, 모자 갈등 등으로 힘들어해 온 이들에게도 관심을 기울였다. 이렇듯 정규 방송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 도움이 되고자 하는 다양한 시도를 해온 제작진의 노력은 ‘청춘 지옥’으로 이어진다. ‘청춘 지옥’은 소외된 청년들의 목소리와 고민을 세상을 전달하고, 이에 대한 어른들의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한 2부작 특별 기획. 

‘청춘 지옥’은 이제 막 인생을 설계하는 젊은 세대의 불안과 고독을 정면으로 비추며, 우리가 어떻게 함께 살아갈 것인가에 대해 질문을 던질 예정이다. ‘오은영 리포트’의 긍정적 효과를 청춘 세대에게까지 전파하려는 제작진의 노력이 과연 어떻게 빛날지 뜨거운 관심이 집중된다. ‘오은영 리포트-청춘 지옥’은 ‘어른들은 몰라요’라는 부제로 9월 8일과 9월 15일 밤 10시 50분 방송된다.  

한효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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