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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아홉으로 돌아간 공명X신은수… ‘고백의 역사’ 짝사랑 향수 자극 [종합]

이진주 기자
2025-08-25 14:5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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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의 역사’ 제작발표회 공명, 신은수

흑역사 같던 짝사랑도 넷플릭스와 만나면 영화가 된다. 열아홉으로 돌아간 공명과 신은수가 말괄량이 세리의 좌충우돌 고백 대작전으로 뭉쳤다.

‘고백의 역사’는 1998년, 고3 소녀 박세리가 일생일대의 고백을 앞두고 평생의 콤플렉스인 악성 곱슬머리를 펴기 위한 작전을 계획하던 중 전학생 한윤석과 얽히며 벌어지는 청춘 로맨스.

25일 오전 서울 마포구 호텔 나루에서 열린 ‘고백의 역사’ 제작보고회에서 남궁선 감독은 “98년도 박세리와 친구들을 통해 자신만의 고백의 역사도 돌아보길 바란다”고 소개했다.

우당탕탕 고백 작전은 90년대 말 부산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남궁 감독은 “결코 불안하지 않았던 시절은 아닌데 이상한 낙관주의가 있었던 것 같다. 1세대 아이돌이 나오고 스트레이트 헤어가 유행하는 등 대중문화가 폭발적으로 탄생하며 젊은이들에게 새로운 뭔가가 열렸던 시기”라며 “바다의 트인 감각이 좋더라. 대범하면서도 정이 있는 환경, 당시 광안대교가 지어지던 동네 해변의 분위기를 살리려 했다”고 전했다.

추억의 명곡들도 관전 포인트. 감독은 “당대 혼성그룹도 많았다. 누군가가 들었을 때 추억이 될 수 있는 곡들을 숨겨놨다. 반가운 추억이자 새로운 감각으로 작용하지 않을까”라며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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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의 역사’ 제작발표회 공명

먼저 ‘첫사랑 전문 배우’ 공명이 서울에서 온 사연 있는 전학생 ‘한윤석’으로 분한다. 30대에 교복을 입은 소감에 “교생 같다는 말에 흠칫 놀랐다. 아마 이번이 마지막이지 않을까 싶다. 공개되면 그렇게 보지 않을 거라 확신한다. 많은 관리와 연기적으로 노력했다. 예쁘게 봐달라”며 “가장 풋풋하고 사랑스러운 청춘의 이미지를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 기대가 된다”고 웃어 보였다.

이에 남궁 감독은 “곰돌이 젤리처럼 귀엽지 않나. 건강하고 맑은 영화라 함께 참여하는 배우들도 그러길 바랐다. 공명 배우는 해맑고 바른 이미지도 있지만 살짝 보이는 시큰둥한 면모를 살리고 싶었다. 그렇게 바로 체인지되는 모습을 보며 든든했다”고 언급했다.

신은수는 짝사랑 전문가이자 프로 고백러 ‘박세리’ 역을 맡았다. “시나리오를 읽고 행복을 주는 대본이라 생각했다. 그동안 차분하거나 시니컬한 캐릭터를 해왔는데 처음으로 밝은 역할을 하게 됐다”며 “악성 곱슬이 인생 최대 고민이다. 머리 때문에 고백에 실패한다고 생각하지만 긍정적인 에너지를 가졌다. 보면 기분이 좋아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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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의 역사’ 제작발표회 신은수

세리의 악성 곱슬은 사건의 핵심이자 향수의 매개로 작용한다. 감독은 “각본의 메인 이벤트다. 이 소녀에게는 컨트롤할 수 없는 곱슬머리가 최악의 콤플렉스다. 한편으로는 그것을 꼭 바꿔야 하는가 라는 질문을 던질 수 있겠다. 요맘때 10대들이 외모로 괴로워하는 감정들을 잘 표현할 수 있는 장치”라고 설명했다.

또 신은수는 첫 사투리 연기에 대해 “사투리 선생님을 일주일에 두세 번씩 만나 수업을 받았다. 높낮이를 아이패드에 적어놓고 녹음한 걸 자주 듣다 보니 첫 촬영 전에 대본을 다 외웠다”고 말하자, 부산 출신 윤상현은 “은수가 사투리 하는 걸 본 적이 없는데 세리가 되자마자 부산사람 같았다”고 칭찬했다.

이어 캐릭터 싱크로율을 묻는 질문에는 “친해지고 편해지면 나오는 모습이 닮은 것 같다. 실제로 낯을 조금 가리는데 그 시기가 지나면 나오는 내면들이 비슷하지 않았나”라고 답했고, 공명은 “세리의 사랑스러움이 가장 비슷했다”고 거들었다.

그러면서 공명은 “배우들과 나이 차이가 조금 나는데 현장은 즐거웠다. 다들 친분이 있어 첫 촬영도 처음 같지 않았다”고 하자, 신은수가 “선배님은 우리가 텐션이 너무 올라가면 살짝 눌러주는 리더”라며 “상현이는 대학 동기인데 이번에 친해졌다. 너무 웃기게 연기를 잘해서 NG가 많이 났다. 그만큼 화기애애했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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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의 역사’ 제작발표회 공명, 신은수, 차우민, 윤상현

특히 중요 소품인 ‘학알’ 접기에 모두 힘을 합치기도. 감독은 “1만 개를 접어야 해서 모든 스탭이 쉬는시간마다 접었다. 공명 씨가 확실히 잘하더라”라고 했고, 공명은 “나는 꼼꼼하게 예쁘게 접는 반면 은수 배우는 양으로 승부하는 스타일이었다. 다른 배우가 촬영하고 있으면 다들 교실에 앉아 학알을 접었다”고 회상했다.

학교 최고의 인기남 ‘김현’ 역에는 차우민이 낙점됐다. “너무 감사했지만 걱정이 앞섰다. 인기남의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최대한 할 수 있는 노력을 했다. 자기 관리도 열심히 하고 매일 러닝을 뛰었다. 촬영 전날에는 무조건 마스크팩을 하고 잤다. 충분한 수면 시간을 확보하는 등 최선을 다했다”고 하자, 신은수는 “학창시절에 쪽지를 많이 받았더라. ‘최고 미남 김민우에 바치는 시’도 우리한테 보여줬다”고 말을 이었다.

윤상현은 세리의 고백 작전 참모 ‘백성래’로 변신한다. 그는 “시끌시끌한 4차원의 인물로 세리의 고백을 가장 열심히 도와준다. 인싸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우선 잘 웃고 다녔다”고 하자, 공명도 “애교가 정말 많다”고 인정했다. 감독은 “성래가 잘생겨서 분장팀에서 소동이 있었다. 그 시절 유행인 5:5 가르마도 본인 의견”이라고 부연했다.

끝으로 남궁 감독은 “즐겁고 싶은 마음에 작업하게 됐다. 여러분도 잊고 있던 즐거움을 많이 추억하고 아픔을 잊는 시간을 가지길 바란다. 배우들도 귀엽고 사랑스럽다. 마음의 빗장을 열고 재밌게 봐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넷플릭스 영화 ‘고백의 역사’는 오는 29일 공개된다.

글 이진주 기자
사진 김치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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