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FC 미들급 경기 예고… 휘태커, ‘그래플링 제왕’ 데 리더와 격돌
옥타곤의 열기가 아부다비에서 뜨겁게 달아오른다. 전 UFC 미들급 챔피언 ‘리퍼’ 로버트 휘태커(34∙호주/뉴질랜드)가 네덜란드 출신의 그래플링 제왕, 레이니어 데 리더(34∙네덜란드)를 상대로 타이틀 전선을 향한 중요한 길목에서 만난다. 두 선수는 한국 시간으로 27일(일)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야스 아일랜드에서 열리는 ‘UFC on ABC 9’의 메인 이벤트에서 5라운드 승부를 벌인다.

휘태커는 명실상부한 UFC 미들급의 살아있는 전설이자 상위 랭커의 실력을 판가름하는 문지기다. 2017년 요엘 로메로를 꺾고 잠정 챔피언에 올랐고, 이후 조르주 생피에르가 타이틀을 반납하면서 통합 챔피언의 자리에 등극했다. 날카로운 카운터와 스텝을 활용한 ‘블리츠’ 스타일의 타격은 미들급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챔피언 시절을 포함해 데릭 브런슨, 자카레 소우자, 켈빈 가스텔럼 등 당대의 강자들을 연파하며 자신의 시대를 열었다.
그의 아성에 도전하는 데 리더는 UFC 팬들에게는 아직 생소할 수 있지만, 격투기계에서는 이미 명성이 자자한 강자다. 아시아 단체 ONE 챔피언십에서 미들급과 라이트헤비급 두 체급을 동시에 석권하며 압도적인 기량을 과시했다. 그의 격투 스타일은 명확하다. 상대를 끈질기게 압박해 그라운드로 끌고 간 뒤, 주짓수 기술로 서브미션 승리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통산 17승 중 12승을 서브미션으로 장식한 피니셔다. 그의 그래플링 능력은 UFC 미들급 전체를 통틀어도 최상위권으로 분류된다.
이번 대결은 전형적인 ‘타격가 대 그래플러’의 구도를 그린다. 휘태커의 승리 공식은 데 리더의 집요한 태클 시도를 막아내는 것에서 시작된다. 그는 90%에 육박하는 경이로운 테이크다운 방어율을 자랑한다. 데 리더가 자신의 영역으로 끌고 들어오지 못하게 막는다면, 휘태커는 원거리에서부터 날카로운 잽과 강력한 헤드킥으로 경기를 풀어갈 수 있다. 반대로 데 리더는 휘태커의 방어벽을 뚫고 단 한 번이라도 상위 포지션을 점유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번 그라운드에 끌려간다면 전 챔피언이라도 ‘네덜란드의 기사’가 펼치는 주짓수 지옥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다.
두 동갑내기 파이터에게 이번 경기 일정이 갖는 의미는 각별하다. 휘태커는 현 챔피언 드리퀴스 뒤 플레시, 전 챔피언 이스라엘 아데산야와의 경쟁 구도에서 한발 밀려난 상태다. 여기서 데 리더라는 새로운 강자를 압도적으로 꺾는다면, 다시 한번 타이틀에 도전할 명분을 얻게 된다. 데 리더에게는 자신의 실력이 UFC 최상위권에서도 통용된다는 사실을 증명할 절호의 기회다. 전 챔피언이자 미들급 랭킹 3위인 휘태커를 제압한다면, 단숨에 타이틀 컨텐더 반열에 오를 수 있다.
미들급 타이틀 전선의 향방을 결정할 이번 UFC의 중계 방송은 27일(일) 새벽, tvN과 TVING(티빙)을 통해 생중계된다. 과연 휘태커가 전 챔피언의 관록을 보여주며 건재함을 과시할 것인지, 아니면 데 리더가 새로운 시대의 개막을 알릴 것인지 전 세계 격투기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