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추영우가 피, 땀, 눈물이 담긴 열연으로 압도적 존재감을 드러냈다.
‘어른’이 되는 것이 꿈이었던 봉수는 과거 학도병이었다. 치기 어린 질투심에 배견우의 몸을 차지하게 된 봉수는 친구들과 웃고 떠들며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막대사탕 하나에도 뛸 듯이 기뻐하는 등 그가 생전 누리지 못했던 삶의 순간들을 영위하는 모습으로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그런가 하면, 혹여나 박성아(조이현 분)가 한 번쯤은 자신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봐주지 않을까, 봉수는 배견우의 꿈인 양궁 연습도 게을리 하지 않으며 박성아의 관심을 받기 위해 노력했다. “오늘도 한껏 어여쁘네”라고 돌직구 고백을 날리는 등 만났다 하면 폭풍 플러팅을 하며 안방극장에 설렘을 안겼다.
그러나 봉수는 이내 박성아가 배견우와 함께 자신의 천도 방법을 찾고 있음을 알게 됐다. 동시에 봉수는 자신 앞에서는 결코 박성아가 환한 미소를 보여주지 않으리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봉수는 눈물 젖은 얼굴로 “무당아, 무당아, 무당아”를 읊조리며 설움을 토해냈다. 배견우만을 찾는 모두에게 넌더리가 난 봉수는 배견우의 몸에 이어, 배견우의 인생을 뺏기 위해 폭주하는 모습을 보여줘 향후 전개에 대한 궁금증을 끌어올렸다.
이렇듯 추영우는 ‘견우와 선녀’를 통해 공포의 상징으로 통하던 악귀의 모습을 때로는 유쾌하고, 때로는 신경질적으로 그리며 기존의 틀을 깬 캐릭터 해석력으로 극에 깊이를 더하고 있다. ‘봉쪽이’라는 별칭을 꿰차는 등 어린아이처럼 하고 싶은 것은 꼭 해야 직성이 풀리는 봉수의 모습을 입체적으로 표현하며 연기의 폭과 깊이를 재차 입증했다.
이다미 기자
bnt뉴스 연예팀 기사제보 star@bn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