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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폭 퇴출’ 황영웅, 팬덤 업고 역전의 아이콘

박지혜 기자
2025-07-07 09: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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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폭 퇴출’ 황영웅, 팬덤 업고 역전의 아이콘 (사진: '불타는 트롯맨')

2023년 방송 출연 도중 불거진 학교폭력 및 사생활 논란으로 오디션 프로그램을 자진 하차했던 가수 황영웅이, 방송 활동 없이도 음원 차트 상위권을 꾸준히 유지하며 팬덤 가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황영웅은 지난 2023년 2월 MBN ‘불타는 트롯맨’ 결승전을 앞두고 과거 학폭, 데이트 폭력, 상해 전과 의혹 등이 잇따라 불거지며 자진 하차를 선언한 바 있다. “어린 시절의 일이라 변명하지 않겠다”며 고개를 숙인 그는 잠시 자숙하는 듯했지만, 그해 6월 소속사 설립과 함께 신곡 ‘가을. 그리움’을 발표하며 빠르게 활동을 재개했다.

방송 복귀는 없었다. 하지만 그를 중심으로 결집한 팬덤 ‘파라다이스’의 응원은 강력했다. 황영웅은 데뷔 첫 정규앨범 ‘당신 편’으로 63만 장 이상을 판매하고, 약 89억 원에 달하는 매출을 기록하며 트로트 시장에 이례적인 수치를 남겼다. 최근 발표한 디지털 싱글 ‘뜨개옷’은 멜론 핫 100과 성인가요 차트에 동시에 랭크되며, 방송 활동 없이도 음원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

특히 팬덤 중심 인기 투표 앱 ‘트롯스타’에서는 황영웅의 독보적인 존재감이 이어지고 있다. 황영웅은 2025년 6월 월간 랭킹에서 1억 8,467만 표 이상을 획득하며 1위에 올랐고, 이어 7월 1주차 주간 랭킹에서도 3,936만 표를 얻으며 1위를 기록했다. 3위와 수천만 표 차이를 보이며 팬덤의 압도적인 화력을 입증한 셈이다.

‘트롯스타’는 팬들이 직접 트로트 가수에게 투표해 일간·주간·월간 순위를 정하는 앱으로, 3천만 표 이상을 득표한 가수에게는 서울 주요 지하철역 응원 광고 등의 리워드가 주어진다. 황영웅은 월간·주간 연속 1위는 물론, 여러 차례 3천만 표를 상회하는 기록으로 광고 혜택까지 동시에 확보하고 있다.

팬덤의 결속력은 단순한 투표를 넘어 사회공헌으로도 이어진다. 황영웅과 팬들은 올해 상반기 동안 기부와 봉사활동에 활발히 참여했다. 사랑의열매에 1억 원을 기부한 것을 비롯해, 광주, 대구, 경기 등 전국 각지에서 삼계탕 나눔, 급식소 운영비 후원, 빵·국수 나눔 봉사 등 다양한 선행 활동이 이어졌다.

오는 8월 15일부터 17일까지는 서울 연세대학교 대강당에서 공식 팬미팅을 개최할 예정이다. 지난해 여름에 이어 2년 연속 열리는 대규모 팬미팅으로, ‘데이트’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팬들과의 친밀한 교감을 예고했다. 소속사 측은 “황영웅 본인이 직접 기획부터 참여하며 팬들과의 진심 어린 만남을 준비 중”이라 밝혔다.

여전히 지상파나 종편 예능에는 등장하지 않지만, 황영웅은 그 자신만의 루트를 통해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방송 노출 없이 대중성과 팬심을 동시에 겨냥하는 전략은 기존 방송 의존형 가수들과 다른 흐름을 보여준다.

한때는 하차해야 할 가수였던 황영웅이, 이제 ‘팬덤으로만 움직이는 가수’라는 새로운 모델을 만들고 있다. 방송은 없지만, 차트에는 있는 이름. 적어도 지워지지 않은 존재감만큼은 확실하다.

박지혜 기자 bjh@bn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