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인터뷰] 별, 기지개를 켜다

임재호 기자
2023-03-02 15:2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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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의는 samplas, 슈즈는 오들리워크샵 제품.

‘12월 32일’, ‘안부’, ‘귀여워’ 등으로 메마른 감성을 촉촉하게 적셔주는 아리따운 음색을 가진 가수 ‘별’.

그가 14년 만에 정규 앨범 ‘Startrail’을 발매하며 가수 ‘별’로서 활동의 기지개를 켠다. ‘별의 궤적’이라는 의미의 타이틀인 이번 앨범은 그의 20주년을 기념하기도 하는 앨범이기도.

가수뿐만 아니라 예능, 그리고 뮤지컬 ‘친정 엄마’로 무대에 오르는 모습까지 다채로운 모습으로 반짝일 그의 모습이 기대된다. 

활동의 신호탄과 함께 bnt가 별과 만났다. 언제나 반짝이고 있던 그의 속내를 지금부터 함께 들어보자.

Q. 오늘 화보 촬영 소감은 

“오늘 의상과 콘셉트 모두 다양하게 할 수 있어서 너무 재밌게 했다. 기분 좋다” 

Q. 근황은 

“앨범 내고 활동하는 시스템이 내가 예전에 활동했던 시절과 조금 달라졌더라. 앨범이 나와서 바쁜 것도 사실이지만 그런 것보다도 활동을 길게 놓고 봤을 때, 앨범은 이제 시작이고 뮤지컬도 준비하고 있고 새로 하게 된 가족 예능도 있다. 준비해 놓은 활동이 다양한 방면으로 있기에 열심히 바쁘게 지내고 있다” 

Q. 어떤 뮤지컬인지 

“뮤지컬 ‘친정 엄마’다. 티켓이 오픈된 상태다. 3월 말부터 6월까지 뮤지컬 하느라 바쁠 예정이다” 

Q. 오랜만에 하는 화보 촬영 작업이라고. 오늘 맘에 들었던 콘셉트는 무엇인가 

“러블리한 콘셉트는 팬분들이 가장 좋아하고 내겐 ‘안전빵’이다(웃음). 여러 가지 시도를 했어도 내 맘에 쏙 드는 결과물이 나오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보통 내가 많이 하던 걸 좋아하시더라. 오늘은 사실 다 맘에 든다. 개구지고 장난기 있는 콘셉트가 좋다. 이게 사실 나다운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Q. 1월에 ‘Startrail’이라는 앨범으로 컴백했다. 14년 만의 정규 앨범이었는데 감회가 어떤지 

“앨범 만들면서 ‘이게 가능한 일인가’라며 스스로 의심하고 질문했다. 정규 앨범을 제작한다는 것 자체가 환경적으로 내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 육아도 해야 하고 공백기도 길었다. 결과물이 맘에 들게, 원하는 시기에 나올 수 있을까 걱정이 컸는데 다행히 만족스럽게 완성이 됐다. 너무 행복하고 후회 없다. 20주년을 기념하는 앨범이다. 22년도가 20주년인데 해가 바뀌어서 21주년에 발매하게 됐다(웃음). 20주년엔 꼭 정규를 내야겠다고 꼭 결심하고 있었다” 

Q. 곡 수집 과정에서 어려운 점은 없었나 

“쉽지 않았던 걸 알았기에 정규 앨범을 기획할 때부터 정말 오래 걸렸다. 녹음 전 방향성과 곡 수집, 리스트 제작, 타이틀 선정, 타이틀에 맞는 콘셉트와 뮤직 비디오 설정 등 모든 과정에 많은 에너지를 쏟았다. 500~600곡 정도 받았다고 생각했는데 회사 직원이 1,000곡 넘게 받았다고 하더라(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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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상은 andend, 주얼리는 마티아스 제품.

Q. 앨범의 이름이 Startrail, 별의 궤적이라는 의미다. 그간 활동했던 모습을 떠올려보면 어떤 마음이 드는지 

“앨범 만들 때마다 내가 발표했던 곡들을 쭉 들어본다. 내게 의식 같은 일이다. 노래를 하면서 느꼈던 감정과 앨범을 만들며 생각했던 것들이 떠오른다. 이번에도 그런 시간을 가졌는데 참 많은 노래들을 했더라. ‘20주년’이란 의미를 자신과 앨범에게 부여하면서 감동으로 다가왔던 부분이 있다. ‘20년 차 가수’라는 게 되게 옛날 사람처럼 느껴질 수 있지 않나. 그런데 음원 사이트 댓글을 보면 최근 날짜인데도 ‘언니 이 노래 아직도 잘 듣고 있어요’라는 댓글이 있더라. 감회가 새롭다” 

“오래 노래해서 좋은 점이 있다면 듣는 분들의 추억 속에 내 노래가 있더라. 이게 내게 굉장히 큰 의미다. 내게도 예전을 돌아보면 이런 노래가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 이 속에 팬분들의 이야기도 녹아들어 있어 이게 정말 감동이었다”

Q. 오랜 기간 열심히 활동했던 나 자신을 토닥이는 한 마디를 해본다면 

“이 자리에 잘 버텨줬다고 말하고 싶다. 방송할 때 작가분들이 나를 소개할 때 ‘언제나 빛나고 있었던 별’이라는 멘트를 종종 써준다. 생각해 보면 나는 아이를 키우고 나의 시간을 가질 때 본의 아닌 공백을 가지며 내 인생을 살고 있었다. 무대를 떠난 적은 없는데 떠난 것 같아 서글퍼질 때가 있었다. 별은 언제나 빛나지만 낮에 안 보일 뿐이다. 지금 내가 빛을 낼 수 있는 때라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나의 시간이 왔으니 잘 버텨줬다고 생각한다” 

Q. 예명이 ‘별’인 이유는 

“박진영 오빠가 지어줬는데, 그때 자연 친화적인 이름에 꽂혀있었던 것 같다(웃음). ‘비’, ‘노을’, ‘별’ 등등(웃음). 그땐 내가 정할 수 있는 권한이 없었다. 그냥 갑자기 ‘넌 이제부터 별이야’라고 했다” 

Q. 앨범의 타이틀인 ‘오후’와 ‘You’re’를 간단히 소개한다면 

“’오후’는 브라운아이드소울의 영준이 작사, 작곡한 곡이다. 20주년 기념 앨범의 타이틀에 걸맞는, ‘이게 별이지!’할 수 있는 곡이다. 나의 감성과 목소리가 잘 묻어난 곡이다. 이견 없이 타이틀로 선정하게 됐다” 

“‘You’re’ 같은 경우 낯선 느낌을 주는 곡은 아니지만, 그동안 불렀던 아련한 발라드와 다르게 이 곡은 가사 자체도 러블리한 곡이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운명처럼 이끌리는 느낌을 노래한 곡이다. ‘오후’와 대비될 수 있는 사랑스러운 노래다”

Q. 이번 앨범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곡은 무엇인가 

“유난히 이번 앨범은 하나를 꼽기 힘들다. 그때그때 다른 거 같다. 오늘은 ‘노래’라는 곡이다. 돌아가신 아버지 얘기를 처음으로 노래에 담은 곡이다. 나한테 ‘노래’가 어떤 의미인지 쓰고 싶었는데, 기억을 더듬다 보니 아버지가 계시더라.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을 담아낸 곡이다” 

Q. 컴백 때 딩고 라이브에 출연해 여러 히트곡 메들리를 들려주기도. 출연 소감은 어땠나

“끊어갈 수 없으니 원테이크로 간다. NG가 날 때가 있다. 그럼 처음부터 다시 가야 한다(웃음). 남편인 하하가 먼저 ‘킬링 벌스’에 출연한 적이 있어 상황에 대해 듣고 갔다. 그리고 나윤권의 ‘킬링 보이스’에 내가 잠깐 출연했어서 이미 알고 있었다(웃음). 이번엔 온전히 내 노래를 부르기 위해 출연한 것이라 집중하기 바빴다. 재밌게 했다(웃음)” 

Q. 앨범이 아닌 그동안 별의 노래 중 가장 애착이 가는 곡이 있다면 어떤 곡인지 

“모든 가수가 그럴 것 같은데 가장 먼저 자기의 이름을 알릴 수 있던 곡을 꼽지 않을까. 나는 ‘12월 32일’이다. 정말 운이 좋게도 데뷔곡이 잘 됐다”

Q. 데뷔곡 ‘12월 32일’의 콘셉트가 특이했다. 처음에 어땠는지 

“신비롭게 느껴졌다. 평범하지 않았다(웃음). 정말 좋은 곡과 콘셉트로 데뷔해 지금 생각해 보면 너무 감사하다. 그렇지만 첫 작품이 너무 좋으면 그다음에 부담감이 커지지 않나. 내게도 부담감이 조금 있었다” 

Q. 누군가의 아내, 누군가의 엄마가 아닌 온전한 ‘별’로서 오랜만에 활동한 소감 

“이것이 얼마나 쉽지 않은 일인지 몸소 경험했기에 너무 소중하다. 스스로 내가 대단하다고 하는 말이 아니라, 이렇게 아이들을 키우며 무대에서 노래한다는 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한지 알고 있어서 하는 말이다. 이렇게 화보 촬영 할 때도 어머니가 아이들을 봐주셔야 하고, 녹음할 때도 남편이 스케줄이 끝나자마자 바로 집에 가서 아이들을 봐줬다. 많은 사람들의 도움이 있어서 가능했다. 이 기회를 당연히 생각하지 않고 소중히 여기고, 열심히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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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상은 서쿠키 제품.

Q. 작년엔 tvN ‘엄마는 아이돌’에 출연해 새로운 모습을 보여줬다. 출연 전 고민됐던 것이나 망설여지는 부분도 있었나 

“일단 그룹이 만들어지고 활동을 해야 하는 부분이면, 실제로 아이돌의 커리어를 가지고 있는 다른 멤버들에게 피해를 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근데 살면서 다시는 안 올 기회라고 생각해 정말 도전하고 싶어서 그 부분을 망설였던 것 같다. 결과적으론 정말 잘 도전했고 인생에서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았다” 

Q. ‘엄마는 아이돌’을 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나 감동적이었던 순간은 

“경력 단절 됐던 엄마들이 파스 붙여가며 연습해 ‘엠카운트다운’에 출연했을 때다. 모든 순간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데뷔와 동시에 엔딩이었는데, 무대가 끝나고 부둥켜안고 다 같이 울었다(웃음)”

Q. ‘엄마는 아이돌’을 본 하하와 아이들의 반응은 어땠는지 궁금하다. 

“너무 자랑스러워해 주고 좋아해 줬다. 큰 아이도 ‘엄마는 왜 맨날 슬픈 노래만 부르냐’고 했는데, 화려한 모습과 신나는 노랠 부르니 좋아하더라(웃음). 막내도 안무를 따라 추고 그랬다(웃음)” 

Q. 아이 셋의 어머니다. 육아를 하면서 힘들 때는 어떤 때인지 (에피소드가 있다면) 

“매일 힘들다. 오늘 아침에도 힘들었다(웃음). 누군가가 아이를 케어해 준다고 해도, 엄마는 엄마라는 역할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육아가 가장 힘들다. 스케줄은 너무 즐겁고 감사한 일이다(웃음)” 

Q. 2023년이 밝은지 두 달이 넘었다. 올해 꼭 이루고 싶은 목표나 계획이 있다면 

“이런저런 일들을 많이 계획되어 있어서, 이걸 잘 끌고 가서 잘 마무리하는 게 내 계획이다. 팬분들이 나를 정말 오래 기다려주었기에 노래하고 무대에 서는 것뿐만 아니라, 뮤지컬, 예능 등 여러 방면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팬분들에게 많이 모습을 비추고 싶다”

Q. ‘별’이 아닌 ‘인간 김고은’으로서 목표는 

“똑같다. 아이들이 얼마나 커야 이룰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올 한 해도 일을 시작했다고 해서 아이들이 엄마의 빈자리나 결핍, 외로움을 느끼지 않도록 많은 부분을 신경 쓰고 있다. 인간 김고은인데 엄마의 역할을 얘기할 수밖에 없게 됐다. 당연한 건데 약간 슬프다. 하지만 떨어뜨려서 생각할 수 없다(웃음)” 

Q. 앞으로도 꾸준한 앨범 발매 등 가수로서의 계획이 있는지 

“당연히 있다. 우선 3월 28일부터 우선 뮤지컬 ‘친정 엄마’로 관객들을 찾아 뵐 예정이다. 한창 연습 중이다. 김수미, 박정수, 정경순, 김서라 선생님들과 호흡을 맞춘다. 너무 배우는 게 많을 것 같아 겁도 없이 도전했고, 표현해 낼 수 있는 역할인 것 같아 도전했다. 친정 엄마의 딸이자, 결혼해서 딸을 낳은 누군가의 엄마 역할이다. 내가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은 역할이다” 

Q. 발라드가 아닌 욕심나는 다른 장르가 있다면 

“힙합을 좋아해서 힙합에 도전하고 싶다(웃음). ‘BIG Naughty(서동현)’의 팬이다. 남편한테 자주 말하는데 이상형이 아니라 ‘아들상형’이다(웃음). 나중에 우리 드림이가 음악을 한다고 하면 저렇게 음악 하면 좋겠다고 가끔 생각한다” 

Q. 응원해 주는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 

“그냥 날 기다려줘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예전부터 팬이었던 친구들이 지금은 다 결혼해서 아기도 낳았더라. 요즘도 내 노래 다 들어주고 라디오 방송에 나온 것도 댓글 남겨주고 하더라. 너무 고맙다”

Q. 대중들에게 가수 ‘별’이 어떻게 기억되고 싶은지 궁금하다

“노래로 기억되고 싶다. 가수는 노래로 기억되는 게 가장 의미 있는 일이지 않나. 가수는 노래가 남는 거다. 사람들의 마음을 울렸던 노래는 계속 남는다고 생각한다”

임재호 기자 mirage0613@bn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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