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김혜수가 tvN 토일드라마 ‘슈룹’에서 변화무쌍한 연기 스펙트럼을 펼쳐내며 자신만의 장르를 만들어 가고 있다.
지난 16일 전파를 탄 '슈룹' 2회에서는 혈허궐을 앓고 있는 왕세자(배인혁)를 위해 같은 병으로 아들 태인세자를 떠나보낸 바 있는 윤왕후(서이숙)를 찾아간 임화령(김혜수)의 모습이 담겼다.

하지만 이내 화령은 또 다른 고비를 맞았다. 덜 속 썩이는 왕자였던 계성대군(유선호)의 비밀을 알게 된 것이다. 왕세자를 대신할 왕자가 있다면 바로 계성대군이어야 하는데 그의 은밀한 사정은 큰 약점이 될 수 밖에 없었다.
어찌 할 바를 모르던 화령은 어려서 그랬듯 자신만의 장소, 함실 아궁이 앞에 쪼그려 앉은 채 오열했다. 신상궁(박준면)에게 “아무리 찾아도 이 궐 안엔 내가 소리 내어 울 곳이 없다”고 말하는 장면은 매일매일 신경을 곤두세우고 홀로 싸워 나가야 하는 그의 운명을 담고 있었다.
화령을 울게 한 장본인이 왕자들이었지만 숨통을 트이게 해주는 유일한 존재도 역시 왕자들이었다. 화령은 자식들 앞에서는 “배동 한 번 해보자!”며 유쾌하고 기운 넘치는 모습으로 왕자들을 독려했다.
이날 ‘슈룹’ 2회에서는 더 이상 물러설 곳 없는 처지에 놓인 화령이 ‘뜨거운 교육열’을 갖게 된 이유를 공개하며 앞으로의 전개에 기대감을 불러 일으켰다.
이 과정에서 김혜수는 다양한 감정선을 자연스럽게 연결하며 대체불가의 연기력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아궁이 앞에서 오열하는 화령의 모습으로 무너지기 일보 직전인 인간의 내면을 극적으로 그려내며 연민을 자아내는가 하면 왕자들과 함께 있을 때는 밝은 톤으로 무게감을 덜어내며 유쾌한 에너지를 불어 넣는 등 빈틈 없는 캐릭터를 만들어 가고 있다.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역대급 중전 ‘화령’이 사랑하는 왕자들을 위해 어떻게 고난과 역경을 해쳐 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송미희 기자 tinpa@bn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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