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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르미 종영②] 박보검, 그가 ‘택’과 ‘이영’을 만나기까지

2016-10-21 10: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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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은 기자]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 온다”

지난 10월18일 KBS2 월화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극본 김민정 임예진, 연출 김성윤 백상훈 / 이하 구르미)’이 18부작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평균 시청률은 16.9%를 기록, 동시간대 시청률 1위의 자리를 수성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극을 이끌었던 배우 박보검은 ‘국민 왕세자’라는 수식어를 탄생시키며 대세 자리를 굳건히 했다.

지금의 박보검이 있기까지 한 순간에 이뤄진 일은 아니다. 그의 뒤엔 탄탄한 필모그래피가 자리하고 있다. 2011년 영화 ‘블라인드’로 데뷔한 그는 ‘각시탈(2012)’, ‘원더풀 마마(2013)’, ‘참 좋은 시절(2014)’, ‘내일도 칸타빌레(2014)’, ‘너를 기억해(2015)’ 등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종횡무진하며 다양한 연기 스펙트럼을 쌓았다. 주조연을 가리지 않고 거쳐간 숱한 작품들은 성장을 위한 밑거름이 되었다.

그 중에서도 그의 대표작 tvN ‘응답하라 1988(극본 이우정, 연출 신원호/ 이하 응팔)’을 빼놓을 수 없다. 극 초반 박보검이 차지하는 비중은 적었다. 그가 맡은 ‘택’은 바둑밖에 모르는 천재 바둑기사로 말수가 적을 뿐 아니라, 뭐하나 제대로 할 줄 모르는 ‘등신’에 불과했기 때문. 티 없이 맑은 미소와 함께 “덕선아”를 외치는 모습은 언제 봐도 압권이다.

그러나 극 후반으로 진행될수록 두각을 드러냈다. 극중 덕선(혜리)을 둘러싼 남편 찾기가 진행되는 내내, 시청자들은 정환(류준열)을 두고 ‘어남류(어차피 남편은 류준열)’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키며 결말을 예상했다. 그러나 택이 사랑 앞에서 점차 당돌해지는가 싶더니 숨겨왔던 상남자 매력을 드러내며 ‘어남택’으로 몰아간 것. 박보검은 순수한 소년미와 동시에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내포하는 ‘택’을 만나 마침내 제 옷을 입었다.

‘응팔’을 통해 단숨에 대세 반열에 오른 박보검. 그는 차기작 KBS2 ‘구르미 그린 달빛(극본 김민정 임예진, 연출 김성윤 백상훈)’을 통해 또 다른 인생 캐릭터 츤데레 왕세자 ‘이영’ 역을 만나게 됐다. 전작 ‘응팔’과는 또 다른 퓨전 사극이라는 장르임과 동시에 멜로물이라는 점에서 방영 전부터 이목을 끌었다.

결과적으로 그의 선택은 옳았다. 어리숙하고 능청스러운 왕세자의 모습으로 시작해, 외척세력의 계략과 도발에도 물러서지 않는 강인함을 선보였다. 사랑하는 정인 앞에서는 한 없이 부드러운 면모로 멜로 눈빛을 장착, 보기만 해도 꿀 떨어지는 명장면을 탄생시켰다.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가히 완성형 멜로물이라 불리고 있다.

이쯤 되면 캐릭터가 박보검의 덕을 볼 정도다. 앞으로 또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 그의 무한한 변신이 벌써부터 기다려지는 이유다. (사진제공: KBS2 ‘구르미 그린 달빛’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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