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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데뷔 12년차, 신(新)인 배우 권해성

2016-09-21 11:12:35

[김민수 기자] tvN 드라마 ‘또 오해영’에서 해영의 직장 상사로 등장해 보는 이들의 시선을 자극하며 호감형 배우로 자리 잡은 권해성.

그의 이번 드라마는 단순히 자신을 알렸다는 것뿐 아니라 개명 후 첫 작품으로 활동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어 의미가 더욱 크다. 더불어 기회의 시작이었는지 영화 ‘독서충’ 주연으로 발탁된 그가 브라운관에서 보여준 모습과 달리 12년의 노하우를 담은 배우의 진가를 선보일 예정이다.

어느 덧 데뷔한지 10년이 넘었지만 연기의 또 다른 재미를 느끼고 있다는 그. 영화 ‘독서충’에서 과연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를 한껏 모은 권해성과 이야기를 나눠봤다.

Q. 오랜만에 하는 화보 촬영 어땠는가

2004년 이후로 거의 10년 만에 하는 화보 촬영인 것 같다(웃음). 아내와 둘이 했던 웨딩 화보 촬영 말고는 오랜만인데 주위에서 편하게 잘 해줘서 크게 긴장하지 않고 촬영했다.

Q. 마음에 들었던 컨셉이 따로 있다면

지금 출연 중인 영화 ‘독서충’ 때문에 수염을 깎지 못하고 있었는데 첫 번째 컨셉하고 마지막 컨셉이 다른 느낌으로 나와서 다행이더라. 전부 마음에 들었다.

Q. 일단 권민이란 이름에서 권해성으로 개명한 이유가 있다면

우리 어머니도 그렇고 장모님도 그렇고 일이 잘 풀리지 않는 것 같다고 하시면서 이름에 대한 이야기를 하시더라. 그런데 장모님이 정확하게 4월31일에 자고 있는 나를 깨우고 아내와 함께 철학관으로 데려갔다(웃음). 얼떨결에 바꾸게 되었는데 예전부터 개명하고 싶다는 생각을 막연하게 가지고 있었다.

사실 배우가 개명을 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 않나. 그리고 나는 35년을 권민이란 이름으로 배우 활동을 했었는데 말이다. 하지만 권해성이란 이름으로 개명을 한 후 예전에 대한 이름은 미련이 없다.

Q. 이름 효과는 봤는가

5월1일에 권해성이란 이름으로 활동을 시작했는데 tvN 드라마 ‘또 오해영’이 5월2일에 첫 방영을 했었다. 그 드라마가 ‘태양의 후예’ 다음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이 아닌가 생각이 드는데 개명한 이후에 출연했던 드라마라서 그런지 여태 출연했던 작품보다 인지도 부분에서 많이 알아본다(웃음). 그리고 주위에서 지인들이 권민보다 권해성이 더 본명 같다고 그러더라.


Q. 데뷔한지 10년이 넘었다. 연기를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

영화 ‘썸’이라는 작품과 MBC 베스트 극장이란 방송에 출연하면서 거의 같은 해 같은 시기에 데뷔를 하게 되었다. 원래 미술 전공이어서 미술학원에 다니고 있었는데 20살, 21살 때 길거리 캐스팅으로 우연치 않게 오디션을 봤고 연기를 시작하게 된 것 같다. 그때 미술학원에 다녔던 학원비로 연기학원을 다녔었다(웃음). 그래서 연극영화과에 진학하게 되었다.

Q. 유난히 19금 작품이 많더라
그때는 내가 데뷔 초였기 때문에 무조건 열심히 해야 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그래서 오디션이 있다고 하면 무조건 한다고 했고 베드신이 있다고 하면 그런 부분도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이었다. 또 당시에는 내 스스로가 베드신을 거부하면 연기자로서 자세가 안 된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항상 최선을 다했던 것 같다.

Q. 당시 주변 반응은

부모님, 친척들 전부 다 봤는데 이제 어른이라고 하시더라(웃음). 그리고 아버지 같은 경우에는 당연히 야한 신이 있다면 해야 된다고 생각하신다. 또 재미있는 것은 내가 처음 장인어른, 장모님에게 인사드리러 갔을 때 아셨던 것 같다. 야한 장면이 나왔던 작품들은 전부 보셨다고 하시더라. 장인어른이 야한 것을 좋아하시는데 장모님 몰래 보신다고(웃음).

솔직히 크게 신경은 쓰지 않지만 예전에는 방영이 되었을 때 이러다 이런 이미지의 배우로 각인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약간의 걱정도 했었지만 그 이후로 꾸준히 공중파 작품에 출연했었고 영화도 계속 하게 되었다.

Q. 지금까지 기억에 남는 작품이 있다면

역시 ‘또 오해영’이 아닌가 한다. 내가 사실 연기를 하면서 즐거웠던 적이 손가락으로 꼽는데 ‘또 오해영’은 연기를 하면서 정말 재미있더라. 되게 신났었다. 배우들과도 친했었고 스태프들도 밝았고 그 분위기 속에 있는 것 자체가 행복이었다. 또 이 작품을 출연하기 전 육아에 지쳐있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비중이 크든 작든 굉장히 감사했고 나에겐 소중한 작품이었다.

Q. tvN 드라마 ‘또 오해영’ 성진 역 섭외

당시 일이 없을 때 집에서 육아만 보고 있었다. 그러던 중 송현욱 감독님한테 전화가 온 것이다. ‘응급남녀’ 작품을 할 때 B팀 감독님이셨는데 그때 감독님이 내 중요한 장면들을 대부분 촬영해주셨었다.

너무 섬세하게 잘 살려주셔서 기억에 많이 남았고 아내에게도 감독님 이야기를 자주 하곤 했었는데 2년 만에 연락이 와주셔서 같이 하자고 하시더라. 당시 육아에 지쳐있는 상황이라 캐릭터, 내용, 비중 아무것도 묻지도 않고 바로 하겠다고 했다(웃음). 정말 감사하더라.

Q. ‘또 오해영’ 이후 찾아온 변화가 있다면

일단 시청자 분들에게 권해성이란 배우를 조금 더 알릴 수 있었던 계기가 아니었나 싶다. 알릴 수 있다는 것이 정말 큰 것이더라. 거기다가 호감형으로 알릴 수 있어서 ‘오해영’ 덕을 봤다. 그리고 주변에서도 내가 출연했던 작품 중에서 가장 잘했다고 하고 심지어 내 친동생은 연기가 늘었다고 하더라(웃음). 내 참 어이가 없어서. 지금 나는 다시 시작하는 마음이다.

Q. ‘또 오해영’ 에피소드가 있다면

나는 사실 주요인물 중 같이 연기했던 배우가 서현진 씨와 예지원 선배밖에 없다. 그리고 또 ‘또 오해영’ 출연진들을 포상휴가 때 가서 보게 되었다. 에피소드라고 말할만한 일이 없는데 하나를 뽑자면 서현진 씨와 같이 커피를 타는 장면이 있었다. 지문에도 전혀 없었는데 서현진 씨가 콧노래를 흥얼거리면서 춤을 추는데 나도 모르게 같이 흥에 겨워서 춤을 추게 되더라. 브라운관으로는 드러나지 않았겠지만 연기자에겐 서로 말을 하지 않아도 호흡이라는 것을 느끼게 해준 부분이 아니었을까.

Q. 포상휴가

너무X100(웃음) 재미있더라. 전부 포함해서 100명 정도 푸켓으로 여행을 갔는데 맨날 술만 마셨다. 잠도 많이 안자고 아침까지 계속 술 마시고 낮에도 계속 술만 마셨던 기억이 있다. 미친 듯이 놀았던 것 같다.


Q. 실제로 봤던 에릭과 서현진은 어떤 사람인가

에릭 형과는 사실 촬영할 때 붙어있던 적이 없어서 그렇게 친하게 지내지 않았지만 푸켓에서 많은 이야기를 했고 그것을 통해 봤던 에릭 형은 남자가 봐도 정말 멋졌다. 사람들을 모두 아우르는 특별한 매력이 있더라. 그리고 서현진 씨는 말할 것도 없다. 너무 예의바르고 성실하고 배울 점이 많은 배우다.

Q. ‘또 오해영’은 어떤 작품인가

연기에 대한 욕심을 생기게 해준 작품이다. 더 잘하고 싶어졌고 내가 더욱 더 실력을 쌓아서 좋은 역할을 맡았을 때 ‘또 오해영’에 나왔던 배우들처럼 제대로 보여주고 싶은 욕심이 생겼던 작품이다.

Q. 그리고 처음에 언급했던 출연 중인 영화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 부탁한다

‘독서충’이라는 작품이다. 사업 실패로 아내와 딸을 잃은 30대 중반의 한 남자가 도서관에 있는 모든 책들을 읽고 자살을 하겠다는 내용으로 마지막 한권을 남겨둔 채 빌려간 사람을 찾아가면서 얽히고설킨 이야기다.

다시 살아보자는 의지를 가진 의미의 영화인데 시나리오를 받고 정말 매력이 있어서 무조건 출연하겠다고 했다.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내가 전부 이끌고 가는데 체력적으로 힘들고 부담도 많이 되더라(웃음). 이제 마지막 촬영을 남겨두고 있는데 정말 많이 배웠고 보람이 있었던 작업이었다. 기대해도 좋을 만한 영화이니 많은 관심을 갖고 봐줬으면 좋겠다.

Q. 딸이 너무 예쁘더라. 딸과 많이 놀아주는 편인가

촬영이 없을 때 되도록 많이 놀아주려고 노력한다. 한번은 내가 너무 바빠서 집을 들어가지 못한 적이 있었다. 그때 아이가 아빠를 너무 보고 싶다고 말을 했다 하더라. 21개월 밖에 되지 않은 아이가 말이다. 그리고 사실 장모님이 많이 봐주신다. 속으로 죄송하기도 하고 감사하기도 한다.

Q. 아내 윤지민과의 만남

연극할 때 만나게 되었는데 아내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원래 이쪽 일과 관련된 사람은 만나지 않으려고 했었다. 당시 2개월 정도 연극 연습을 하는데 매일 보게 되니깐 사람의 성향을 알게 되지 않나. 그래서 서로 호감은 가지고 있었지만 아까 언급했다시피 이쪽 사람들은 만나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연극 공연을 하고 있을 중간쯤에 웨딩화보를 하게 되었는데 아내가 파트너로 나를 추천해 주더라(웃음). 그전부터 내가 계속 일 있으면 소개 좀 해주라는 것도 있었고 말이다. 그렇게 이틀을 촬영하게 되었는데 마지막 촬영 때 서로가 표현을 했고 2년 넘게 연애를 한 후 결혼을 되었다. 현재 아내는 MBC에서 새롭게 방영하는 드라마 ‘캐리어를 끄는 여자’에 출연한다.

Q. 마지막으로 계획과 목표에 대해

사실 목표는 없다. 배우는 선택을 받는 직업이기 때문에 우리가 목표를 세운다고 되는 것이 아니지 않나(웃음). 계속 좋은 작품을 했으면 좋겠고 역할이 주어졌을 때 권해성이 아닌 그 캐릭터로 보여지도록 연기를 할 수 있는 배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리고 영화 말고도 대학로에서 ‘놈놈놈’이라는 연극을 하고 있는데 11월, 12월에 공연을 한다. 항상 연습을 하고 있는데 쉬지 않고 계속 해야 할 것 같다. 나는 그래야 되는 것 같고 내실을 다지고 캐릭터가 보여지는 배우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마지막으로 우리 딸, 건강하고 착하게 자라줬으면 좋겠다(웃음). 사랑한다.

기획 진행: 김민수
포토: bnt포토그래퍼 이규현
의상: 슈퍼스타아이, 비아바이이정기
슈즈: 로크 바이 젠틀커브
헤어: 헤리페리 이윤지 실장
메이크업: 헤리페리 인영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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