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완선 기자] 2008년 영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에서 단역으로 출연했던 소녀는 2011년 SBS 드라마 ‘더 뮤지컬’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이름을 알리는 듯 했다.
하지만 홀연히 대중들의 기억에서 사라져버린 기은세가 SNS스타가 되어 스튜디오에 나타났다. 오랜만에 대중 앞에 선 기은세의 모습에서 수줍음보다 여유로움이 느껴졌다.
bnt뉴스와 만난 기은세는 연기부터 SNS스타, 미술학도와 같은 감각적인 모습을 모두 보여주었으며 카메라의 셔터가 닫힐 때면 마치 모델과 같은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촬영 중간마다 스텝들을 챙기며 분위기를 주도하는 모습과 시안을 정확히 파악하는 그는 어느 상황, 어느 위치에 있어도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는 분위기 아티스트였다.
예술적 기질
어릴 적 기은세의 꿈은 배우. 하지만 명확하게 ‘배우’라는 직업 보다는 방송일, 즉 말하는 직업을 갖고 싶었다. 때문에 그는 아나운서나 성우의 꿈을 꾼 적도 있었다고.
어린 시절 시작했던 모델과 연습생 생활은 힘들었던 경험이었지만 이로 인해 ‘그림’을 시작하는 계기가 되었다.
“당시 연예계 일은 나와 맡지 않는다고 잠깐 생각한 적이 있어요. 그래서 연기 말고 내가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그림을 그리게 되었죠. 미대 입시를 3년 준비하고 그림을 전공하게 되었어요”
‘배우’ 기은세의 기억
2008년 영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을 기억 하는가. 이병헌, 정우성, 송강호가 출연했던 이 대작 속에는 기은세도 찾아볼 수 있다.
“이때가 이십 대 초반이었어요. 한참 그림을 그리다가 다시 배우의 길로 돌아왔을 때였죠. 이십 때 후반에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어요. “지금의 내가 그때로 돌아간다면 감독님 미팅 때 조금 더 좋은 역할을 따낼 수 있지 않았을까?” 그 때는 연기연습도 많이 부족했으니까요”
“저는 박기웅씨의 애인으로 출연했어요. 어릴 때부터 약혼된 박기웅씨가 구혜선씨를 만나면서 흔들리게 되는 내용이었죠. 저는 지고 지순한 캐릭터였기 때문에 일부러 눈 화장을 하지 않고 전체적인 메이크업도 연하게 했죠”

사랑의 힘
2011년, 기은세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액션스쿨을 다닐지 검도를 배울지 고민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 이후의 스토리는 어땠을까.
“결혼하기 얼마 전 인터뷰에요(웃음). 결국 액션스쿨도 다니지 않았고 따로 운동을 배우지도 않았죠. 남편이 너무 좋아서 지금이 아니면 안될 것 같아 결혼을 했고, 이후에는 결혼 생활에 충실했죠”
한참 연기자로서 꽃을 피우려 할 때 결혼을 택한 기은세. 그가 다시 우리 곁으로 돌아오게 된 계기는 바로 SNS였다.
“결혼 후 당연히 “방송활동을 못하겠구나”라고 생각했어요. 그때 참 신기하게도 다른 식으로 방송 활동을 하게 되는 계기가 생기게 되었죠”
“결혼하고 나서 집을 꾸미고, 요리를 하는 게 너무 재미있었어요 그러면서 일상을 카메라에 담아 SNS에 올리게 되었죠. 사람들이 관심을 보이고 반응을 보여주시는 게 너무 좋았고 더 열심히 활동하게 되었어요(웃음)”
사실 그의 인테리어 활동은 학창시절부터 시작된 것.
“어렸을 때 거실과 안방은 몰라도 내 방은 꼭 내가 꾸몄어요. 그 당시에 할 수 있는 것들은 다양하게 시도했던 것 같아요. 고등학교 때부터는 혼자 살게 되었고 당시의 원룸을 정말 예쁘게 꾸몄었죠. 아는 언니에게 소파를 얻어와 동대문 천 시장에서 산 예쁜 천으로 리폼을 하기도 했고요”
“저는 인테리어뿐만 아니라 요리, 패션 등 미와 연관된 것은 모두 좋아해요. 내 눈에 예쁜 것은 다 좋아요”
이제는 SNS 스타, 기은세
연기자를 꿈꿨던 기은세. SNS스타가 된 후 배우라는 직업에 대한 아쉬움은 없었을까.
“처음에는 너무 아쉬웠었죠. 끝까지 연기를 하고 싶었거든요. 저는 배우 신다은이랑 친한데요, 예를 들어 다은이가 드라마를 하고 있으면 너무 부럽고 나도 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커지곤 했죠. 그런데 마음을 비우고 생각해보니 포기할 것은 깨끗하게 포기하고 내가 정말 좋아하고, 잘하고, 사람들이 좋아해주는 일을 하는 게 맞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한동안 배우에 대한 아쉬운 마음도 있었다고 밝힌 그지만 현재 SNS스타로 활동하는 것이 제일 즐겁다고 했다. 또한 즐겁게 활동하다 보니 이제는 SNS스타로 TV에 비춰지고 있다.
“방송은 계속 하고 싶어요. 다만 연기가 아닌 제가 잘할 수 있는 인테리어 방송이라든지, 뷰티 방송 같은 것들을 하고 싶은 거죠. 방송인으로 활동을 하다가 배우 활동도 겸하는 분들도 있지만 저는 더 이상 연기가 본업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SNS를 본업으로 하고 싶어요(웃음) 요즘은 아프리가TV, 유투브, 네이버 TV캐스트 등 온라인 방송도 많잖아요, 이런 활동을 하는 것이 너무 재미있거든요. 앞으로 직접 연출도 해서 유투브를 찍어보고 싶기도 해요(웃음)”
도전하고 싶은 방송 프로그램
SNS스타가 된 기은세는 최근 인터넷 방송이나 ‘현장토크쇼 택시’, SBS 라디오 ‘최화정의 파워타임’ 등 다양한 활동 중. 현재 그가 보여주고 있는 방송과 앞으로 그가 새롭게 도전해보고 싶은 프로그램은 무엇일까.
“’냉장고를 부탁해’ 속 김풍씨를 보면 본 직업이 요리사가 아니기 때문에 생활에서 얻은 조리법을 사용하는 것을 볼 수 있어요. 그런 점들이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을 주죠. 저 역시 본업이 요리사는 아니지만 요리 프로그램을 재미있게 해보고 싶어요”
기은세가 말하길, 대한민국 요리 예능 프로그램에는 여성 셰프가 출연하는 경우가 극히 적다고 한다.
“아마도 여자들이 더 많이 보는 프로그램이라서 그런가요? 여성 셰프가 출연하는 프로그램이 적어서 아쉬워요. 그래서 지금 제가 요리 영상을 찍고 있어요. 일주일에 한편씩 나오니 꼭 지켜봐 주세요”
현재 기은세는 네이버 TV 캐스트와 유투브로 ‘기왕이면 언니들’이라는 프로그램을 방송 중이다. 수많은 팔로워를 거느린 기은세의 인기라면 곧 TV 프로그램에서도 그의 얼굴을 보는 일이 더욱 많아지지 않을까.

봐도 봐도 질리지 않는 기은세의 ‘러브 하우스’
2015년 12월1일 방송된 ‘현장토크쇼 택시’에는 기은세의 신혼집이 공개되며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공개된 그의 ‘러브 하우스’의 질리지 않는 인테리어 비법은 바로 ‘클래식’.
“큰 가구들은 쉽게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니 최소 10년은 유지할 것 같아요. 이제 더 이상 새로 무언가를 구입해서 꾸미는 것은 불가능하고 소소하게 할 수 있는 것들을 생각 중이죠. 예를 들면 벽 컬러를 바꿔준다든지 커튼을 바꾼다든지 말이에요.(웃음) 안방 벽 컬러를 바꾼다면 이불도 그에 맞추어 바꿔주겠죠?”
기은세의 신혼집은 앞서 한 매거진의 화보 촬영에서 주목 받은 바 있다. 한 번도 공개되지 않았던 그의 집이 매체에 공개되었던 순간을 들어보자.
“고등학교 때 친구가 지금 인스타일의 기자가 되어 있었어요. 그래서 제 신혼집을 처음으로 공개하게 되었죠. 이후 인스타일의 스타 TV에 에디터로서 참여해보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받았고, 변정수, 김새롬씨와 함께 각자 맡은 분야에서 영상을 찍고 있죠”
기은세가 말하는 질리지 않는 인테리어의 키 포인트는 바로 클래식함이다. 그의 말에 따르면 카펫과 커튼 같은 컬러감만을 활용해도 질리지 않는 ‘클래식’한 인테리어를 만들 수 있다고 한다. 만약 그 인테리어가 궁금하다면 ‘현장토크쇼 택시’ 기은세 편을 보거나 그의 SNS를 방문하면 된다.
“저의 본분은 주부이니까 최소한 일주일에 하루는 집안에서 집안일만 하고 있어요. 그러면서 ‘셀카’도 찍고 SNS에 올리는 거죠(웃음)”
기은세, 셀럽의 역할
스스로가 배우라고 불리는 것이 어색하고 민망하다는 기은세는 본인을 셀럽이라고 불러달라고 했다. 또한 화보 촬영의 모델 역할에 대해서는 언제나 즐거운 일이라고 답하기도.
“요즘도 저를 배우라고 불러주시는 분들이 많은데 지금의 저는 배우가 아니에요(웃음). 지금은 그냥 셀럽이라고 불리는 게 좋은 것 같아요. 올리비아 팔레르모, 페리스 힐튼, 킴 카다시안과 같은 사람들을 부를 때도 그냥 유명인이라는 말을 자연스럽게 쓰잖아요.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유명인 기은세’라고 부르면 조금 이상하긴 해요(웃음). 김나영씨를 ‘패션피플’이라고 부를 수 있듯, 저 역시 그저 셀럽이라고 불러 주시는게 맞는 것 같아요”
기은세의 ‘행복’은 현재 진행 중
bnt 화보 현장 속 기은세는 목표나 꿈이 뚜렷해 보이기 보다는 무척 편안해 보이는 모습이었다.
“더 스타가 되고 싶거나 야망이 있지는 않아요. 그냥 이대로 살아가는 게 행복해서 이런 활동을 하는 것일 뿐이에요. 예전에는 쫓기는 것 같은 기분과 더 잘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몰입했던 적도 있어요”
기은세는 이십 대 후반에 “이 나이에 연기자로서 성공을 못하면 끝나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던 적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결혼하고 나서는 모든 것이 달라졌어요. 원래 내가 잘 하던 그림에도 집중할 수 있었고요, 내가 알지 못했던 내 특기도 발견할 수 있었어요. 예를 들어 누군가를 위해 파티 준비를 하는 것이 저는 너무 즐거워요. 사실 새벽에 꽃 시장에도 가야하고 이만저만 준비기간도 길고 몸도 힘들긴 해요. 그래도 그게 고생처럼 느껴지지 않고 재미로 느껴지니 즐겁고 행복하죠”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그리고 그것이 자신의 업이라면 아마 몇 안 되는 축복받은 사람 중 하나일 것이다.
“제가 좋아하는 일들은 여자라면 살면서 한번쯤 관심을 갖게 되는 분야들이에요. 그리고 그런 것에 대한 나의 노하우나 취향들을 사람들에게 알려줄 수 있어 좋고요. 요즘은 세상이 좋아져서 TV에 출연하지 않아도 SNS를 통해 알려줄 수 있잖아요. 기회가 닿아 방송에서 소개할 수 있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어 좋겠죠”

살림의 전문가 기은세
기은세의 꿈은 바로 ‘살림의 전문가’. 그는 자신의 장기를 발휘해 대중들에게 흥미롭고 유용한 정보들을 전달하고 싶은 포부를 밝혔다.
“앞으로 아이도 가지게 될 것이고 환경의 변화도 생길 거에요. 그런 것들은 삶의 자연스러운 부분이니까요. 그 안에서 제가 좋아하는 요리, 꽃, 인테리어, DIY 등 모든 것들은 사람들에게 말해주고 싶어요. 그게 제 꿈이에요(웃음)”
삶은 때로는 자신이 계획하지 않았던 방향으로 흘러갈 수도 있다. 하지만 계획했던 것을 꼭 이루어야 한다는 법은 없다. 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사느냐가 훨씬 중요하기 때문이다. 기은세 역시 자신이 정말 행복해지는 일을 찾았고 대중에게 한 발짝 더 다가가고 있다.
그가 앞으로 들려줄 이야기들에 설렐 준비만 하면 된다.
기획 진행: 우지안, 박승현
포토: bnt포토그래퍼 권해근
의상: 더케이, 레미떼, 로우클래식
슈즈: 나무하나, 바바라, 세라, 페르쉐
주얼리: 미드나잇잉크
선글라스: 룩옵티컬
시계: 헨리런던
헤어: 정샘물 인스피레이션 청담 웨스트점 윤영 실장
메이크업: 정샘물 인스피레이션 청담 웨스트점 유희 부원장
장소협찬: AR스튜디오
bnt뉴스 기사제보 fashion@bn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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