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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핫펠트 예은의 ‘무한도전’

2014-09-24 12:0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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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혜진 기자] 원더걸스 예은이 핫펠트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대중 곁에 돌아왔다.

‘Tell me, Nobody’ 등의 신나는 댄스 곡을 부르던 아이돌 여가수는 온데간데 없고 예술적 감성이 풍부해진 감성적인 아티스트로서의 모습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더욱 깊고 넓어진 감수성으로 자신의 음악적 색깔을 분명히 드러내고 있는 핫펠트와의 인터뷰 스토리를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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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핫펠트’라는 이름으로 첫 솔로앨범을 가지고 나왔다. 예은이 아닌 ‘핫펠트’라는 새로운 예명을 사용한 이유는?
-핫펠트는 제가 작사, 작곡을 하면서 만든 제 필명이에요. 예은이라는 본명을 사용하게 되면 원더걸스 음악을 기대하는 분들이 들었을 때 너무 이질적인 느낌을 받으실 것 같았어요. 원더걸스 음악과 분리해서 가져가고 싶다는 생각에 핫펠트라는 예명을 사용했어요.

Q) 이번 앨범의 모든 곡을 작사, 작곡 했다고 알고 있다. 가사, 멜로디 등 원더걸스가 추구했던 음악과는 많이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번 앨범을 통해 대중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 어필하고자 하는 이미지가 있다면?
-처음부터 ‘원더걸스 음악과 다르게 만들어야지’ 하는 의도를 가지고 만든 건 아니었어요. Bond, Wherever Together 같은 경우에는 실제로 원더걸스를 생각하면서 쓴 곡이지만 만들고 보니 원더걸스의 색깔과는 많이 다르더라고요. 이번 곡은 저를 온전히 보여드리겠다는 생각이 컸고 더불어 제 스스로도 저만의 색깔을 찾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 거 같아요.

틀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음악 작업을 하고 싶었어요. 예은이라고 했을 때 사람들은 원더걸스를 떠올리며 댄스음악, 대중적인 음악을 기대해요. 하지만 저를 잘 아는 분들은 어쿠어스틱 기타, 피아노 위주의 잔잔한 음악을 하는 예은을 생각하곤 하죠. 사실 어떻게 보면 이것도 저고, 저것도 저인데 너무 양분화 되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래서 핫펠트라는 아티스트를 통해 경계를 무너뜨리고 가장 저다운 것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Q) 이제는 ‘싱어송라이터, 아티스트 예은’이라는 수식어가 더 잘 어울릴 정도로 예술적 감성이 풍부해진 거 같다. 이 의견에 대해 공감하는가?
-활동을 쉬면서 드라마, 뮤지컬을 하며 음악에 감정을 담는 작업을 많이 했어요. 뮤지컬 같은 경우는 깊은 감정을 표현하는 거잖아요. 연기를 하면서 제 안에 몰랐던 색깔을 찾게 됐고 생각도 더 풍부해진 거 같아요.

Q) 이번 타이틀 곡을 정하면서 JYP와 의견 충돌이 있었다고 들었다. 어떻게 설득시켰나?
-피디님은 제가 조금 더 친숙한 이미지로 나가기 원하셨어요. Bond 라는 4번 트랙을 타이틀로 하기 원하셨죠. ‘원더걸스의 연장선이기도 하고 너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라는 의견에서요. 그런데 곡 자체가 섹시하다 보니 저는 타이틀곡으로 ‘섹시는 아니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했어요. 섹시 콘셉트의 가수들이 너무 많기도 하고 굳이 나까지 섹시 콘셉트로 나갈 필요가 있을까라는 생각에서요. 결정적으로 ‘내가 뭐 섹시한 얘도 아닌데...’라는 생각을 한거죠.

조금 더 감정적으로 다가가길 원했고 나라는 사람이 가진 생각, 가사를 들여다 봐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하나의 이미지로만 굳혀지고 싶지 않아 피디님과 끝까지 많이 싸웠어요. 결국 JYP 내부 모니터 시스템에 의해 Ain`t Nobody가 예은을 보여주기 가장 좋을 것이라는 결론이 났어요.

또 피디님께서는 예은을 두고 왜 굳이 핫펠트라는 예명을 쓰냐고 못마땅해 하셨어요. 제가 좀 못된 것 같아요. 왜 이렇게 못됐지?(웃음) 어떤 사람들은 아이돌 예은을 기대하고 어떤 사람들은 아티스트 예은을 기대해요. 저는 그 경계를 무너뜨리고 싶었고 정형화 되어 있는 제 모습에서 벗어나고 싶었어요.

Q) 이번 앨범에서 특별히 애착이 가는 곡이 있다면?
-7번 트랙. 다운은 추모곡이에요. 저한테는 너무나 소중한 곡이고 이런 곡을 또 만들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해요. 팬 싸인회, 팬 까페 활동을 열심히 하던 친구 이야기에요. 많이 아프게 됐는데 본인도 자신의 병을 모른 채 떠났어요. 언제, 어떻게 떠날지 모르는 우리 인생의 순간순간을 더 소중하게 여기고 기억하자는 의미에서 만들었어요. 또 그 친구가 있었다는 것을 더 많은 사람들이 알아줬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에서 작사, 작곡했어요.

Q) 특별한 스토리가 있는 것 같은데?
-어느 날 제 동생한테 연락이 왔어요. “희민(다운의 팬 까페 활동명)이라는 친구가 내일 수술을 하는데 트위터에 멘션좀 해줘” 저는 그냥 가벼운 수술인 줄 알았고 바쁜 일을 핑계로 잊고 있었어요. 그러던 중 불치병에 걸린 아이들 소원을 들어주는 재단에서 연락이 왔어요. 시한부 선고를 받은 친구가 원더걸스를 보고 싶다고 신청을 했다고.

전혀 모르는 사람일 줄 알고 멤버들과 방문을 했는데 그 친구가 희민이었던 거죠. 운동장애가 와서 움직이지 못하는 상태였고 가족들마저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어요. 희민이를 살리고 싶어 백방으로 수소문 해봤어요. 그런데 운동장애가 오면 다른 치료는 힘들다고 하더라고요.

가족들이랑 다운이를 보러 한번 더 갔어요. 더 깊은 얘기도 나누고... 이게 마지막일 수도 있는데 희민이에게 할 수 있는 얘기가 “빨리 나아서 영화 보러 가자, 뭐 좋아해?” 등의 말밖에 없다는 사실이 너무 맘이 아팠어요. 전교 1등을 하던 친구였는데 수능 날에 떠났어요. 인생에 원더걸스, 공부밖에 없던 친구였기 때문에 지켜주지 못한 것에 대한 미안함이 컸어요.

한달 동안 패닉 상태에 빠졌어요. 내가 다운이를 위해 해줄 수 있는 게 뭘까 생각했고 혼자서 피아노 앞에 앉아 있다가 노래를 만들었어요. 아직도 들으면 눈물이 나고 저한테는 큰 의미가 있는 곡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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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예은이 추구하는 음악,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음악장르가 있다면?
-하이브리드식의 실험적인 음악을 하고 싶어요. 원래 제 음악적 성향은 알엔비 소울이에요. 보통 흑인음악이라고 많이 하죠. 근데 미국활동을 하면서 락 장르를 많이 접하다 보니 가사, 코드에 락적인 성향이 강하게 묻어나요. 외국에는 브리팝, 트리팝(락이면서 힙합) 등 다양한 장르의 실험적인 음악이 많은데 한국은 장르를 나누는 경향이 있어요. 그래서 저는 여러 장르를 믹스매치하는 음악을 해보고 싶어요.

콜라보를 많이 생각하고 있어요. 예전에 전인권 선배님이랑 같이 무대를 했었는데 정말 잊지 못할 순간이었어요. 앞으로는 락 아티스트 분들과 작업을 많이 해보고 싶어요. 지금은 힙합 하시는 분들과도 얘기 중이에요. 2집을 준비하기 전까지는 콜라보 무대를 많이 보여드릴 것 같아요.

Q) 데뷔 8년차. 지금까지 방송 활동을 해오며 내, 외적으로 변화한 부분이 있다면?
-옛날에는 무조건 잘되고 싶다는 생각이 컸어요. 그런데 요즘은 인기보다는 인정을 받고 싶은 욕구가 커요. 아티스트로서 저라는 사람을 좀 더 보여드리고 싶고 그만큼 잘되지 않더라도 내가 만족하고, 나를 자랑스러워 할 만한 무언가를 해내고 싶어요. 채워지고 싶은 욕구와 함께 삶의 밸런스를 찾아가고 싶다는 생각이에요. 인기라는 것에 목적을 두었다면 이제는 삶의 다양한 부분에서 밸런스를 맞춰야겠다고 생각하죠.

Q) 어린 나이지만 굉장히 조숙하고 강인해 보인다. 예은의 실제 성격은 어떤가?
-강하죠. 주관이 강하고 고집이 어마어마해요. 말싸움 했을 때 절대 안지는 스타일이에요. 안 그러려고 하는데 이해 안가는 상황에 맞닥뜨리면 절대 못 견뎌요. 모든 부분에 있어 그냥 좀 안 넘어가는 스타일이에요. 되게 쌘 데 또 되게 여려요. 중간이 없는 스타일.

예전에 박진영 피디님이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사람은 흑과 백의 색깔을 모두 가지고 있다. 보통 사람들은 이게 섞여 어느 정도의 회색을 띠고 살아가는데 너는 진짜 까맣고 진짜 하얀 것이 완전히 구분되어 있다. 물과 기름이 절대 섞이지 않는 것 처럼...

Q) 공백기간 동안 뮤지컬 삼총사(콘스탄스 역), 드라마 빠스껫 볼(고봉순 역) 등 연기에 도전한 경험이 있다. 연기에 도전한 이유는? 일반적인 아이돌의 연기 수순을 밟는 것인가? 앞으로 또 연기 계획이 있는가?
-저는 연기를 되게 좋아해요. 어릴 때부터 연기하는 것을 즐겼어요. 스토리를 만들어서 혼자 연기하고... 지금도 가끔씩 거울을 보며 대화를 나누죠. 다른 사람이 된다는 것 자체가 너무 흥미로워요.

연기는 너무 해보고 싶었고 좋은 경험이었어요. 특히 뮤지컬은 노래와 연기를 함께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길게 가져가고 싶은 장르 중 하나에요. 빠스껫 볼에서는 일제강점기 하녀 역할을 맡았어요. 반짝이는 것이 전혀 없는 허름한 역할이라 고민이 많이 됐죠. 연기를 하면서 ‘그동안 나는 너무 특별하고자 했던 것이 아닌가’에 대한 생각을 했고 다른 사람들에 대한 이해와 더불어 주변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어요. 좋은 역할이 있다면 언제든 또 도전하고 싶어요.

Q) 앞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분야가 있는지?
-정말 제가 못하겠다 싶은 분야가 아니라면 꼭 한번 다양하게 도전해 보고 싶어요. 이야기 만드는 것을 좋아해 소설을 써보고 싶기도 해요. 장편은 모르겠고 단편을 여러 개 묶은 단편소설집을 내보고 싶어요. 거기서 발전해 시나리오 작가도... 기회가 된다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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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대중에게 어떤 아티스트로 기억되고 싶은가?
-용감한 아티스트. 경계를 깨고 싶다 라는 생각을 하다 보니 남들이 하지 말라는 일들을 하면서 음악을 하고 싶어요. ‘용감했다 도전적이다’라는 얘기를 듣고 싶어요.

Q) 인간관계가 좋다는 얘기를 들었다. 평소 친하게 지내는 JYP 식구 or 연예인은?
-각 사람마다 그 사람이 가진 장점이 있잖아요. 그런 것들을 보고,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을 좋아해요. 새로운 인간관계를 만들어 가는 것은 잘 못 해요... 선미나 소희도 저에게 조언을 많이 구하는 거 같아요. 일 적인 부분, 사람 관계에 있어서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를 때 제가 얘기하면 다 맞는 말 같데요. 보통 구체적인 해답을 원할 때 저를 찾는 편이에요.

JYP? 아주 각별하게 생각하고요(웃음). 많은 분들이 저랑 박진영 피디님이 많이 닮았다고 얘기하세요. 말하고 사고하는 방식 등. 저도 가끔 깜짝깜짝 놀랄 때가 있어요. 그러다 보니 동질감이 느껴져 좋은 음악이 있으면 보라고 권해주시기도 하고... 서로 트러블이 있거나 해도 대화를 하다 보면 이해하게 되요. 서로의 선택은 이해를 못하더라도 마음은 이해하죠(웃음). 마치 부모님과 자식 같은 관계?

윤하언니. 2007년 데뷔 동기에요. 꾸준히 연락하는 사람은 윤하언니밖에 없어요. 언니도 솔로 가수다 보니 혼자서 감당해야 하는 부분에 있어 많은 조언을 해주는 편이에요.

Q) 이전에 비해 굉장히 슬림하고 세련돼 졌다. 몸매관리 노하우, 스타일링 노하우 등
-필라테스, 현대무용. 확실히 무용을 하면 다리가 탄탄하게 잡히는 것 같아요. 텐션을 주다 보니 모양이 많이 바뀌는 것 같아요. 관리는 딱히 못했어요... 닭 가슴살 먹고 식단관리 정도. 다이어트는 6주정도 했구요. 컴백 이후 2주정도 더 했어요. 다이어트 기간에는 닭 가슴살, 두유, 견과류만 먹었어요.

JYP가 다이어트에 있어서는 굉장히 방치하는 스타일이에요. 특별한 관리는 없어요(웃음). 헬스 트레이너가 있긴 하지만 식단관리는 따로 안 해주세요... 독고다이 다이어트죠.

Q) 평소 예은의 의상 스타일은 어떤가? 멤버들끼리 스타일링에 관한 조언을 많이 하는 편인가?
-제가 정리정돈을 잘 못해요(웃음). 그래서 눈 앞에 있는 옷을 막 집어 입고 다니는 스타일이에요.

엄청 해요. 유빈 언니 같은 경우에는 스타일에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에요. 가끔씩 과해질 때가 있으면 저희가 “이건 좀 아닌 거 같아” 하면서 말려주는 편이에요. 소희도 귀가 얇아 먼저 물어보는 스타일이에요. 막상 골라줘도 본인이 원하는 거 입고 가는 스타일이지만(웃음).

Q) 원더걸스의 재결합, 기대해 봐도 좋은가?
-원더걸스끼리 앨범 이야기는 항상 하고 있어요. 좋은 콘셉트, 음악이 있다면 언제든지 좋은 모습으로 찾아 뵐게요!

기획 진행: 구혜진, 김민서
포토: bnt포토그래퍼 김태오
영상 촬영, 편집: 박승민 PD
의상: 르샵, 아르케, 나인걸, 스타일난다, 스타일난다 KKXX
주얼리: 뮈샤
시계: 베카앤벨
선글라스: 오클리
: 플랫아이언
구두: 데일라잇뉴욕
헤어: 이가자 청담점 PETE KANG
메이크업: 이가자 청담점 함경식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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