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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추적자' 비리검사 송영규 "야비하게 보이려 목소리도 웃는 모습도 바꿨다"

2012-07-11 17:3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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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자 기자 / 사진 배진희 기자] SBS 월화드라마 '추적자:THE CHASER'에서 시청자들의 뒷목을 잡게 하는 또다른 이, 사회 부조리의 단편을 보여주는 비리검사 박민찬 역의 송영규를 만났다.

"저 그렇게 안 나빠요"
취조실에서 황반장(강신일)을 들들 볶던 그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다. 캐주얼을 입고 와서 그랬던걸까. '늙지도 않는다'라는 말에 "많이 늙었다. 거울보면 짜증난다. 엊그제가 20대인 것 같은데 30대는 공연하느라 시간 다 보낸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추적자' 인기, 장난이 아니다"
조연이지만 시청자들은 단박에 그를 알아본다. "기분이 너무 좋다. 막걸리 집에 갔었는데 옆에 아주머니 2명이 '어! 검사님! 실제로 보니까 괜찮네요'라고 사진찍고 '연기를 어쩜 그렇게 열받게 하세요'라면서 사진도 찍고 한다"라며 엉덩이를 들썩였다.

그리고 자신을 캐스팅해준 조남국 PD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평범한 얼굴에서 악인의 포스를 찾아주신 감독님께 감사하다. 배우로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될 수 있었다. 무엇보다 박경수 작가님을 뵙고 싶다. 아직까지 한번도 만나지 못했지만 필력이 상당함을 느낀다. 특히 서회장(박근형) 대사를 보면 정말 최고다"라며 엄지를 치켜들었다.

사실 '박민찬'은 시놉에서는 없던 인물이었다고. "감독님도 몰랐던 캐릭터라더라. 단지 작가님 머리 속에만 있었던 인물이다. 처음에 감독님이 연락이 와서 '괜찮겠냐'라고 물어봤다. 완전 괜찮았다. 이거 뭐지? 나에게 악역을? 아이고 감사합니다"

18년 연기내공 무시 못하지
애초에 3~4회정도만 계약이 돼 있었다던 박민찬이 13회까지 등장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의 출연 분량은 적었지만 그 씬을 위해 쌓아온 18년의 내공이 있었기 때문이다.

서울예대 연극과를 졸업하고 1994년부터 뮤지컬, 드라마, 영화에서 다수의 작품활동을 해온 송영규는 '비리검사' 박민찬 역에 대해 "뮤지컬 '포기와 베스(스포팅라이프)'나 '황진이(수창)' '오셀로(오셀로)'를 했었다. '포기와 베스'에서 스포팅라이프가 마약쟁이 사기꾼 그런 캐릭터들의 잠재된 인물이 있었고 이번에 사법 연수원에서 몇 개월 있어 많은 정보를 얻기도 했다"

이어 송영규 만의 악역을 만들어낸 비결에 그는 "박민찬이라는 사람이 그렇게 악인인가요?"라고 되물었다. "박민찬을 악역으로 생각안하고 왜 비뚤어 졌을까라는 생각을 먼저했다. 그러다 '애는 분명 지방대 출신일 거다' '사회적으로 컴플렉스가 많을 거다' '옆을 못보고 앞으로 갈수 밖에 없는 사회가 애를 그렇게 만들었을 거다'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대본에 '나 지방대 출신이다'라는 대사가 있어서 소름 돋았다. '작가님이 나와 같은 생각을 하네?' 내가 분석을 제대로 해 갔구나 하는 안도감이 있었다" 이렇듯 송영규는 90% 감독과 작가를 믿고 갔다. 그리고 10%는 자신의 경력을 믿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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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적인 것에서 특별한 캐릭터를 만드는 것. 그것이 배우"
항상 취조실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좀더 야비한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 송영규는 목소리 톤은 물론 웃는 모습도 바꿨다. 사탕도 빨고, 이쑤시개도 빨고, 책상을 내려치기도 하고 의자도 걷어차는 등의 취조실에서 할 수 있는 모든 행동을 보였다. 특히 박민찬이 쓰고 있는 '안경'은 단순히 시력교정때문에 낀 것이 아닌 '엘리트를 가장 한 속에 사악함'을 담기 위해 썼다.

뭘 이런것까지 계산하냐는 질문에 송영규는 "그게 배우가 하는 일이다. 보편적인 것에서 특별한 캐릭터를 만드는게 배우가 하는 일이다"라고 강조했다.

이런 송영규의 노력은 감독의 눈에도 들어온 모양이다. 대본에 없는 그의 애드리브를 포착하며 카메라 안에서 마음껏 놀게 했다. 다만 경찰과 검찰 관계에 예민한 장면은 편집을 통해 수위 조절을 해주었지만 3회에서 사라질 그가 13회 이상을 갔다는 것은 연기자 노력의 결실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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