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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써니’ 민효린 “제 정체성이 뭐냐구요? ‘나는 민효린이다’”

2011-05-26 21:2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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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 기자] 이렇게 밝은 성격을 갖고 있을지는 몰랐다. 영화 속에서 보여준 차가운 이미지가 머릿속에 깊게 각인되어서 였을까, 하얀 피부와 날렵한 콧날이 가진 외모 때문일까 민효린이라는 배우를 직접 만나기 전에 막연히 가진 인상은 ‘차갑다’였다. 그러나 이런 혼자만의 생각은 그를 만나서 인사를 하는 순간 사그러들었다. 살랑살랑 시원한 바람이 느껴지는 의상만큼이나 민효린은 발랄하고 상큼했다.

첫주연을 맡았던 ‘트리플’에서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 들여야 했던 민효린은 최근 충무로와 더불어 공중파 드라마까지 섭렵하며 가장 바쁜 2011년을 보내고 있다. 사실상 영화 데뷔작인 ‘써니’는 300만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고 난적을 만났지만 출연중인 드라마 ‘로맨스타운’ 역시 나쁘지 않은 출발을 했다. 아직 완전한 결과물이 나온 것은 아니라 속단하긴 이르지만 이정도면 예전의 아쉬움은 충분히 달래고 있지 않을까?

영화 ‘써니’에서 민효린이 맡은 역할은 ‘수지’이다. 수많은 아이들 틈에서 미모만으로도 돋보이는 아이, 말수는 별로 없지만 가끔 툭 던지는 말 한마디에 뼈가 묻어있는 아이. 어쩌면 겉으로 보기에 민효린의 어린 시절과도 매우 비슷하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의외로 ‘수지’와 본인의 학창시절 모습과는 전혀 다르다고 손사래를 쳤다.

“학창시절이나 지금이나 실제 성격은 수지와는 전혀 달라요. 겉으로 보기에 차가워 보인다는 말들을 많이 하시는데 말도 많고 웃음도 많은 아이였어요. 게다가 영화 ‘써니’속에 나오는 수지는 거의 완벽한 아이잖아요? 저는 완벽과는 거리가 있는 아이였어요(웃음)”

출신지역이 대구인 탓에 ‘수지’보다는 심은경이 맡았던 ‘나미’와 비슷했을까? 하지만 민효린은 오히려 ‘나미’는 행운아라며 치켜세웠다. “처음 서울에 올라온게 21살 때 였어요. 그때 저에게 있어서 서울은 ‘생소’ 그 자체였어요. 오히려 금방 친구들과 친해질 수 있었던 ‘나미’는 행운아랄까요? 그 정도로 처음의 서울 생활은 외로웠었어요. 그래서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연습실에서 살게 되더라구요. 아침에 나가서 밤까지 연습실에 있다가 집에 오는 게 일상이었어요. 집에 있을 때는 영화나 드라마를 몰아서 보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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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연기자로서 모습을 드러낸 민효린에게 영화 데뷔작이라고 불러도 무리가 없는 영화 ‘써니’는 부담이 될 만도 했다. 특히 ‘수지’라는 인물은 가슴속에 품은 상처가 있음에도 밖으로 잘 드러내지 않는 캐릭터이기에 더 했다. “강형철 감독님이 ‘아무런 표정이 없었으면, 캐릭터에서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얘기하시더 라구요. 감정에 따라 톤도 조금씩 바뀌는 법이라 소화하는데 처음엔 조금은 어려웠어요”

그렇지만 민효린은 동시에 ‘써니’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것에 대해 주저없이 연출을 맡은 강형철 감독을 꼽았다. “강형철 감독님은 정말 준비가 철저하신 분이셨어요. 어린 ‘써니’ 멤버들 같은 경우 대부분 신인이나 다름이 없었는데 감독님이 어떤 표정과 행동을 할 것인지 어떻게 영화가 나올 것인지 아주 정확하게 지도를 해주셨어요. 정말 대단한 분이신것 같았어요. 칭찬도 많이 해주시구요(웃음)”

지금은 영화와 드라마를 통해 다양한 색깔을 보여주고 있는 배우 민효린이지만 가수활동과 MC, 모델까지 아주 버라이어티한 필모그래피를 자랑하는 만능 재주꾼이기도 하다. 하지만 민효린은 이제 자신의 이름 앞에 ‘연예인’보다는 ‘배우’라는 단어가 붙길 원하는 눈치였다. “워낙 많은 활동을 하다 보니 나의 정체성에 대해 질문하는 분이 많아요. 가수활동도 정말 재미있고 모델로서 화보촬영에 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제 연기에 좀 더 신경을 쓰고 싶어요”

“영화와 드라마가 동시에 소개가 되어 동시간대에 나를 보여줄 수 있는건 연기자로서 내세우고 싶은 플랜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지금 영화 ‘써니’와 드라마 ‘로맨스타운’을 통해 그 기회가 온 거 같아 너무 좋아요. 연기하는 모습을 좀 더 자주 보여드리고 싶어요. 지금하고 있는 드라마에도 더 집중하는 모습도 보여드리고 싶구요”

연기하는 모습을 더 보여주고 싶다는 민효린에게, 자신이 출연한 영화 ‘써니’와 출연중인 드라마 ‘로맨스타운’이 더 많은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귀여운 욕심을 부리는 민효린에게 “‘나는가수다’와 ‘나는배우다’, ‘나는모델이다’ 중에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무엇이냐”라고 조금는 난처할 수 있는 질문을 던졌다. 하지만 대답을 듣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한 것은 아니었다.

“저는 아직 ‘나는배우다’라고 자신있게 말할 단계는 아닌거 같아요. 그렇다고 ‘나는가수다’라고 말하기도…(아직 부족한 것이 있고) 모델도 마찬가지구요 상당히 어려운 질문이지만… 이게 좋을 것 같아요 ‘나는 민효린이다’” 기자의 우문에 현답이 나오는 순간이었다. (사진제공: 스타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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