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양재훈 영어교육전문가 칼럼] 여자친구에게 과외 해주면 존경심을 얻는다!①

2010-03-11 20:17:42

지금 돌이켜 보면 내 인생에 있어 영어교육은 전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싶다. 개인적으로 드라마의 대표적 테마를 떠올리면 '사랑과 야망' 이 생각난다. 다른 말로 바꾸면 20대 시절 내 인생의 가장 큰 테마는 연애와 일이었던 것 같다.

뭐든지 확실하게 하는 것을 좋아했던 나는 영어강사로서의 일과 여자친구의 사랑을 같이 이뤄나가길 원했었다. 항상 영어 강의와 콘텐츠 개발에 에너지를 쏟았던 나는, 여자친구와 더불어 시간을 나눌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여자친구에게 영어를 가르쳐 주는 것이었다.

일반적으로 연인끼리 데이트를 하게 되면 소모적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스펙을 쌓아야 경쟁에서 살아남는 현실에서 가끔씩은 어학 공부처럼 생산적인 것을 같이 나누어 사랑도 키우고 실력도 남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도 있다.

한국의 여자친구는 토익에 관심이 많다.

내 인생을 돌이켜 보면 연애를 하면서 영어교육에 올인 했다는 느낌을 피할 수 없다. 몇몇 사귀어 봤던 한국 여자친구들은 토익에 관심이 많았다. 여대생, 직장인으로서 토익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였기 때문에, 영어 과외에 동기부여가 매우 잘 되었던 같다.

데이트 하면 영화, 식사 등 반복되는 뻔 한 레퍼토리 데이트 코스에 나는 추가적으로 일주일에 한번쯤은 영어 과외 시간을 정해서 여자친구에게 두 시간 정도의 레슨을 해주었다. 영어강사로서 여자친구에게 가장 자신 있게 해줄 수 있는 것이었기 때문에, 호응이 적극적인 여자친구는 매우 고마웠다.

무료수업을 해주면서 오히려 내가 어찌나 고맙던지. 3개월에 한 번씩 토익 시험을 정기적으로 봤던 한 여자친구는 동기부여가 가장 많이 되어 숙제관리도 잘 되었고, 학습관리가 가장 잘 이루어졌다. 반면 미술을 하는 여자친구가 가장 게을렀는데, 영어에 대한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끼지 못해서 그랬었던 것 같다.

영어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여자친구에 무의식적으로 더 끌려서 사귀게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사겨봤던 여자친구는 모두 영어과외의 스타트를 끊었다. 그러나 항상 스타트 끊은 지 3~4주째가 고비였다.

국제무대에서 살아남으려면 서바이벌 잉글리시 개념으로라도 영어를 하면 하게 될 텐데, 모든 공부가 다 그렇듯이 '꾸준한 인내심'이 필요한 것 아닌가. 토익 정기 시험을 봤던 여자친구가 점수에 대한 압박이 있기 때문에, 오히려 내가 게을러져 놀고만 싶을 때도 철저히 시간을 지켜서 수업을 했었다.

심지어 여자친구의 집까지 40Km가 넘는 거리를 달려가 만나는 것인데도, 시간이 모자랄 때는 영어 과외 수업만 하고 데이트가 끝난 적도 있었다.

당장 토익에 관심이 없는 친구는 영어회화, 영화나 팝송 영어 한마디씩을 Today's Expression으로 정리해서 암기시켰던 것 같다. 여기서 재미있는 점은 현재 한국사회에서 '영어의 위상'을 잘 아는 여자친구는 영어 과외를 해주는 남자친구에 대한 매력으로 '존경심'도 생기는 것 같았다.

아마도 지붕킥에서 황정음이 준혁학생에게 또는 최다니엘이 신세경에게 차분히 과외수업을 해줄 때 생기는 선생님에 대한 지적 매력이나 묘한 존경심과 같은 것일 듯하다.
(사진: 양재훈 영어교육전문가)

>> 2편에 계속

한경닷컴 bnt뉴스 생활팀 life@bn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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