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장 기억에 남는 여자친구는 나이 차이가 10살 정도 나는 무용과 친구였다. 나를 만나고 나서 무언가(?)를 깨닫고 재수해서 영문과로 입학하기로 결심해서 내가 한동안 수능 영어를 가르쳐줬다.
일종의 연애의 기술이지만 여자친구를 서점으로 데려가 보는 것도 여자친구의 관심사를 알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나처럼 주로 어학, 참고서 코너에서 시간을 많이 보내는 사람이 있다면, 베스트 셀러 교양이나 소설코너에서 시간을 많이 보내는 사람도 있고, 심지어는 서점을 'out of place'(본인과는 맞지 않는 장소)로 느끼는 사람도 있다.
스토리를 아는 것은 물론 자신의 문학 평도 하는 모습을 보고 어학만 하고 문학에 관심이 많지 않은 무늬만 영문과 졸업생인 나는 무언가 해주어야겠다는 생각에 진로상담도 해주었다. 신기하게도 본인이 영문과가 맞다고 생각했는지 여자친구는 반수를 선택했다.
한 사람의 인생에 새로운 가치관을 불어넣는 순간 이었다. 알바로 무용 강사까지 뛰고 있었던 사람을 영문학도의 길로 바꿔 놓은 것이다. 그 이후로 내 노하우가 가장 많이 들어가 있는 수능영어 분야로 여자친구에게 과외수업을 하게 되었다.
이쯤에서 이 글을 읽고 의문을 갖는 분들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데이트와 스터디는 엄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특히 연예 초반 커플에게 데이트가 너무 스터디 위주로만 되어서는 안된다. 자칫 잘못할 경우 서로의 애정이 식어 '돌쏠', 즉 돌아온 쏠로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시간이라는 절대적인 기준에서 '일과 사랑'은 물과 기름처럼 섞이기 어려운 것일 수도 있다. 이성친구와 과외수업 데이트를 한다는 것은 애정에 대한 확신이 있고 서로에 대해 공감대가 충분히 섰으며, 영어공부에 기본적인 열정이 있는 커플에 한해서 가능한 일이다. 여친 또는 남친 영어과외 프로젝트를 추진하려면 다음과 같은 주의사항을 반드시 지키길 바란다.
❚ 데이트가 과외수업으로만 전락되지 않도록 주의한다.
❚ 남친 또는 여친 한쪽이 과외 수업을 주도할 수 있는 우위를 갖는 커플이 유리하다
❚ 중국집의 오늘의 요리처럼 '오늘의 영어 한마디'로 무언가 남기는 것이 중요하다.
생산적인 데이트만을 강조하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 사랑이라는 것의 본질이 '소모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치열한 경쟁시대에서 영어 교육자인 본인도 평생 영어 학습을 해야 하는 입장에서 사랑과 함께 영어공부도 적절히 병행하는 데이트 방법은 괜찮을 것이다.
사랑은 감성에 대한 이야기이고 영어교육은 이성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시간을 서로 함께 잘 나누게 되면 데이트에서 커다란 보람을 느끼게 될 것이다. (사진: 양재훈 영어교육전문가)
한경닷컴 bnt뉴스 생활팀 life@bn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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