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방장 : 권남기
오늘의 추천 메뉴 : <메종 드 히미코>
요리 종류 : 일본 영화, 퀴어 영화
주재료 : 게이 아버지와 딸, 메종 드 히미코, 바다, 춤, 피키 피키 피키
에피타이저
<메종드히미코>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로 독특한 감성으로 ‘조제 열풍’을 일으켜 우리나라 관객들을 사로잡은‘이누도 잇신 감독의 작품이다. 영화에서 하얀 정장에 조리를 신고 있는 하루히코 역을 맡은 ‘오다기리 죠’는 <밝은 미래>, <소녀검객 아즈미 대혈전>, <피와 뼈> 등을 통해 깊은 인상을 심어줬었고, <메종 드 히미코>로 키네마준보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며 명실상부 차세대 일본 최고의 남자배우로 자리 잡았다.
강렬한 눈빛과 개성적인 아름다움으로 스크린을 가득 채운 여배우는 ‘시바사키 코우’다. <고>,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등으로 잘 알려진 그녀는 특히 <메종 드 히미코>를 통해 화장기 없는 맨얼굴에 오히려 못 생겨 보이게 하는 눈썹과 주근깨 화장으로 새로운 변신을 시도했다.

메인 요리
내가 이 영화를 알게 된 동기는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다. 어느 날 선배를 따라 이태원의 트랜스젠더바를 가게 되었는데, 호기심 반, 기대 반으로 찾아간 트랜스젠더 바에는 춤과 음악이 있었고, 술과 웃음, 욕망들이 있었다. 그곳에서 만나 한 트랜스젠더가 내가 영화감독이라니까 나에게 물었다. “혹시 ‘메종 드 히미코’란 영화 보셨어요?” 솔직히 대답했다. “아뇨, 아직 못 봤는데요.” 그랬더니 그 아가씬(?) 나보고 꼭 보라고 몇 번을 당부했다. 자신의 인생 목표를 만들어준 영화라고… 그래서 난 그 목표가 무엇인지 물어봤지만 대답해 주지 않았다. 보면 알거라고.
그 후에 난 ‘메종 드 히미코’를 봤고, 그리고 알았다. 그 아가씬(?) 영화에서 나오는 메종 드 히미코 같은 자신들의 파라다이스를 만들고 싶었던 것이다. 타인과 다르다는 불편한 시선 없이 서로를 보다듬으며 행복하게 살아 갈 수 있는 안전한 공간. 누구나 꿈꾸는 그런 공간을 그 아가씨(?)도 꿈꾸었던 것이다. 이 영화를 보고 나 역시 목표가 하나 더 생겼다. 함께 영화를 했던 동료들이 찾아와 언제든지 편하게 쉴 수 있는 아담한 공간, 이름은 ‘메종 드 남기’. 상상만 해도 기분이 좋아진다. 자, 주문을 외워보자. 나를 알고, 사랑해 주는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곳이 생기게 해주세요. 피키 피키 피키!

작은 페인트 회사에 다니고 있는 여직원 사오리(시바사키 쿄우)는 어느 날 한 남자에게 제의를 받는다. 그 제의란 긴자의 전설적인 게이바 ‘히미코’의 2대 마담이었던 요시다 테루오(다나카 민)의 간병을 해달라는 것이다. 테루오는 바로 사오리와 엄마를 버리고 게이의 삶을 택한 사오리의 친부인 것이다.
그 제의를 해온 그림 같이 잘 생긴 남자 하루히코(오다기로 죠)는 테루오의 애인이고, 테루오는 말기 암으로 투병중이다. 이미 세상을 떠난 어머니의 수술비 때문에 빚에 시달리는 사오리는 겉으로는 돈 때문에 이 일을 수락하지만, 본심은 마음 깊은 곳에 자리 잡은 자신과 엄마를 버린 테루오에 대한 애증 때문이었다. 2편에서 계속>>

■ 글: 권남기 (영화감독&시나리오 작가)
■ 일러스트: 권경민 (남서울대학교 애니메이션학과 교수)
한경닷컴 bnt뉴스 조은지 기자 star@bn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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