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첫 작품은 업타운의 ‘걱정하지마’. 최소 금액인 25만원으로 제작하면서 이런저런 일도 많았지만 재밌게 작업했었다고 회상했다.
“그렇게 일을 하다보니 100만원짜리 작품도 들어오고, 천만 원, 1억 짜리 작품도 들어왔다”
10년 전부터 아이돌과 작업을 해온 소감을 묻자 “여러 가지 감정이 생긴다”며 하하 웃음을 터트렸다. 천 감독은 “애들이 애들이 아니다. (웃음) 최고의 아이돌로 4~5년 살았던 H.O.T 친구들 같은 경우도 그 당시 술을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었을 때 나이차를 못 느꼈다. 그 위치에 오르기까지 많은 경험을 했기 때문에 성숙하고 어른스럽다”고 전했다.

“소녀시대처럼 풋풋한 친구들과 작업을 할 때는 ‘늙어 보이면 안되는데’하면서 옷매무새에 신경을 쓰게 된다. 하하. 왜냐하면 그들과 같은 감성을 가지고 소통해야 하기 때문에 너무 권위적이거나 세대차가 느껴지면 함께 일을 하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그들 덕택에 나 스스로 노력을 하는데 게을러지지 않아 좋다. 솔직히 가끔 ‘나도 너희들처럼 한 번 살아볼란다’하는 마음을 가지고 한다”
슈퍼주니어의 첫 아시아투어 ‘슈퍼쇼’에 사용될 영상을 찍는 현장에서 만난 천혁진 감독은 멤버들과 편하게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편안한 분위기를 유도하고 있었다.
“감독들마다 촬영장 분위기는 다르겠지만 나는 편한 것이 좋다. 그래서 긴장하거나 경직되어 있으면 너무 답답하게 느껴져 늘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려고 한다”
“개개인마다 컨셉과 개성을 잡아주는 일은 재밌다. 그러나 립싱크하는 장면을 딸 때가 가장 힘들다. 특히 모두가 함께 부르는 후렴 부분을 찍어야 할 때는 인원수대로, 또 클로즈업, 바스트, 전신 등 사이즈대로 따로 다 찍어야 하기 때문에 지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SM타운 이후로는 완벽히 적응했다. 40명의 후렴 부분을 찍다보니 ‘이쯤이야~’하는 여유가 생겨 웃으면서 할 수 있게 되었다”

10년 동안 다양한 가수와 많은 작품을 찍었던 만큼 크고 작은 사건들이 있었다고.
“예전에 노아의 ‘남겨진 사랑’이라는 작품을 한 적이 있다. 지금은 스타가 된 주진모, 예지원 등과 같이 했었는데 고생한 만큼 기억에 많이 남는다. 처음 입봉한 사람들끼리 보여 무언가를 해보려 했었기에 적은 금액에도 정말 열심히 했다. 돌이켜보면 개인적인 감동이 가장 컸던 작품들 중 하나다. 폐공장에서 촬영을 하던 도중 한 스텝은 폐유가 빠져 진짜 생사 위기를 넘나들기도 하고, 카메라 감독은 차에 머리를 다치기도 했다. 지금 생각하면 ‘너네 고생 한 번 해봐라’하는 신의 장난이 이었던 것 같다. 그 덕분에 입소문이 나면서 여러 일을 맡게 되었다”
지금도 큰 액수가 아니라더라도 새로운 음악을 시도하는 가수나 열정을 가진 아티스트의 작품을 선호한다고.
10년 동안 뮤직비디오를 찍어오면서 다양한 장르와 많은 가수를 만나온 천혁진 감독. 강산도 변한다는 10년 동안 뮤직비디오의 트렌드는 얼마나 많이 변화했을까?

“뮤직비디오는 트렌드에 따른 기복이 심하지 않은 편이다. 춤과 노래가 바탕이 되기 때문에 그렇게 많은 틀을 벗어나지는 않는다. 뮤직비디오가 너무 어려우면 기피하게 되고, 너무 재미없고 단순하면 금방 식상해하기 때문에 그 중심을 지켜 작품을 만드는 편이다. 그 대신에 톤앤매너 즉 전체적인 분위기와 색감에 다양한 변화를 주려고 노력한다”며 “그래도 드라마타이즈 형식은 영원할 것 같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드라마를 좋아하기 때문에 이러한 흐름은 쭉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0년 뒤의 천혁진 감독의 모습을 묻자 “이 일을 계속하고 있으면 좋겠다”라고 답하며 “내가 뭔가 해낼 준비가 됐을 때 영화 쪽 일도 해보고 싶다. 함부로 발을 들여 놓을 수 없는 분야이기 때문에 많은 준비가 됐을 때 시도해보고 싶기는 하다”는 뜻을 밝혔다.
클래식부터 국악, 락, 힙합, 에스닉 팝까지 장르에 대한 편식을 않는다는 천혁진 감독은 음악에 대한 애정과 영상에 대한 열정으로 지금의 자리에 이른 프로. ‘뮤직비디오는 내가 가장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그의 말처럼 늘 대중들을 즐겁게 해줄 수 있는 ‘눈으로 보는 음악’을 선사해주기를 기대한다.
한경닷컴 bnt뉴스 조은지 기자 star@bntnews.co.kr
사진 박종근 기자 freez5@bn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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