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인의 밥상’이 영암과 금산, 해남을 찾아 가을 식재료를 한 냄비에 담은 전골과 이웃의 정을 전한다.
오늘(15일) 방송되는 KBS1 ‘한국인의 밥상’ 774회는 ‘“전골이 끓는다!” 한 냄비에 담긴 삼라만상’ 편이다. 전립투에 끓이는 낙지전골과 궁중 송이전골, 마을 사랑방의 인삼버섯전골, 농부들의 건나물갈치전골을 통해 제철 음식에 담긴 삶을 살펴보는 구성이다.

전골은 여러 재료를 담아 상 위에서 끓이며 함께 먹는 음식이다. 조리를 마친 뒤 내는 국이나 탕과 달리, 식사하는 동안 재료의 맛이 국물에 더해지는 점이 매력이다. 산과 들, 바다에서 얻은 먹거리가 한데 어우러지고, 둘러앉은 사람들은 끓어오르는 냄비를 사이에 두고 이야기를 나눈다.
이번 방송은 군사들이 쓰던 쇠모자에서 유래했다고 전해지는 전립투부터 궁중의 송이전골, 마을 주민들이 나누는 소박한 한 끼까지 살펴본다. 음식을 다듬고 육수를 우려내는 과정에는 오래 이어온 조리법과 생활의 지혜가 담겼다. 영암에서는 맛조개의 진액으로 낙지전골을 끓이고, 금산에서는 인삼과 야생 버섯을 모아 가을의 향을 낸다. 해남에서는 말린 나물과 갈치를 함께 담고 미역귀 육수를 더한다. 서로 다른 재료가 하나의 맛을 이루는 풍경을 따라간다.

프리젠터 최수종이 함께하는 이번 이야기는 전골에 담긴 사람들의 정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전통 발효 식품 연구자와 궁중 음식 조리 명인, 물장구를 치며 마을의 흥을 이어온 어르신들, 바쁜 수확철을 보내는 농부들이 각자의 음식을 소개한다.
같은 냄비 요리라도 재료를 고르고 국물을 내는 방식은 다르다. 영암의 전립투에는 옛 조리 도구를 이어가는 마음이, 금산의 인삼버섯전골에는 마을 전통을 함께 지켜온 시간이 담겼다. 해남의 건나물갈치전골은 고된 농사일 뒤 이웃과 나누는 따뜻한 식사이다. 방송은 음식의 맛과 함께 그것을 만드는 손길을 들여다본다. 제철 재료를 손질하고 한 상에 둘러앉는 과정에서 사람과 사람을 잇는 이야기가 이어진다.

영암군 영암읍 – 전립투 낙지전골, 궁중 송이전골
낙지전골은 물을 붓지 않고 제철 맛조개에서 나온 진액으로 육수를 내는 것이 특징이다. 조개의 맛이 밴 국물에 낙지가 어우러져 바다의 풍미를 담아낸다. 궁중 송이전골에는 양지머리와 더덕으로 우린 육수를 사용한다. 가을 송이와 소고기를 얹고 끓여 향과 깊이를 더한다. 두 사람은 전립투를 활용한 음식을 나누며 오래된 조리 도구에 담긴 지혜를 살펴본다.

충남 금산군 부리면 평촌마을 – 인삼버섯전골, 민물고기 매운탕
금강을 품은 평촌마을은 700년 전통의 기우제 ‘농바우끄시기’를 이어온 곳이다. 가뭄이 들면 여인들이 농바위에 줄을 매달고 비를 빌었다. 마을 행사가 있을 때는 물동이에 바가지를 띄워 두드리는 물장구로 흥을 돋웠다. 어르신들이 모인 사랑방에도 가을 음식이 차려진다. 금산의 명물인 튼실한 5년근 인삼에 파뿌리와 표고버섯을 더해 채수를 우린다. 맑은 국물에는 깊은 산에서 채취한 야생 버섯과 매콤하게 준비한 돼지고기를 냄비 가득 둘러 담는다.
인삼버섯전골이 끓어오르는 동안 물장구 소리가 식사 자리에 흥을 더한다. 저마다 다른 재료가 국물 속에서 어우러지는 모습은 함께 전통을 이어온 주민들의 삶과 맞닿아 있다. 금강에서 잡히는 민물고기로 만든 매운탕도 빠지지 않는다. 호박잎과 소엽을 넣어 끓인 음식에는 마을 가까이에서 얻은 재료를 활용해 온 생활의 지혜가 담겼다.

해남군 – 미역귀 육수로 끓인 건나물갈치전골
황금빛 들녘이 펼쳐진 해남에서는 박윤석·이민숙 부부와 이웃들이 특별한 가을 음식을 준비한다. 농번기의 바쁜 하루를 보내는 사람들이 힘을 모아 한 냄비를 끓이는 자리이다. 주재료는 기름이 오른 가을 갈치이다. 여기에 가을볕에 말린 토종 호박과 고구마순, 고사리를 함께 담는다. 말린 호박은 쉽게 무르지 않고 쫀득한 식감을 남겨 생선과 어우러진다.
국물의 비법은 미역귀 우린 물이다. 끈끈한 진액이 우러난 육수를 부어 끓이면 바다의 갈치와 땅에서 자란 나물이 깊고 구수한 맛을 낸다. 별개의 재료가 냄비 안에서 만나 농부들의 든든한 한 끼가 된다. 호박대의 거친 겉껍질을 벗기는 손길에도 정성이 필요하다. 주민들은 재료를 다듬고 음식을 나누며 고된 노동 뒤 잠시 쉬어간다. 바쁜 수확철, 서로의 수고를 알아주는 이웃들과 함께한 식탁에 따뜻한 웃음이 번진다.
‘한국인의 밥상’ 774회 방송시간은 15일 저녁 7시 40분이다.
김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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