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경계 없는 개성파 배우, 세라 일마즈 [인터뷰]

정혜진 기자
2026-01-26 10:25:33
기사 이미지


튀르키예 출신 배우이자 감독 세라 일마즈가 영화 ‘피렌체’를 통해 한국 관객과 만났다.

이탈리아 예술 영화계를 대표하는 개성파 배우 세라 일마즈는 이번 작품에서 짧지만 강렬한 특별 출연으로 존재감을 남겼다. 작품 속 수녀 역할로 분한 그는 기존의 개성 넘치는 캐릭터를 벗고, 김민종과의 짧은 만남을 통해 극의 전환점을 이루는 명장면을 완성했다.

‘피렌체’를 계기로 다양한 한국 작품에 참여해보고 싶다는 바람을 전한 세라 일마즈. 배우이자 감독, 작가로 끊임없이 경계를 허무는 그녀에게 영화 ‘피렌체’, 그리고 한국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Q. 영화 ‘피렌체’에 출연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한국 문화에 굉장히 심취해 살아가는 친구가 한명 있다. 그 친구를 통해 자연스럽게 한국 영화에 관심을 갖게 됐고, 매년 피렌체에서 ‘한국영화제’가 열리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됐다. 그러다 영화제 관계자를 통해 한국 영화 촬영 제안을 받았고, 고민 없이 출연하겠다고 결정했다”

Q. 한국 배우들과 처음 작업해 본 소감은 어땠나

“카메오로 짧게 출연했다. 촬영 장소가 피렌체 두오모 성당이었는데, 피렌체의 심장과도 같은 장소에서 한국의 유명 가수이자 배우인 김민종 배우의 상대역으로 연기했다는 점이 굉장히 뜻깊었다. 그 장면은 영화 속 김민종 배우의 의식 변화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라, 분량과 상관없이 정말 특별한 경험이었다”


기사 이미지

Q. 이번이 한국 첫 방문이라고. 일주일간 머문 소감은?

“서울은 놀라울 정도로 역동적인 도시였다. 개인적으로 서울 분위기가 고향인 이스탄불과 닮아 더 친근하게 느껴졌다. 또 하나의 즐거움은 한국 음식이었다. 유럽에서도 한식을 자주 먹었지만, 서울에서 맛본 음식은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였다”

Q. 짧은 일정에도 무대인사에 빠짐없이 참여했다. 인상 깊었던 점이 있다면?

“한국에 머무는 시간이 길지는 않았지만, 이창열 감독님과 예지원 배우의 따뜻한 환대를 잊을 수가 없다. 또 이틀 동안 무대인사를 하면서 김민종 배우를 비롯한 여러 젊은 배우들과 뜨거운 교류를 나눴다. 한국 관객들의 반응을 직접 마주한 경험도 기억에 많이 남는다”

Q. 튀르키예 출신이지만, 현재 이탈리아에서 주로 활동 중이다. 이유는?

“현재 이탈리아 피렌체에 살고 있다. 피렌체는 어릴 때부터 인연이 깊은 도시다. 무엇보다 나에게 끊임없이 영감을 주는 곳이다”

Q. 최근 공연을 마친 연극 ‘위대한 존재’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준다면?

“이 작품은 이탈리아의 거장 감독 페르잔 오즈페텍의 동명 영화를 연극으로 재구성한 작품이다. 이 작품에서 주인공을 맡았고, 2024년부터 이탈리아 전역을 순회하며 공연했다. 매회 전석 매진이라는 과분한 사랑을 받기도 했다”

Q. 페르잔 오즈페텍 감독은 세라 일마즈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라고

“맞다. 내 배우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만남이라 할 수 있다. 초기 작품부터 함께하며 필모그래피의 상당 부분을 동행했다. 오즈페텍 감독은 예술영화부터 대중적 성공을 거둔 작품까지 폭넓게 작업한 거장 감독이다”


기사 이미지

Q. 좋아하는 한국 영화나 감독이 있다면?

“최근 가장 인상 깊게 본 작품은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다. 계급의 차이를 극명하게 드러낸 연출력을 독창적으로 표현한 것에 감탄했고, 영화 주제 역시 전 세계 어디에서나 공감할 수 있는 보편성을 지녔다고 생각한다”

Q. 개성 있는 헤어스타일이 시그니처다. 언제부터 고수해 왔나?

“사춘기 딸이 염색한 머리가 너무 예뻐 보여서 나도 살짝 염색해 본 게 시작이었다. 갈수록 파란색으로 염색한 부분이 넓어졌다(웃음). 연극 ‘돈키호테’에서 산초 역할을 맡았을 때, 이 머리가 작품의 아이콘처럼 받아들여졌고, 이후 영화에서도 계속 유지하며 나만의 시그니처가 됐다”

Q. 한국 영화에 다시 출연할 계획이 있나.

“꼭 출연하고 싶다. 한국의 다양한 감독님, 배우분들과 함께 일할 기회가 오길 기대하고 있다”

Q. 꼭 해보고 싶은 역할이 있다면?

“살인자 역할이다. 자애로운 할머니처럼 보이지만, 알고 보니 살인자로 드러나는 인물을 꼭 연기해 보고 싶다”

Q.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

“이탈리아로 돌아가면 바로 책 출판기념회를 해야 한다. 제목은 ‘친애하는 이스탄불(Cara Istanbul)’이다. 이 책을 소개하기 위해 이탈리아 전역을 순회할 계획이다”

정혜진 기자 jhj06@bntnews.co.kr

Credit

EDITOR
정혜진
PHOTO
박찬혁
HAIR
김유림 (아티르 헤어)
MAKEUP
미카 (아티르 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