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인터뷰] 바보가 아닌, 심형탁

한효주 기자
2024-01-15 14:12:51
슈트와 니트 베스트는 어널로이드 제품.

1997년 모델로 데뷔, 1999년 MBC ‘남자 셋 여자 셋’부터 tvN ‘식샤를 합시다 1’, ‘진심이 닿다’ 등 다수의 작품으로 연기 생활 이어오고 있는 배우 심형탁. 뿐만 아니라 각종 예능에 출연해 엉뚱한 매력으로 이목을 끌기도 했는데.

소프트 무드부터 장난기 넘치는 콘셉트까지 모델 출신 배우답게 매끄러운 포징과 여유로운 바이브를 뽐내며 현장 분위기를 장악한 그. 촬영 후 이어진 인터뷰서 자신의 성격과 매력을 반영한 다섯 글자 PR로 ‘바보, 심형탁’이라며 변하지 않았던 순수함으로 출연할 수 있었던 예능 프로 특집을 통해 시청자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본인을 어리석은 사람이라 전한 것과 다르게 마냥 바보가 아닌 듯 느껴지는 배우 심형탁을 만났다.

Q. 화보 촬영 소감

“97년도 모델라인 45기 출신이다. 그때 당시 남성 모델로 매달 swing잡지 촬영 했던 기분이었다. 가장 목표가 뚜렷했고 인생을 시작할 수 있었던 그 스타트에 오늘 다시 서있는 기분. 이런 기분을 만들어주셔서 감사하다”

Q. 최근 근황

“많은 분들이 아시다시피 신혼생활을 즐기고 있다. 인생에 한 번밖에 없는 신혼생활이기 때문에 더욱더 값지게 보내려고 노력한다. 쉬는 날 와이프와 함께 탁구 치고, 산책도 하고, 쇼핑하기도 하면서 풍부하게 신혼생활 중이다”

Q. 자신의 성격과 매력을 반영한 ‘다섯 글자’ 자기 PR을 하자면

“‘바보, 심형탁’, 아무래도 변하지 않았던 순수함으로 출연할 수 있었던 무한도전 ‘바보 전쟁 – 순수의 시대’에서 시청자분들께 많은 사랑을 받았어서. 특집 콘셉트를 모른 채 정준하 형이 출연해 달라고 하셔서 촬영장에 갔는데 다들 흰 콧물 분장을 하고 계셨었다. 하하 씨가 ‘바보 전쟁’ 특집이라 말씀해주셔서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네? 바보요?’라고 했던 기억이 있다(웃음)”

Q. 각종 예능에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앞으로 출연하고 싶은 예능이 있다면

“많은데 와이프가 사실 타 방송을 안 하고 싶어 한다. 아내의 골프 실력이 뛰어나진 않지만 회사 다닐 때부터 회사 사람들과 골프 치는 걸 좋아해서 같이 골프예능에 출연해보고 싶다”

셔츠는 지오송지오 제품.

Q. 2021년 방영된 OCN 드라마 ‘타임즈’가 마지막 연기활동, 차기작에 대한 고민이 많은 건지


“혼자만으로 영화나 드라마를 찍을 수 있는 게 아니지 않냐. 나를 찾아주시는 분도 필요하고 작품 내 캐릭터에 부합하기도 해야 한다. 역할 하나를 만드는데 신경이 많이 간다. 나를 포함해 회사, 감독님들과 차기작에 대해 많이 생각하고 있는 중이다”

Q. 연기를 할 때 가장 중점적으로 신경 쓰는 부분

“OCN 드라마 ‘타임즈’에 나왔을 때 많은 분들이 ‘심형탁? 도라에몽? 악역?’ 이러시더라. 예능, 도라에몽, 미니언즈로 알려지기 이전에는 연기자로 많은 역할들을 해왔다. 예능에 좀 많이 묻혀서 아쉬운 감이 있지만 연기를 할 때 가장 먼저 대사 숙지와 캐릭터의 특성을 살리려고 한다. 이 두 가지가 있으면 ‘바보 심형탁’의 모습에서 빠져나올 수 있더라. 드라마 방송 시 실시간 댓글창이 활성화되어 있지 않냐. 처음에는 ‘도라에몽 나온다’이런 댓글들이 종종 보였는데 작품이 끝날쯤엔 ‘와, 이런 모습이 있어?’라는 댓글들이 올라오더라. 그때 쾌감이 굉장했다”

Q. 그동안 연기했던 역할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역할이 있다면

“tvN ‘식샤를 합시다 1’ 김학문 역. 박준화 감독님 자체가 스트레스가 없는 분이라 촬영장에서 굉장히 유쾌하게 촬영을 이끌어가 주시고 배우들이 뛰어놀 수 있게 해 주셨기도 하고 시청자 분들께 많은 사랑을 받은 첫 드라마가 ‘식샤를 합시다 1’여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 같다”

Q. 인상 깊게 본 작품이 있다면

“애니는 ‘주술회전 2기’. 연출력이 너무 뛰어나 아주 예술이다. 많은 분들이 애니메이션과 만화를 어떻게 생각하시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영화랑 똑같다고 생각한다. 이런 연출력이 엄청 뛰어난 애니메이션을 보면 저게 영화가 된다면 과연 어떻게 만들어질까 하는 상상을 풍부하게 할 수 있고 애니 캐릭터에도 연기를 끌어낼 수 있는 캐릭터들이 많다고 생각한다. 또 디즈니+ ‘무빙’을 재밌게 봤다. 어떻게 보면 한국의 어벤저스이지 않냐. 그런 능력을 지닌 드라마의 한 캐릭터가 돼 나도 찍고 싶다고 생각했다”

Q. 꼭 함께 연기해보고 싶은 배우가 있다면

“마동석 배우님, 캐릭터가 굉장히 강하고 멋있어서 한번 같이 연기해 보고 싶다. 그리고 황정민 선배님, 왠지 모를 푸근함이 느껴진다. 악역이 무섭게 보이시지만 그 표정 속에서 후배를 굉장히 아끼실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촬영하면서 따뜻한 사랑을 받을 수 있을 것 같고, 받아 보고 싶다”

니트는 블랙 모먼트 제품.

Q. 2023년 8월, 일본인 히라이 사야와 신혼생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열이 많이 오르고 아팠던 적이 있는데 와이프가 내 옆을 떠나지 않았다(웃음). 드라마에서 많이 보이는 장면처럼 옆에서 찬 수건을 갈아주더라. 처음이었다. 어렸을 때도 그런 일이 없었던 것 같다. 와이프가 옆에서 간호를 해주는데 ‘와, 이게 바로 가족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Q. 롤모델이 있는가

“최수종, 션 형님처럼 가족생활을 해나가고 싶다”

Q. MBTI &본인이 바라본 자신은 어떤 사람인가

“INFP-T, 앞으로 내 안에 많은 걸 채워 나가도 다 못 채우고 죽을 것 같은 부족한 사람 같다. 많이 비어있는 사람이라 생각한다(웃음). 다른 방면으로 생각해 보면 채워나갈 수 있는 부분이 많아 좋은 점도 있지 않겠나. 채워나간다는 부분이 머리를 채울 수도 있는 거고 사랑도 더 채울 수 있는 거고(웃음)”

Q. 평소 취미

“결혼하고 나서 지금은 많이 못하지만 장난감하고 노는 것과 수집, 그리고 게임. 이전까지 집을 일으켜 세워오며 번 돈을 다 부모님 드리고 2009년도에 여유가 생겼다는 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어머니께 ‘어렸을 때 못 샀던 장난감을 모아도 되냐’ 물었고 허락을 맡아 그때 처음으로 구매해서 모아 왔다. 어느 순간 사고 싶을 때 사게 되면서 내 마음대로 할 수 있었다. 근데 지금은 이전처럼 와이프에게 ‘이거 사도 돼?’하고 허락 맡고 산다. 최근에는 조금씩 장난감을 팔기도 하면서 와이프의 자리를 넓혀나가고 있다”

“현재는 와이프도 일본인이라 함께 애니메이션을 즐겨 보기도 하고 블랙푸들 반려견 ‘김밥’과 함께 산책하며 동반입장이 가능한 카페를 찾아가는 취미가 생겼다. 결혼 전에는 혼자 집에서만 즐길 수 있는 내향적인 취미가 대부분이었다면 지금은 와이프와 함께 외향적으로 바뀌어가고 있는 취미를 즐기고 있다”

Q. 2024 갑진년이 밝았다, 신년 계획

“2·30대를 지나 40대 후반에 접어든 지금 나이에 맞는 아주 멋진 작품, 연기력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캐릭터를 만나고 싶고 올해 안으로 나와 와이프를 닮은 2세를 빨리 보고 싶다”

Q. 대중들에게 배우 심형탁이 어떻게 기억되고 싶은가

“세상에 이름 석 자를 알려준 게 도라에몽이고 많은 분들이 내 이름이 기억이 안 나면 ‘그, 도라에몽’이라고 말씀해 주신다. 그렇게 생각해 주셔도 좋지만 연기할 때만큼은 도라에몽이 생각나지 않도록 연기를 해서 맡은 역할에 시청자와 관객들이 몰입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한효주 기자 hhz@bn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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