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남 천안의 한 교회에서 의식저하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다가 숨진 11세 아동이 사망 전 직접 경찰서를 찾아 학대 피해를 호소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아동은 끝내 적절한 보호를 받지 못한 채 숨져 관계 기관의 대응이 적절했는지를 두고 논란이 예상된다.
첫 신고는 2021년 교육 당국이 A군의 보호자가 취학을 방임하는 것으로 의심된다며 접수한 것이었다. 이후 보호자가 취학 의무 유예를 거듭 신청했고 승인을 받으면서 사건은 일단락됐다.
2024년과 이달 초 접수된 세 건의 신고는 A군의 외조모 B씨에 의한 학대를 의심하는 내용이었다. B씨는 2024년에도 ‘외손자를 학대한다’는 신고로 경찰 조사를 받은 뒤 송치·기소돼 처벌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A군은 출생 직후부터 줄곧 해당 교회에서 생활했으며 B씨와는 따로 거주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교회 인근에 거주하며 A군과 접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A군이 숨지기 직전인 이달 초에는 시민들의 신고가 잇따랐다. A군이 교회 밖으로 나와 주민들과 대화를 나누거나 식당을 찾아 도움을 요청한 것이 계기가 됐다.
경찰과 천안시청 관계자들은 이후 교회 현장을 조사하고 A군을 교회에 머물게 하면서 B씨와 분리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보호시설로 인계하는 방안도 논의됐지만, A군의 심리적·행동적 특성과 시설 환경 등을 고려해 즉각적인 시설 인계는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B씨에 대해 긴급응급조치를 결정·고지하고 법원에 접근금지 명령을 위한 임시조치를 신청했다. 그러나 법원은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며 해당 신청을 기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A군이 경찰서를 찾은 지 사흘 뒤인 지난 5일 오후 8시 49분 해당 교회에서 “A군이 아프다”는 취지의 119 신고가 접수됐다. A군은 병원에 옮겨졌지만 신고 약 3시간 뒤 숨졌다. 병원 측은 A군의 신체에서 학대를 의심할 만한 정황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A군의 신체에서 상처가 발견된 점과 교회에서 “A군이 침대에 묶여 있었다”는 취지의 목격자 진술 등을 토대로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최근 해당 교회 목사를 구속했으며, 외조모 B씨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의 수사와는 별개로 아동학대 사건에 대한 보다 사법·행정당국의 보다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장기수 충남 천안시장도 이날 간부회의에서 이번 아동 사망 사고와 관련해 “현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철저히 점검해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허정은 기자
bnt뉴스 라이프팀 기사제보 life@bnt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