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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차기 연준 의장에 케빈 워시 지명

서정민 기자
2026-01-31 07: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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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차기 연준 의장에 케빈 워시 지명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차기 의장 후보로 케빈 워시(55) 전 연준 이사를 공식 지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워시 후보자가 취임 후 기준금리 인하를 추진할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행정명령 서명식에서 취재진과 만나 워시 후보자의 금리 정책 방향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워시 후보자가 의회 인준 후 금리 인하를 약속했느냐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답하면서도, “우리는 그것(금리 인하)에 대해 얘기했고 그를 지켜봐왔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그에게 그 질문을 하고 싶지 않다. 내가 보기엔 그건 아마도 부적절하고 허용되지 않을 것”이라며 연준의 독립성을 존중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그러나 곧바로 “그는 분명히 금리 인하를 원한다. 나는 그를 오랫동안 지켜봐 왔다”고 덧붙여 워시 후보자의 정책 기조에 대한 확신을 드러냈다.

워시 후보자는 과거 2차 양적완화 정책에 반대하며 2011년 연준 이사직에서 사임한 이력이 있어 ‘매파(통화 긴축 선호)’ 성향으로 분류돼왔다. 지난해 11월에는 신문 기고문을 통해 연준의 대차대조표 축소를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나도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때가 있었다”며 “하지만 그는 매우 똑똑하고 훌륭하며 강인하고 꽤 젊다. 잘 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상원 인준 절차에 대한 우려를 묻는 질문에도 “아니다”라고 답하며 자신감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는 사람들이 원하던 적임자였다. 완벽한 후보자”라며 “최우수 학생에 최고의 학교들, 모든 게 완벽하다. 그는 이 나라를 사랑한다”고 평가했다.

공화당 톰 틸리스(노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이 제롬 파월 현 연준 의장에 대한 법무부 수사를 문제 삼아 모든 연준 후보자 인준에 반대하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그런 사고방식 때문에 그는 더 이상 상원의원이 아닌 것”이라고 비판했다. 틸리스 의원은 최근 재선 불출마 및 정계 은퇴를 선언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가 인준을 하지 않으면 우리는 인준해줄 누군가가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할 것”이라며 인준 절차에 대한 낙관적 전망을 유지했다.

파월 의장에 대한 수사와 관련해서는 연준 청사 리모델링 비용 과다 책정 의혹을 재차 거론하며 “그(파월)가 무능하다는 것이거나 그 또는 누군가가 사기꾼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밝혀낼 것”이라고 말해 수사 지속 의지를 분명히 했다.

워시 후보자는 2019년 10월부터 현재까지 쿠팡 이사회 멤버로 활동 중이며, 글로벌 물류기업 UPS 이사로도 재직해왔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에 따르면 그는 지난해 6월 기준 쿠팡 주식 47만 주(약 130억 원 상당)를 보유하고 있다. 연준 규정상 의장은 개별 기업 주식을 보유할 수 없어 임명 전 처분할 것으로 예상된다.

워시 후보자는 화장품 기업 에스티로더 상속자 로널드 로더의 사위이기도 하다. 로더는 트럼프 대통령과 약 60년간 알고 지낸 친구이자 주요 정치자금 후원자로 알려졌다. 포브스에 따르면 워시 후보자의 아내 제인 로더의 재산은 약 27억 달러(약 3조9000억 원)에 달한다.

워시 후보자 지명 소식에 뉴욕증시는 하락 마감했다. 30일 다우지수는 0.36%, S&P500지수는 0.43%, 나스닥지수는 0.94% 각각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워시 후보자의 매파 성향이 예상보다 적극적인 금리 인하를 제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워시 후보자가 현시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기조에 보조를 맞출 가능성은 있지만, 과거 매파적 성향을 고려할 때 정책 방향을 단정하기는 이르다고 보고 있다.

사무엘 톰스 판테온매크로이코노믹스 수석 미국 경제학자는 “워시 지명자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현시점에서 금리 인하를 지지한다고 전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면서도 “워시 씨의 매파적 성격은 의장 취임 후 표면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이날 금 선물은 11.4% 급락해 1980년 이후 최대 일일 하락률을 기록했고, 은 선물도 약 30% 폭락하는 등 원자재 시장에서 큰 변동성이 나타났다.​​​​​​​​​​​​​​​​

서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