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타이베이에서 만난 한국의 집밥… ‘집밥박선생’이 전하는 익숙하고 따뜻한 맛 [글로벌 K-푸드⑨]

김민주 기자
2026-08-29 16: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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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정, 크리에이터 피기, '집밥박선생' 이승우 대표

낯선 도시를 여행하다 보면 화려한 음식보다 문득 익숙한 한 끼가 그리워지는 순간이 있다. 따뜻한 밥 한 공기와 김치찌개, 정성스럽게 말아낸 김밥처럼 특별할 것 없어 보여도 먹는 순간 마음까지 편안해지는 음식이다. 한국인에게 ‘집밥’이라는 말이 유난히 따뜻하게 들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글로벌 K-푸드 테이블’ 아홉 번째 이야기는 대만 타이베이에서 만난 ‘家常飯朴老師(집밥박선생)’이다.

타이베이 중산구에 자리한 쐉롄 본점은 이름부터 한국적이다. 중국어 ‘家常飯’은 일상적으로 집에서 먹는 음식을 뜻한다. 여기에 한국어 ‘집밥박선생’을 함께 내걸었다. 거창한 한식보다 한국 사람들이 평소 즐겨 먹는 음식을 대만의 일상 속으로 가져온 곳이다.

메뉴를 들여다보면 그 의미가 더욱 선명해진다. 불고기비빔밥과 김밥을 비롯해 해물순두부찌개, 돼지고기 김치찌개, 부대찌개, 떡만둣국, 잡채, 떡볶이, 해물파전 등 한국인이라면 이름만 들어도 맛을 떠올릴 수 있는 음식들이 다양하게 자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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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중에서도 불고기비빔밥은 이곳의 성격을 잘 보여주는 메뉴다. 양념한 고기에 당근과 콩나물, 버섯, 김, 달걀을 더해 밥과 함께 비벼 먹는다. 여러 재료가 한 그릇 안에서 어우러지는 비빔밥 특유의 매력은 언어나 국적을 넘어 이해하기 쉽다.

김밥 역시 빼놓을 수 없다. 한국에서는 소풍날 도시락이기도 했고, 바쁜 날 간단히 먹는 한 끼이기도 하며, 누군가 정성스럽게 말아주던 기억의 음식이기도 하다. 해외에서 만나는 김밥이 반가운 것은 맛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그 한 줄 안에 한국인의 일상과 추억이 함께 말려 있기 때문이다.

찌개와 국물 음식도 한국 집밥의 풍경을 그대로 보여준다. 얼큰한 김치찌개와 순두부찌개부터 떡만둣국까지, 뜨거운 국물에 밥을 곁들이는 한국의 식문화를 자연스럽게 경험할 수 있다. 한식이 불고기나 삼겹살 같은 몇몇 대표 메뉴를 넘어 ‘한국 사람들이 실제로 무엇을 먹으며 살아가는가’를 보여주는 단계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에서도 흥미롭다.

K-푸드의 세계화는 반드시 화려한 파인다이닝에서만 시작되는 것은 아니다. 누군가에게는 김밥 한 줄이 첫 번째 한식일 수 있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뜨거운 순두부찌개 한 그릇이 한국이라는 나라를 기억하게 만드는 맛이 될 수 있다.

음식은 그렇게 한 나라의 일상을 가장 쉽고 따뜻하게 전한다.

서울의 어느 골목에서 먹었을 법한 한 끼가 타이베이 사람들의 평범한 점심과 저녁이 되고, 한국인에게 익숙한 음식이 대만 사람에게도 익숙한 음식으로 자리 잡아간다. 어쩌면 K-푸드의 진짜 힘은 바로 이런 풍경에 있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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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밥박선생 이승우 대표는 “한식이 특별한 날에만 찾는 음식이 아니라 대만 사람들의 평범한 일상 속에서 편하게 즐기는 음식이 됐으면 한다”며 “한국에서 우리가 먹고 자란 익숙하고 따뜻한 한 끼를 제대로 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멀리 퍼져나간다는 것은 특별해지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어느 날 그곳 사람들의 평범한 하루 속에 자연스럽게 자리 잡는 것.

타이베이에서 만난 ‘집밥박선생’의 한 끼는 그래서 조금 더 반갑다.

집밥은 장소가 아니라, 마음이 기억하는 맛인지도 모른다.

타이베이(대만)=글 | 김민주 기자
(love4043@bntnews.co.kr)
사진 | 김치윤 기자

현지 자문 I '집밥박선생'이승우대표
취재 동행 | 크리에이터 '피기'
장소협조 | 대만 타이베이 '집밥박선생'
매장정보 I 04台北市中山區中山北路二段96巷28號
대표메뉴 | 해물파전, 떡볶이, 마약김밥, 비빔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