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간 사라진 두 아이…유력 용의자 마 씨와의 12시간 진실공방
‘그것이 알고 싶다’ 자백 번복과 사라진 비디오테이프, 엽기적 암호문의 실체 추적

‘그것이 알고 싶다’는 전남 강진에서 발생한 초등생 연쇄 실종 사건을 다룬다. 26년째 생사조차 확인되지 않은 두 어린아이의 행방과 과거 범행을 자백했다가 번복한 유력 용의자 마 씨의 정체를 추적한다.

2000년 6월 15일, 전남 강진에서 하교 후 오빠를 기다리던 초등학교 2학년 김성주 양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평화롭던 시골 마을에서 대낮에 벌어진 믿기 힘든 실종이었다. 그로부터 1년 뒤인 2001년 6월 1일, 김성주 양이 사라진 곳에서 불과 1km 떨어진 지점에서 또다시 발생했다. 하교하던 초등학교 1학년 김하은 양이 집으로 돌아오지 못한 채 사라진 것이다.
인구 1만 8천 명의 소도시에서 1년 사이에 초등학교 저학년 여자아이 두 명이 잇따라 일이 벌어졌다. 하굣길에 혼자 있던 아이들이 대상이었던 만큼 유괴나 납치 가능성이 짙었지만, 범인으로부터 금전을 요구하거나 협박하는 전화는 단 한 통도 걸려 오지 않았다.

그로부터 26년이라는 긴 세월이 흐르는 동안 아이들의 생사는 물론 어떠한 단서나 유류품도 발견되지 않았다. 가족들의 시간은 아이들이 사라진 그날에 멈춰 있다.
아이들이 살아있는지, 아니면 변을 당했는지조차 알 수 없는 상태로 장기 미제로 남았다. 작은 마을에서 벌어진 연쇄 실종의 배후에는 대체 누가 있었던 것일까.

경찰은 사건 발생 인근에 거주하던 20대 초반의 마 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해 수사를 벌였다. 마 씨는 2010년 다른 아동 성범죄건으로 검찰 조사를 받던 중 놀라운 진술을 쏟아냈다. 마 씨는 당시 자신이 실종된 김성주 양과 김하은 양을 모두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했다고 자백했다. 그는 경찰과 함께 유기 장소로 지목된 곳의 현장 검증까지 동행하며 구체적인 정황을 털어놓았다.
그러나 마 씨는 정식 피의자로 입건돼 처벌받지 않았다. 현장 검증 이후 돌연 자백을 번복하며 연쇄 사건과의 관련성을 전면 부인했기 때문이다. 자백 외에 시신이나 명확한 물증을 확보하지 못한 수사기관은 그를 풀어줄 수밖에 없었다. 당시 수사를 담당했던 경찰관은 마 씨를 두고 “내가 아는 모든 범인 중에 제일 운이 좋은 범인”이라고 회상했다.

수사 과정에서는 충격적인 증언도 나왔다. 마 씨의 전처가 과거 하은이로 추정되는 아이의 성 착취 영상이 담긴 비디오테이프를 직접 목격했다고 진술한 것이다. 전처의 결정적 증언이 나왔지만, 정작 해당 비디오테이프의 실물은 끝내 발견되지 않았다. 핵심 물증이 확보되지 못하면서 마 씨는 다시 한번 수사망을 빠져나갔다.
증언만 존재하고 실물 증거는 사라져 버린 상황에서 다시 미궁으로 빠져들었다. 비디오테이프는 실제로 존재했던 것인지, 존재했다면 어디로 사라진 것인지 여전히 풀리지 않는 의문으로 남아 있다.

마 씨의 흉악한 행적은 실종 이후에도 계속됐다. 하은 양이 사라진 지 불과 1년 뒤인 2002년, 그는 처남을 살해한 혐의로 징역 15년을 선고받고 복역했다. 형기를 마치고 출소한 이듬해에도 범죄는 멈추지 않았다. 마 씨는 지적장애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다시 법정에 섰고 징역 8년의 중형을 선고받았다.

제작진은 출소한 마 씨를 추적해 단독으로 대면했다. 마 씨를 최초로 정식 인터뷰하며 세 차례에 걸쳐 총 12시간 동안 밀착 취재를 이어갔다. 인터뷰 과정에서 마 씨의 기괴한 내면세계가 드러났다. 그는 스스로를 가상의 국가인 ‘찬란국’의 왕이라 칭하며 상식 밖의 세계관에 빠져 있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그가 남긴 기상천외한 암호문이었다. 복잡한 기호와 문자로 작성된 암호문 속에는 소아성애적 메시지가 은밀하게 숨겨져 있었다. 평범한 범죄자의 기록으로 보기 힘든 엽기적인 내용이었다.

마 씨는 사건에 대해 묻는 제작진에게 결백을 주장하며 팽팽한 태도를 유지했다. 의심스러운 정황 증거가 수없이 쏟아졌지만, 그는 직접적인 증거가 있느냐며 도리어 당당함을 보였다. 마 씨는 “내가 진짜로 그렇게 했다 하더라도 남아있지 않지. 무서워서라도 내가 다 없애버렸겠지”라는 섬뜩한 말을 남기기도 했다.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면서도 범행 은폐를 가정한 발언을 서슴지 않은 것이다.
제작진은 12시간 동안 진행된 치열한 심리전을 통해 마 씨의 진술 속에 숨겨진 모순과 실마리를 추적한다. 그가 정말 무관한 인물인지, 아니면 교묘하게 법망을 피해 온 진범인지 따져본다.
‘찬란국의 왕과 사라진 아이들 - 강진 초등생 연쇄 실종 사건’을 다루는 SBS ‘그것이 알고 싶다’(그알) 1508회 방송시간은 10월 17일 토요일 밤 11시 10분이다.
김민주 기자
bnt뉴스 연예팀 기사제보 star@bnt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