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이방인의 식탁③] 닭 한 마리의 끝없는 변신…쥰키·와타나베가 맛본 신사동 K-닭요리

김민주 기자
2026-09-24 17:5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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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판 닭갈비부터 장각파스타·닭곰탕까지, ‘장각당’


한국인의 식탁에서 닭은 친숙하면서도 변화무쌍한 재료다. 굽고 끓이는 방식에 따라 전혀 다른 음식이 되고, 매콤한 양념부터 구수한 국물, 부드러운 크림소스까지 폭넓게 어울린다.

‘이방인의 식탁’ 세 번째 여정에서 중국 가수 겸 MC 쥰키와 BUZZ GROUP 대표 와타나베 켄이 찾은 곳은 서울 신사동의 닭요리 전문점 ‘장각당’이다.

이날 식탁에는 배우 예지원과 레어피부과 김동영 대표원장도 함께했다. ‘장각’은 허벅지부터 다리까지 이어지는 큼직한 부위다. 촉촉한 살과 풍부한 육즙을 살려 메뉴마다 다른 맛을 낸다. 네 사람이 마주한 식탁에는 철판 닭갈비, 누룽지 장각 닭곰탕, 장각파스타가 차례로 올랐다.

먼저 철판 위에서 닭갈비가 지글지글 익었다. 매콤하고 달큰한 양념이 닭다리살에 배고, 함께 익힌 채소는 단맛을 더했다. 무생채 보리비빔밥을 곁들이면 진한 양념 사이에 구수한 균형이 생긴다. 한 점씩 덜어 먹고 밥을 비비는 과정까지 한 끼의 일부가 되는 식탁이다.

철판요리의 재미는 맛에만 있지 않다. 완성된 접시가 놓이는 대신 재료가 눈앞에서 익어간다. 닭갈비를 가운데 두고 함께 먹는 방식은 한국 음식이 가진 활기까지 전한다. 예지원도 쥰키, 와타나베와 음식을 나누며 자리를 함께했다.

닭갈비를 나눠 먹던 중 와타나베 켄이 김동영 원장에게 물었다. “닭고기가 피부에도 좋은가요?”

김 원장은 “닭고기는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는 음식이죠. 다만 피부를 위해 한 가지 음식만 찾기보다 여러 음식을 고르게 먹는 습관이 더 중요합니다”라고 답했다. 맛있는 한 끼에서 출발해 일상의 식습관까지 생각하게 하는 대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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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나온 누룽지 장각 닭곰탕은 식사의 온도를 바꿨다. 큼직한 장각에 구수한 누룽지와 따뜻한 국물이 어우러졌다. 매콤한 닭갈비를 먹은 뒤 국물을 한 숟가락 떠먹으면 같은 닭고기가 전혀 다른 맛으로 다가온다. 철판 앞에서 빨라졌던 식사의 속도도 한결 느긋해진다.

장각당의 메뉴는 익숙한 닭을 각각 다른 방향으로 풀어낸다. 철판 닭갈비에서는 양념이 앞서고, 닭곰탕에서는 국물과 누룽지가 담백함을 끌어낸다. 같은 장각을 사용해도 조리법과 곁들이는 재료에 따라 한 끼의 표정이 달라진다.

그 변주의 중심에는 장각당 오너 셰프 배예환이 있다.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요리하고 청와대 케이터링도 맡았던 그는 닭 한 가지로 한식과 양식을 넘나드는 차림을 선보인다. 장각파스타는 그가 거쳐온 서로 다른 주방의 경험이 메뉴와 만나는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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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림과 로제, 바질 등 서로 다른 소스에 큼직한 닭다리살을 더했다. 익숙한 파스타에 푸짐한 장각을 얹으니 한 접시의 인상도 달라진다. 이탈리아 요리를 다뤘던 손길이 소스에 닿고, 한국인의 식탁에 익숙한 닭다리살이 그 위에 놓인다. 장각파스타는 곁가지 메뉴가 아니라 닭이라는 재료의 가능성을 넓히는 또 하나의 주인공이다.

쥰키와 와타나베가 마주한 것은 전통 한식 한 가지로 설명하기 어려운 지금의 K-푸드였다. 매콤한 철판요리와 따뜻한 국물, 파스타가 한 식탁에 놓인다. 익숙한 재료를 새롭게 조합하는 자유로움 속에서 한국 음식의 또 다른 얼굴이 드러났다.

글로벌 게스트|쥰키(중국 가수·MC), 와타나베 켄(渡辺 憲·BUZZ GROUP 대표)
함께한 인물|배우 예지원, 김동영 레어피부과 대표원장(피부과 전문의·의학박사)
글|김민주 기자 (love4043@bntnews.co.kr)
사진|김치윤 기자
장소협조|장각당
매장정보|서울 서초구 잠원동 
오너 셰프|배예환
주요메뉴|철판 닭갈비 · 누룽지 장각 닭곰탕 · 장각파스타
곁들임|무생채 보리비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