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김규리가 연기와 그림, 그리고 유튜브를 통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이야기를 이어가고 있다. 타인의 이야기를 해석해 표현하는 배우에서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온전히 담아내는 한국화 작업까지, 표현의 영역을 넓혀온 그는 어느 한 곳에 머무르기보다 새로운 경험을 쌓으며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가고 있다.
최근 김규리는 유튜브 ‘김규리 TV 몹시’ 라이브와 그림 작업을 병행하며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원래 토요일에 라이브를 했는데 지금은 토요일, 일요일에 하고 있다”는 그는 요즘 갑자기 그리고 싶어진 호랑이 그림을 작업하고 있다고 근황을 전했다.
배우로서 지나온 작품들을 돌아보는 시간도 꾸준히 갖는다. 특정 작품 하나를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으로 꼽기보다 “작품은 다 기억에 남는다”고 말한 김규리는 작품마다 아쉬웠던 순간과 수월하게 흘러갔던 순간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특히 잘했던 부분뿐 아니라 잘하지 못했던 부분까지 두고두고 생각하며 “이게 되게 고집이었던 거구나, 그것만 좀 더 풀고 받아들였으면 어땠을까”라고 스스로를 돌아본다고.

앞으로 해보고 싶은 연기로는 춤이나 액션처럼 몸을 쓰는 역할을 꼽았다. 함께 호흡을 맞춰보고 싶은 배우로는 송강호를 언급하며 그의 독특한 연기 호흡에 대한 관심도 드러냈다. 김규리는 “말의 숨이나 리듬이 우리하고 조금 다르다”며 “그게 잘 계산이 안 되는 독특한 호흡법인 것 같다”고 말했다.
배우로서 타인의 이야기를 표현해온 김규리에게 그림은 조금 다른 의미를 갖는다. ‘미인도’를 계기로 시작한 한국화가 개인전으로까지 이어진 가운데, 그는 “배우는 작가와 연출자의 생각을 해석해 표현하는 직업이라면, 그림은 온전히 나를 표현할 수 있는 작업인 것 같다”고 밝혔다.
연기를 하며 점점 커진 자신의 자아를 풀어낼 곳이 필요했고, 그 마음이 그림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특히 한국화에 대해서는 “우리의 전통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저와 잘 맞다”며 “일기를 쓰듯 제 생각을 그림에 담을 수 있다는 점에서 한국화가 저에게 더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그중에서도 기억에 남는 봉사활동은 네팔에서 진행한 그림 봉사였다. 랑탕 지역의 초등학교 벽화를 맡아 아이들과 손을 찍어 그림을 만들고, 바다를 직접 볼 기회가 적은 아이들을 위해 고래를 그렸다. 김규리는 아이들이 훗날 그림을 보며 ‘우리 그림이다’라고 생각하고 성취감을 느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작업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유튜브 채널명 ‘김규리TV몹시’에도 자신의 마음가짐이 담겨 있다. ‘몹시’라는 단어가 무언가를 굉장히 하고 싶어 하는 상태를 표현한다고 생각했다는 그는 “그 안에 열정이 느껴지는 단어”라며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와도 잘 어울려 채널명으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번아웃을 극복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의외로 솔직했다. 김규리는 “잠을 계속 잔다. 자고 일어나서 먹고, 또 자고 먹는다”며 힘들 때는 평소라면 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오히려 해보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렇게 충분히 쉬고 난 뒤 다시 컨디션을 끌어올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다 보면 결국 원래의 텐션으로 돌아온다는 것.

연예인이 아닌 한 사람으로서의 삶에 대해서도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김규리는 인생에도 봄, 여름, 가을, 겨울처럼 각자의 계절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꽃이 피는 시기가 있으면 지는 시기도 있는 것처럼 그 흐름을 받아들이고 다음을 준비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카메라 앞에서만 연예인이면 되고, 그 밖에서는 자연스럽게 나답게 살아가고 싶다”고 전했다.
그가 바라는 사람의 모습은 ‘친근한 사람’이다. 이웃처럼 편안하게 느껴지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김규리는 자신 역시 그런 사람들에게 마음이 갔다며 “나도 그런 사람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자신을 한 단어로 표현해달라는 질문에는 “‘나’다. 두 음절로 표현한다면 ‘노력’이다”라고 답했다. 많은 사랑과 주목을 받으며 한때 혼자 밖에 나가는 것조차 불안했던 시기를 지나, 스스로 혼자 있는 시간을 만들며 자신을 훈련해왔다는 그는 삶에서 문제가 생겼을 때도 당장 답을 내리기보다 화두처럼 두고두고 생각하며 하나씩 풀어가는 편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김규리가 강조한 것은 ‘건강’이었다. “건강. 건강이 최고다”라고 말한 그는 열정 역시 에너지이기에 에너지가 있어야 사용할 수 있다며 “에너지는 건강에서부터 나온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자신에게 주어진 에너지를 어디에 쓸지 고민하고, 일할 때는 온전히 집중한 뒤 집에서는 충분히 쉬는 자신만의 방식도 소개했다.
배우라는 이름에 머물지 않고 새로운 영역에 도전해온 김규리. 자신의 속도로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가는 그가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허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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