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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목격’ 김동호 영화인 40년

서정민 기자
2026-08-17 08: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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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목격’이 부산국제영화제 초대 집행위원장 김동호의 삶을 통해 한국 영화사의 주요 순간을 돌아봤다. 공무원 출신에서 한국 영화를 세계에 알린 영화인으로 변신한 과정과 아흔 살에 감독으로 데뷔한 이야기가 공개됐다.

지난 16일 방송된 EBS 다큐멘터리 시리즈 ‘시대목격’ 3회에서는 ‘한국 영화의 외교관’으로 불리는 김동호의 인생 궤적이 조명됐다.

김동호는 제1회 부산국제영화제를 준비하며 공무원과 영화인 사이에 마찰이 생기자 부산시장을 직접 찾아가 결재 절차를 간소화했다. 지인과 영화계에 도움을 요청해 3억 원이던 예산을 22억 원으로 늘렸고, 첫 영화제는 18만4071명의 관객을 모았다.

제2회 부산국제영화제에는 당시 대통령 후보였던 김대중과 이회창이 방문했지만 무대에는 오르지 못했다. 김동호는 “정치인이든 행정부 수반이든 무대에는 못 올라간다는 걸 완전히 각인시켜놨다”며 ‘지원은 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강조했다.

‘시대목격’은 부산국제영화제가 한국 영화를 해외에 알리는 창구로 성장한 과정도 짚었다. 재능 있는 감독과 국내외 투자자를 연결하는 부산 프로모션 플랜에는 2004년 봉준호 감독도 참가했다. 김동호는 2000년 임권택 감독의 ‘춘향뎐’이 한국 영화 최초로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했을 당시 서로 끌어안고 울었던 기억도 떠올렸다.

김동호가 영화계에 처음 발을 들인 과정도 공개됐다. 그는 1988년 영화진흥공사 사장에 취임했지만 영화 전문가가 아닌 공무원 출신이라는 이유로 영화인들의 반대에 부딪혔다.

이후 스스로 영화인이 되겠다고 다짐한 김동호는 종합촬영소 건립에 나섰다. 땅을 팔지 않겠다는 소유주를 약 한 달간 찾아가 설득한 끝에 40만 평 규모의 종합촬영소를 세웠다.

강제규 감독은 ‘은행나무 침대’를 비롯해 ‘쉬리’, ‘태극기 휘날리며’ 등을 종합촬영소에서 촬영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김동호에 대해 “영화인들과 교감하면서 영화인보다 더 빠르게 영화인이 되신 분”이라고 평가했다. 김동호 역시 임기가 끝날 무렵 취임을 반대했던 영화인들이 오히려 유임 운동을 벌였다고 밝혔다.

1937년생인 김동호는 2026년 아흔 살의 나이에 다큐멘터리 영화감독으로 데뷔하며 현재까지 영화인의 길을 이어가고 있다.

‘시대목격’은 매주 일요일 오후 9시 10분 방송된다. 오는 23일 방송에서는 작가 은희경의 발자취를 조명한다.

사진제공=EBS ‘시대목격’ 영상 캡처

서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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