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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폐지 요건 강화…23곳 퇴출 임박

서정민 기자
2026-08-12 06:4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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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 서울사무소. 사진=연합뉴스


상장폐지를 피하기 위해 경영권 매각을 추진하던 소형주들이 매각 작업에 진척이 없는 상황에서 관리종목 지정 예고를 받아들었다.

관리종목에 지정되면 구주 매각 방식의 인수합병(M&A)은 사실상 막히기 때문에 딜 성사 가능성이 더 낮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11일 한국거래소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7월 1일 이후 시가총액 및 주가 1000원 미달(동전주 요건)에 따른 관리종목 지정 우려 공시는 스팩을 제외하고 94건에 달했다.

중복을 제외하면 유가증권시장 12곳, 코스닥시장 78곳이 관리종목 지정 우려 또는 관리종목 지정 상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월 '부실기업 신속·엄정 퇴출을 위한 상장폐지 개혁 방안'을 발표하며 내년 1월 도입 예정이던 상장폐지 시가총액 기준(코스피 300억원, 코스닥 200억원)과 동전주 퇴출 요건을 7월로 앞당겨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25거래일간 상장 유지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상장사는 관리종목 지정 우려 종목으로 선정되고, 이후 5거래일 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관리종목에 편입된다.

대규모 관리종목 지정 사태는 이번 주 현실화할 전망이다. 상장폐지 기준 강화가 시행된 7월 1일 이후 25거래일이 지난 지난달 5일 43곳이 동시에 관리종목 지정 우려 공시를 냈다.

관리종목 지정 이후 일정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즉시 상장폐지 대상으로 분류된다.

관리종목에 편입되면 M&A 난도는 훨씬 높아진다. 현행 규정상 관리종목 지정 상태에서 최대주주의 지분 매각은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된다.

매각 대금이 회사가 아닌 최대주주에게 돌아가는 만큼, 우회상장을 위한 셸(껍데기)로 악용될 수 있어 이를 막기 위한 조치다.

관리종목 지정 우려 공시를 낸 기업 일부는 경영권 매각을 추진 중이지만, 대다수는 매수자를 찾지 못해 매각이 장기화하고 있다.

상장폐지 규정 강화로 매물이 쏟아지면서 매수자 우위 시장이 형성되고 있어서다.

자본시장 업계 관계자는 최근 상장사 매물이 여럿 나오면서 매수자들이 협상에서 우위를 가져가고 있으며, 일부 매도자는 가격을 깎아서라도 거래를 성사시키려 한다고 전했다.

업계는 이번 대규모 관리종목 지정으로 소형주 M&A 시장의 매수자 우위 현상이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본다.

관리종목은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만 거래가 가능해 매수자에게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한 경영권 인수는 매수 자금이 회사로 유입돼 신사업에 활용할 수 있어 매수자들이 선호하는 방식이라며, 기존 최대주주는 인수자와 풋옵션 계약을 맺거나 장내 매도로 엑시트해야 해 M&A 성사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1일 개정된 상장폐지 기준에 따라 12일 장 마감 이후 한국거래소에서 관리종목 지정 공시가 나온다.

핵심 기준은 시총 200억원 미만 또는 주가 1000원 미만 상태가 개정안 시행일부터 30거래일 연속 유지됐는지 여부다.

이를 충족하지 못한 상장사는 13일부터 관리종목으로 최종 지정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미 지정 우려 사전 경고를 받은 종목은 유가증권시장 26곳, 코스닥 82곳 등 총 108곳에 달한다.

남은 거래일 반등 가능성이 낮은 점을 고려하면 100여 개 안팎의 상장사가 무더기 관리종목 지정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특히 코스닥 시장의 위기감이 크다. 11일 기준 코스닥 전체 상장사 가운데 시총 200억원 미만 기업은 9.5%, 주가 1000원 미만 기업은 6.3%에 달한다.

다만 13일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고 즉시 상장폐지되는 것은 아니다.

지정일로부터 90거래일의 개선기간이 부여되며, 이 기간 내 시총 200억원 이상 또는 주가 1000원 이상을 45거래일 연속 유지하면 상장폐지를 면할 수 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퇴출기업 정리를 '다산소사(多産少死)' 구조에 갇혔던 코스닥 시장의 신뢰 회복 계기로 보고 있다.

NH투자증권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실적 기준 코스닥 시장에서 부실기업을 제외하면 전체 영업이익은 14조 1000억원에서 18조 9000억원으로 34% 급증하고, 주가수익비율(PER)도 112.6배에서 31.3배로 4배 가까이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코스닥 지수 반등과 맞물려 체질 개선 기대도 나온다.

코스닥 지수는 지난달 30일 연저점(644.78)을 기록한 후 7거래일 만에 32.5% 급등했다.

다만 관리종목 지정 악재가 가시화하는 과정에서 한계 종목으로의 신규 자금 유입이 차단되는 등 일시적 투심 위축은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동전주 퇴출을 위한 관리종목 지정은 13일 처음 이뤄진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까지 주가 1000원 미만 상태를 25거래일 이상 연속 유지 중인 상장사는 코스닥 28곳, 코스피 8곳 등 총 36곳이며, 이 중 23곳은 이날 종가가 1000원을 밑돌면 관리종목 지정이 확정된다.

관리종목 지정 이후 90거래일 내 주가가 45거래일 연속 1000원 이상을 기록하지 못하면 최종 상장폐지되며, 오는 10월 첫 퇴출 사례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까지 주가 1000원을 회복해야 하는 코스피 상장사는 대영포장, 형지엘리트, 일신석재, 에이엔피, 온타이드 등 5곳이다.

코스닥에서는 뉴인텍, 노을, 에스에너지, 랩지노믹스, 이스트에이드, 옴니시스템, SDN, 좋은사람들, 제이엠아이, 샤페론, 서한, E8, CMG제약, 이노인스트루먼트, 우리엔터프라이즈, 에이비온, 티케이지애강, 형지글로벌 등 18곳이 대상에 올랐다.

상장폐지를 피하기 위해 주식 병합에 들어간 동전주도 다수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영화금속, 사조동아원, 트리니티항공 등 3곳이, 코스닥시장에서는 세화피앤씨, 우듬지팜, 더라미, 체리부로, 국영지앤엠, 모아라이프플러스, 아스트 등 7곳이 병합을 진행 중이며 현재 거래 정지 상태다.

다만 1년 이내 주식병합이나 감자를 한 경우 관리종목 지정 이후 추가 병합·감자가 제한돼, 주가 부양 노력이 뒤따르지 않으면 결국 상장폐지 수순을 밟을 수 있다.

반면 극적으로 주가를 회복해 지정 우려를 해소한 곳도 있다. 지난 5일 우려 공시를 낸 모비데이즈는 전날 주가가 6.72% 상승한 1000원으로 마감하며 위기를 넘겼다.

다보링크, 에쎈테크, 누보, 와이즈버즈, 루멘스, 다산솔루에타, 쎄노텍, 대호특수강, LK삼양 등 코스닥 9곳도 공시 이후 주가 1000원을 회복했다.

코스피에서는 대교와 상상인증권이 각각 지정 5거래일, 4거래일을 앞두고 동전주에서 벗어났다.

서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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