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 패션 1세대 디자이너 노라노가 자신의 100년에 가까운 삶을 돌아봤다. 옷으로 여성의 자신감과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온 그는 자신의 인생을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라는 두 마디로 정리했다.
지난 9일 방송된 EBS 다큐멘터리 시리즈 ‘시대목격’ 2회에서는 대한민국 패션의 거목으로 꼽히는 99세 디자이너 노라노가 걸어온 길을 조명했다.
패션 디자이너가 된 과정도 공개됐다. 미군정청 타이피스트로 일하던 노라노는 파티에 입고 갈 이브닝드레스를 직접 만들었고, 주변에서 재능을 인정받으며 1947년 미국으로 패션 유학을 떠났다.
2년 만에 귀국한 그는 패션 불모지였던 한국에서 1956년 최초의 패션쇼를 개최했다. 한복과 서양식 드레스를 결합한 ‘아리랑 드레스’도 선보였다. 1959년 미스코리아 진 오현주는 미스유니버스 대회에서 해당 드레스를 입고 포토제닉상을 받았으며, 양단 아리랑 드레스는 2014년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시대목격’에 출연한 이영희 한국섬유신문 부사장은 “노라노 이전은 생존을 위한 옷이었다면 노라노 이후는 나를 돋보이게 하는 옷, 삶을 향유하는 패션”이라고 그의 의미를 설명했다.
노라노는 윤복희의 미니스커트와 펄시스터즈의 나팔바지 등을 통해 시대의 유행을 이끌기도 했다. 최은희, 엄앵란 등 당대 배우들이 그의 의상을 입었으며 소설가 박완서 역시 노라노의 옷을 즐겨 입었던 것으로 소개됐다.
‘시대목격’에서는 활동성을 고려한 투피스와 쓰리피스 팬츠, 숏 재킷 등 일하는 여성을 위해 만든 의상도 소개됐다. 노라노는 이후 좋은 품질과 합리적인 가격을 앞세워 미국 시장에도 진출하며 활동 영역을 넓혔다.
자신의 100년에 가까운 삶을 돌아본 노라노는 “하고 싶은 일을 했고 또 잘 됐다”며 “무조건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지 그 이상 뭐가 있겠나. 난 정말 모든 게 그 두 마디로 끝”이라고 말했다.
노라노의 삶을 조명한 ‘시대목격’은 매주 일요일 오후 9시 10분 방송된다. 오는 16일 방송에서는 부산국제영화제 초대 집행위원장 김동호의 발자취와 제1회 부산국제영화제의 뒷이야기를 조명한다.
사진제공=EBS ‘시대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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