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6년 만에 찾아오는 ‘슈퍼 엘니뇨’ 현상이 공식 시작됐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 기후예측센터(CPC)는 11일(현지시간) 월례 보고서를 통해 적도 부근 동·중부 태평양 해수 온도가 평년보다 0.5도 이상 높아지고 대기 순환 패턴도 엘니뇨 조건에 부합하기 시작했다며 엘니뇨 현상 공식 개시를 선언했다.
CNN 방송은 이번 엘니뇨가 ‘슈퍼 엘니뇨’로 발전할 확률이 63%에 달한다고 전했다.
슈퍼 엘니뇨란 적도 인근 해수면 온도가 평년 대비 2도 이상 상승하는 경우를 말하며 1950년 이후 다섯 차례에 불과하다.
가장 최근은 2015~2016년이며, 그 이전에는 1997~1998년, 1991~1992년, 1982~1983년, 1972~1973년에 각각 발생했다.
엘니뇨 전문가인 폴 라운디 올버니 대학교 교수는 “현재 상황이 1997년 같은 시기의 조건과 매우 흡사하다”고 밝혔다.
기후예측센터는 올해 엘니뇨가 가을까지 지속될 확률을 100%로 보았고, 여러 앙상블 기후 모델은 올 가을 해수 온도가 평년보다 2.5도 이상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유럽중기예보센터(ECMWF)는 올 12월 최절정기에 적도 태평양 온도가 평년보다 최대 3.8도까지 높아질 수 있다는 극단적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통상 엘니뇨는 태평양을 사이에 둔 양쪽 대륙에 극단적으로 다른 날씨를 몰고 온다.
아시아에서는 기록적인 폭염과 가뭄이 잦아지는 반면, 북미와 남미 서부 지역은 강력한 허리케인과 폭우에 시달릴 가능성이 크다.
이번 슈퍼 엘니뇨가 몰고 올 가뭄과 극단적 폭우는 글로벌 공급망과 경제에도 치명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반도도 예외가 아니다. 올여름 한반도 주변 해수면 온도가 동반 상승하면서 한반도 동쪽에 강한 고기압이 발달할 전망이다.
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덥고 습한 남풍이 지속 유입되면 고온다습한 날씨가 이어지게 된다. 이미 지난 5월 중순 국내에서 첫 온열질환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더위의 시계가 평년보다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기상청은 초강력 폭염 경보 체계를 정비하고 ‘열대야 주의보’ 도입도 서두르고 있다.
이번 엘니뇨가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이미 진행 중인 지구온난화와 겹친다는 점이다.
NOAA에 따르면 2025년은 역대 세 번째로 더운 해였다. 버클리어스의 지크 하우스파더 박사는 강력한 엘니뇨가 2026년 기온을 추가로 끌어올리고 2027년에는 역대 가장 더운 해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1950년 이후 가장 강력한 수준으로 거론되는 ‘슈퍼 엘니뇨’가 미국·일본 기상 당국의 공식 선언과 함께 본격화됐다.
아시아 폭염·가뭄, 남미 폭우, 글로벌 식량 공급망 교란, 한반도 극한 더위 등 복합 재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선제적 기후 인프라 투자와 기관 간 통합 협력 대응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사진제공 = ai생성
서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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