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onomy

“최고가격제 없었으면 휘발유 2200원, 경유 2800원”…정부 물가 방어 사투

서정민 기자
2026-04-24 06:4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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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이 호르무즈 해협을 중심으로 재차 고조되면서 23일(현지시간) 국제유가가 나흘째 급등세를 이어갔다. 정부는 치솟는 기름값 방어를 위해 4차 석유 최고가격도 동결하기로 했다.

이날 ICE 선물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은 전장보다 3.1% 오른 배럴당 105.07달러에 마감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WTI 6월물도 3.11% 상승한 배럴당 95.85달러를 기록했다. 브렌트유는 4거래일 동안 16.25%, WTI는 14.31%씩 각각 급등했다. 심리적 저항선인 브렌트유 100달러를 돌파하면서 에너지 시장의 낙관론은 빠르게 소멸되는 분위기다.

유가 급등의 직접적인 배경은 호르무즈 해협의 군사 충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협에 기뢰를 설치하는 모든 선박을 격침하라”고 해군에 지시했고, 이란의 기뢰 추가 부설 소식도 확인됐다. 미군은 인도양에서 이란산 석유를 싣고 가던 유조선을 추가 나포했으며, 이란은 미국의 해상 봉쇄가 지속되는 한 협상에 나서지 않겠다고 맞섰다. 특히 오후 들어 휴전 이후 처음으로 테헤란 방공 시스템이 재가동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유가 상승 폭이 더욱 커졌다. 대니 휴슨 AJ벨 금융 분석 책임자는 “이제 투자자들은 소셜미디어 발언보다 실제 행동을 주목하기 시작했다”며 “상황이 빠르게 정상화될 것이라는 기대는 이미 상당 부분 사라졌다”고 평가했다.

한편 국제 금값은 상반된 흐름을 보였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6월물 금 선물은 전장보다 45.00달러(0.95%) 하락한 온스당 4707.50달러에 거래됐다. 유가 급등과 달리 금값은 되레 내리는 이례적인 흐름이 나타난 것이다.

국내 기름값은 급등세가 계속되고 있다. 23일 오후 7시 기준 전국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은 ℓ당 2005.91원, 경유는 1999.84원으로 집계됐다. 경유는 사실상 2000원 돌파를 목전에 뒀다. 경유 가격이 2000원을 넘었던 것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기름값이 폭등했던 2022년 7월 이후 처음이다. 정부는 이에 24일 0시부터 적용되는 4차 석유 최고가격을 3차에 이어 또다시 동결하기로 했다. 휘발유 ℓ당 1934원, 경유 1923원, 등유 1530원이 다음달 7일까지 그대로 유지된다.

정부는 최고가격제가 없었다면 현재 휘발유는 ℓ당 2200원, 경유는 2800원, 등유는 2500원 수준이었을 것이라고 밝히며 제도 효과를 강조했다. 남경모 산업통상부 장관 정책보좌관은 “현 수준에서 기름값이 크게 오르지는 않을 것”이라며 “향후 미·이란 휴전 협상이 진전되고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풀려 국제유가가 안정된다고 판단되면 최고가격제 폐지를 종합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또 이날 LPG 부탄의 유류세 인하 폭을 현행 10%(20원)에서 25%(51원)로 확대하기로 해 서민 연료비 부담 경감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