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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폭탄에 뉴욕증시 ‘와르르’…나스닥 조정 국면, 엔비디아 4% 급락·메타 8% 폭락

서정민 기자
2026-03-27 06: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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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권거래소 (사진=연합뉴스)

종전 협상 기대가 무너지고 국제유가가 5% 급반등하면서 26일(현지시간) 뉴욕증시가 일제히 크게 밀렸다. 나스닥 지수는 지난해 10월 고점 대비 10% 이상 하락하며 기술적 조정 국면 진입을 공식화했다.

이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전장 대비 1.74% 내린 6477.15로 마감했다. 나스닥 지수는 2.38% 하락한 2만1408.08을,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1.01% 떨어진 4만5959.43을 각각 기록했다. 최근 반등 흐름을 이어가던 증시는 이날 낙폭을 키우며 전일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다.

유가가 재차 치솟자 인플레이션 재자극 우려가 즉각 시장을 짓눌렀다. 이에 미 국채 금리도 동반 급등했다. 10년물 금리는 전일 대비 9bp(1bp=0.01%포인트) 이상 오른 4.424%를, 2년물은 11bp 상승한 3.994%를 각각 기록했다. 이날 실시된 440억 달러 규모의 7년물 국채 입찰에서도 수요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며 채권 시장 전반의 매도 압력을 키웠다. 비트코인과 금까지 동반 하락하는 ‘주식·채권·대체자산 동반 약세’의 전형적인 공급 충격형 리스크오프가 재현됐다.

월가에서는 “유가 상승→인플레이션 압력→금리 상승→자산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는 경로가 다시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웰스파고의 더그 비스 글로벌 전략가는 “누가 실제 협상 상대인지조차 명확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상반된 신호와 전쟁의 안개가 시장을 움직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업종별로는 에너지주만 유일하게 강세였다. 유가 급등의 최대 수혜주로 꼽히는 엑슨모빌은 1.33% 오른 165.43달러, 셰브론은 1.29%, 코노코필립스는 3.35% 각각 올랐다. 방어주 성격의 유틸리티 업종도 소폭 상승하며 선방했다.

반면 나머지 업종은 줄줄이 무너졌다. 특히 기술주 타격이 컸다. 구글이 새로 개발한 AI 압축 알고리즘 ‘터보퀀트’가 칩 수요를 축소시킬 수 있다는 우려에 엔비디아가 4.16% 급락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도 4.8% 떨어졌다. 여기에 미국 법원이 소셜미디어 중독 관련 소송에서 메타와 구글의 책임을 인정하면서 메타는 7.96%,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3.1% 각각 하락했다. 아마존(-1.97%), 마이크로소프트(-1.37%), 골드만삭스(-2.28%) 등 빅테크·대형 금융주도 동반 약세를 피하지 못했다.

한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이날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1.7%로 0.4%포인트 낮췄다. 중동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한국이 전쟁 장기화 시 생산 활동에 심각한 부담을 받을 수 있다는 경고도 함께 내놨다. 유가가 배럴당 120달러를 돌파할 경우 미국 경기 침체 전환 가능성이 50%를 웃돌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며 시장의 불안감을 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