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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미’ 첫 방부터 호평

정윤지 기자
2025-12-20 13:2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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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시리즈 '러브 미' (제공: JTBC)

JTBC ‘러브 미’가 그린 인생의 아이러니가 시청자들의 마음을 깊게 파고들며, 또 한 편의 ‘인생 드라마’ 탄생을 알렸다. 첫 방송부터 “너무 현실적이라 더 아프다”는 호평이 쏟아진 것.

지난 19일(금) 첫 방송된 JTBC 금요시리즈 ‘러브 미’ 1-2회에서는 가족이지만 서로에게 가장 외로운 존재가 된 서준경(서현진), 서진호(유재명), 서준서(이시우)의 이야기를 통해 인생의 아이러니를 담담하면서도 깊이 있게 풀어냈다. 

특히 엄마이자 아내 김미란(장혜진)의 갑작스러운 죽음, 그 이후를 살아내는 인물들의 현실에 시선을 맞추며 상실의 슬픔이인생을 멈추게 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담담하게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붙들었다.

이 가족이 서로에게 가장 외로운 존재가 된 데에는 7년 전 미란의 사고가 있었다. 비가 쏟아지던 날, 미란은 딸에게 서류를 가져다주다 교통 사고를 당해 한쪽 다리를 잃었고, 준경은 그 죄책감에 가족으로부터 도망쳤다. 

그렇게 7년, 준경은 누구에게도 들키고 싶지 않은 치부처럼 외로움을 감춘 채, 진호는 가장과 남편으로서 책임을 감당해왔지만 정작 자신의 삶은 돌보지 못한 채, 그리고 준서는 아직 어른이 되지 못한 채 사랑과 현실 사이에서 방황하며 버텼다.

진호의 퇴직과 결혼 35주년을 기념해 오랜만에 모인 가족 식사 자리는 축하보다 감정이 먼저 엇갈리며 끝이 났다. 그리고 ‘다음이 있을것’이라 믿었던 그날은 마지막이 됐다. 그 슬픔이 영원할 것처럼 느껴졌지만, 인생은 멈추지 않고 각자의 속도로 흘러갔다. 

준경에게는 주도현(장률)이 다가왔다. 처음엔 ‘신박한 미친놈’이라 여겼지만, 창문 너머로 혼자서도 즐거워 보이던 그의 모습과 밤새 들려온 기타 소리는 위로가 됐고, 호기심은 이내 호감으로 변했다. 

엄마를 떠나 보낸 이 시국에 이래도 되나 생각하면서도, 첫 데이트에 어떤 옷을 입을지 고민하는 준경의 모습은 슬픔과 설렘이 동시에 존재하는 인생의 아이러니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이 모든 이야기를 이끄는 힘은 조영민 감독의 섬세한 연출이었다. 감정을 설명하거나 밀어붙이기보다, 관계의 여백과 미묘한 흔들림을 차곡차곡 쌓아 올리며 상실 이후의 삶을 현실적인 온도로 포착했다. 배우들의 연기 역시 그 연출 위에서 빛을 발했다. 

서현진은 단단한 얼굴 뒤에숨겨진 외로움과 죄책감을 절제된 눈빛으로 설득했고, 유재명은 웃음 뒤에 감춰진 공허함을 묵직하게 쌓아 올리며 깊은 여운을 남겼다. 

가족의 죽음 이후, 두 배우가 함께 터뜨린 오열의 순간은 막아왔던 감정의 둑이 무너지는 장면으로, 지나가고도 지나칠 수 없는 잔상을 오래도록 남겼다.

연출과 연기, 그리고 감정을 따라가는 음악이 유기적으로 맞물리며 ‘러브 미’는 첫 주부터 높은 완성도를 증명했다. 

방송 직후 시청자 반응은 역시 뜨거웠다. “누구 하나 크게 울지 않는데 더 아프다”, “조영민 감독 특유의 섬세한 감성 연출이 너무 좋았다”, “서현진의 눈빛 하나로 설명이 끝났다”, “서현진과 유재명이 울 때 같이 울었다”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첫 주부터 ‘인생 드라마’라는 후기가 빠르게 확산된 것. 상실의 지독한 슬픔조차 인생을 멈추게 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이후에도 삶은 계속되고, 사람들은 다시 선택하고, 사랑하고, 또 흔들린다. ‘러브미’는 바로 그 지점에서 인생의 아이러니를 조용하지만 분명하게 새겨 넣으며, 또 한 편의 인생 드라마로 시청자 곁에 다가섰다.

한편 ‘러브 미’는 요세핀 보르네부쉬(Josephine Bornebusch)가 창작한 동명의 스웨덴 오리지널 시리즈를 원작으로 하며, 호주BINGE/FOXTEL에서도 동명의 타이틀 ‘Love Me’로 리메이크된 바 있다. ‘러브 미’는 매주 금요일 저녁 8시 50분, JTBC에서 2회 연속 방송된다.

정윤지 기자 yj0240@bn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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